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올드보이(Oldboy, 2003)'에서
'흰색(white)'은 단순히 ‘순수’나
‘깨끗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박찬욱 감독의 색채 체계 속에서 흰색은
'진실의 공허함', '죄의 마지막 잔상',
그리고 '기억의 백지상태'를 상징하는
철학적 색으로 쓰였다.
'올드보이'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려보자.
설산 위, 눈이 내리고, 인물은 고요한
흰색의 세계에 서 있다.
그 흰색은 평화가 아니라 모든 감정이 사라진
'무(無)의 공간'이다.
15년의 감금, 복수, 그리고 금단의 진실이
폭로된 뒤, 남은 것은 오직 공백 같은 색,
즉 감정의 종말이다.
박찬욱감독의 세계에서 흰색은 감정의 종말,
모든 고통이 지나간 뒤의 텅 빈자리를
상징한다.
박찬욱감독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눈의 흰색은 구원이 아니라, 망각의 색이다.”
- 박찬욱, 씨네 21 인터뷰 (2004)-
영화 초반의 세계는 어둡고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지만, 마지막으로 갈수록 색이
점점 희미해지고 회백색 톤으로 바뀐다.
이 변화는 오대수가 진실을 마주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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