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ng Joon-ho Interview,
2019 (The Atlantic)
감독 봉준호의 말처럼, 〈기생충〉은
색으로 이야기를 한다.
대사보다 컬러가 말을 한다.
아주 선명한 색으로.
그 안에 숨은 냄새와 거리,
온도의 차이가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김 씨 가족의 집은 언제나 눅눅한 회색이다.
벽은 시멘트빛이고, 조명은 누렇게 바랬다.
빛은 있지만 따뜻하지 않다.
그들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길 위의 소변'과
'담배 연기'를 마시며 살아간다.
여기서 회색은 '비극'의 색이 아니다.
그것은 이 시대의 현실의 색이었다.
꿈꾸지만 오르지 못하는 사람들,
빛을 바라보지만 닿지 못하는 사람들의
삶이다.
그에 비해 박사장네 저택은 흰색과 유리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햇살은 잘 들고, 바람은 잘 통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 집엔 온기가 없다.
그곳의 흰색은 순수나 평화의 색이 아니다.
'비워진 색', 감정이 증발된 여백의 색이다.
모든 것이 정돈되어 있지만,
그만큼 인간의 흔적은 지워져 있다.
이 영화의 숨은 주인공은 '초록색'이다.
반지하의 형광등 초록빛과
박사장네 정원의 잔디 초록빛은 같은 색을
띠지만,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곰팡이 냄새가 섞인 생존의 빛이고,
다른 하나는 유리창 너머의 안락함을
상징한다.
같은 초록인데, 그 경계선은 너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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