천사의 날개를 단 와인

by 남궁인숙

늦은 저녁, 퇴근 후 지인 원장님과 식사를

마치고 함께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하루의 피로가 어깨 위에 살짝 내려앉은 시간이다.

각자의 차 앞에 멈춰 인사를 나누려는 순간,

그녀는 조심스레 차 문을 열고 무언가를

꺼냈다.

쇼핑백에 담긴 젠틀한 박스 포장지에 싸인

와인 한 병이었다.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집에 선물로 들어온 건데요,

우리 집엔 와인 마시는 사람이 없어요.

원장님은 와인 좋아하시잖아요.

그래서 가져왔어요.”

그 말 한마디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무엇보다, 나를 떠올리고 건넨 그 마음이

더 고마웠다.


집으로 돌아와 와인을 식탁 위에 올려두고

조용히 라벨을 들여다보았다.

Montes Alpha, Cabernet Sauvignon 2022

천사의 날개를 단 레이블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 내게 날개를 건네준 건,

이 와인 그 자체보다 그녀의 배려였다.’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냉장고에 와인병을

집어넣었다.

한 시간 뒤, 와인병의 코르크를 조심스럽게 돌렸다.

잔에 와인을 따르고, 트레이 위에 작은 치즈

몇 조각과 견과류로 세팅을 했다.

거실 조명을 낮추고, 음악도 조용히 흐르게 했다.

하루의 속도를 완전히 늦춘 밤.

그렇게, 선물 받은 와인 한 잔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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