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스푼으로 재는 인생

by 남궁인숙

T. S. 엘리엇의 시

The Love Song of J. Alfred Prufrock

(1951)에 보면,

“I have measured out my life with

coffee spoons.”

(나는 내 인생을 커피 스푼으로 재어 왔다.)

문장이 있다.

이 문장은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을

상징하는 가장 섬세한 절망의 표현이었다.

엘리엇은 이 시에서 현대인의 무력감과

자기 인식의 아이러니를 노래하였다.


시의 화자 '프루프록(Prufrock)'

중년의 남성이다.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끝없이 망설이는 인물이다.

그의 일상은 커피를 마시는 사소한

습관으로 채워져 있다.

“나는 내 인생을 커피 스푼으로 재어 왔다.”

라고 말한다.


이 말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행위를

넘어 삶이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반복되는 일상의 미세한 단위로 구성되어

있음을 뜻한다.

인생이 한 모금의 커피처럼

‘작고 측정 가능한 것’으로 환원될 때,

그 속에는 이미 모더니즘적 허무와

자아의 분열이 담겨 있는 것이다.

엘리엇의 커피는 향기롭지 않았다.

그것은 '루틴, 규칙, 습관, 그리고 존재의

피로'상징하였다.

그는 일상의 틀 안에서 삶을 측정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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