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미티 산길 위의 작은 기도실

by 남궁인숙


돌로미티의 산길을 따라 걷다 보면,

구름 사이로 불쑥 나타나는 작은

돌집이 있다.

웅장한 성당도 아니고, 화려한 성소도

아니었다.

그저 돌을 하나하나 쌓아 만든 소박한

'기도실'.

그러나 그 앞에 서는 순간,

누구든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문 위에는 짧은 라틴어 문구가 새겨져 있다.


“Regina Defensionis, ora pro nobis.”


“방어의 여왕이여,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소서.”




이곳은 한때 전쟁터였다.

제1차 세계대전 알프스 전선에서 수많은

젊은 병사들이 눈사태와 추위, 그리고

총칼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들을 기억하고, 또 살아남은 이들이다.

같은 비극을 겪지 않기를 바라며,

사람들은 산 위에 기도실을 세웠다.


안으로 들어서면 화려한 장식은 없다.

작은 제단과 촛불 몇 개, 그리고

전쟁 희생자들의 이름. 그러나 그 고요함

속에서 오히려 더 큰 울림이 전해진다.

세상에서 가장 웅장한 교향곡도,

가장 찬란한 성당도 주지 못하는

깊은 평화가 이 작은 공간에 깃들어 있다.


산길을 오르다 지친 이들이 이곳에 앉아

눈을 감는다.

어떤 이는 잃어버린 이를 떠올리고,

또 다른 이는 무사한 귀환을 기도한다.

그리고 여행자인 나는, 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의 존재를 느낀다.



돌로미티의 기도실은 말없이 가르쳐 준다.

삶은 덧없지만,

평화를 향한 기도는 영원히 산과 함께

남는다는 것을.



https://suno.com/s/15j5R0ATNm3oMnyK



산길 위의 기도실


작사:콩새작가

작곡:수노


1절


돌로미티 산길 따라 걷다

구름 사이 작은 집을 만났네

낡은 문 위 라틴어 기도

내 마음에 고요히 스며든다



평화를 빌던 그 기도

바람 따라 지금도 흐르네

삶은 덧없다 해도

산과 함께 영원히 남으리


2절

전쟁의 눈물, 이름 없는 영혼

촛불 위로 별빛이 내려와

지친 길 위 멈춘 발걸음

나도 그들과 함께 기도한다



평화를 빌던 그 기도

바람 따라 지금도 흐르네

삶은 덧없다 해도

산과 함께 영원히 남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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