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은 돌로미티의 바위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발걸음을 깨웠다.
오늘은 아침식사 후 '친퀘 토리'로 출발하였다,
친퀘토리(Cinque Torri, ‘다섯 개의 탑’)는 돌로미티의 작은 기적 같은 풍경이었다.
하늘을 찌르는 듯 솟은 다섯 바위탑은 마치
거대한 수호신처럼 서 있었고,
1차 세계대전의 흔적이 남아 있어 역사가
풍경과 함께 숨 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100여 년 전, 이곳은 전쟁터였다고 한다.
참호와 야전 진지가 그대로 남아 있어,
돌마다 사람들의 신음과 기도가
스며 있는 듯했다.
아름다운 풍광을 사진으로 남기느라 우리는
여념이 없었다.
다섯 개의 바위 사이로 난 트래킹 코스의
길을 걸으며, 자연의 신비로움과 인간의
역사를 동시에 만났다.
그러나 오늘날의 '친퀘 토리'는 전쟁의
총성이 아닌 바람의 노래로 가득 차
있었다.
강아지와 산책을 나온 이탈리아인들,
그들에게 강아지와의 트래킹은 일상처럼
보였다.
그리고 수많은 여행자들은 자연 풍경 앞에서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과거의 상흔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자연은 스스로를 치유하며 새로운
평화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친퀘 토리의 바위탑을 돌며 시간도 함께
걸어가는 듯했다.
바람은 오래된 전쟁의 기억을 알려주었지만,
지금은 평화로웠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산장에 도착해서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셨다.
가장 어른이신 회장님께서 에스프레소를 사주셨다.
여든을 앞둔 본인을 귀찮게 여기지 않고,
즐겁게 산행에 동참하게 해 주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작은 잔 속의 진한 향기는 서로에게 깊은
위로가 되었다.
어느덧 나는 여행자가 아니라 산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점심을 먹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서
'라기주오이' 정상으로 올라갔다.
고도 2,835미터.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언어를 잃게 만들었다.
라기주오이(Lagazuoi, 2,835m)는
돌로미티 알프스에서 가장 아름답고도
드라마틱한 봉우리 중 하나였다.
특히 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전선이었던 곳으로,
지금도 바위 속에는 당시의 참호와 터널이
남아 있어 전쟁의 상흔을 느낄 수 있다.
라기주오이 정상에 오르면 친퀘토리와
토팔로, 펠레 산맥까지 한눈에 들어오며,
맑은 날엔 알프스 깊숙한 산줄기까지
시야가 닿는다.
이곳은 케이블카로 오를 수 있어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다.
정상의 산장은 일몰 명소로 유명해
‘돌로미티의 붉은 황혼’을 가장 극적으로
볼 수 있는 장소 중 하나로 꼽는다고 한다.
마르 몰라다의 빙하,
톨라치와 안텔라오의 봉우리,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바위 능선들 앞에
서면 인간은 한없이 작아지고,
자연은 압도적 스승이 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여행은 단순히 풍경을 보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과거를 마주하고,
오늘의 나를 비추며,
내일의 길을 준비하는 일이다.
친퀘 토리와 라기주오이에서의 하루는
내게 '시간을 초월한 평화'의 의미를
가르쳐주었다.
https://suno.com/s/cFs0j3QnMXa99lTL
친퀘 토리, 라가주오이
작사:콩새작가
작곡:수노
1절
친퀘토리 바위탑에 아침이 스며들고
바람은 옛 전쟁의 속삭임을 전하네
돌 속의 상처도 햇살에 녹아들어
오늘의 나는 평화를 걸어가네
2절
라가주오이 붉은 노을 산을 물들이고
저 멀리 알프스가 꿈결처럼 번지네
고요한 산장의 한 잔의 에스프레소
그 향기 속에서 자유를 노래하네
돌로미티, 나를 품어 안아라
친퀘토리, 라가주오이의 노래
하늘에 울려 퍼지는 자유의 숨결
이 순간 나는 영원히 기억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