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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정원

기억에 관한 어른을 위한 동화

by 남궁인숙



프롤로그 — 달빛이 말을 걸던 밤


그날 밤, 달이 유난히 가까웠다.

그녀는 오랜 도시의 불빛을 떠나

잊고 싶은 기억들만을 가슴에 품고

작은 마을로 왔다.

잠을 이루지 못하던 그녀의 눈앞에

낯선 꽃 하나가 피어 있었다.


“이 꽃은 달빛을 먹고 자란답니다.”

옆집 노파가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누군가의 슬픔을 먹을 수도 있지요.”


그녀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그날 이후,

밤마다 정원으로 나가

달빛 아래 그 꽃에게 속삭이기

시작했다.


“오늘은 외로움 하나, 가져가 줄래?”



1장 — 잊고 싶은 밤


그녀는 매일 밤 달빛 정원에 앉았다.

꽃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지만,

아침이 되면 잎이 조금씩 더 피어

있었다.

그녀는 그것이 자신의 기억이 사라진

자국이라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다.


잊는다는 건 달에게 맡기는 일처럼

느껴졌다.

조금은 가벼워졌고, 조금은 공허해졌다.



2장 — 달의 꽃이 자라다


며칠이 지나자, 정원 한가득

하얀 달의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녀의 마음은 점점 비워졌다.

이름, 목소리, 웃음, 눈물.

모든 것이 희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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