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처했을 때 ‘죽으라는 법은 없다.’
돈에 허덕이며 사고를 수습하던 시간,
터무니없이 부족한 자금 앞에서
손을 놓고 있을 때,
이상하게 구원투수가 늘 나타났다.
사고를 친 건 전적으로 나였다.
멋지게 신축된 주상복합아파트를 지나가다
모델하우스를 구경했다.
아무런 자금 계산도 없이 이 집에서 살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덜컥 계약금을
지불하고, 계약을 해버렸다.
그리고.......
한 달 뒤에는 중도금이 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고 있었다.
금전 계획이 전혀 없었던 나의 무지함이었다.
두어 달쯤 지나자 신탁회사에서 '중도금
미납'이라는 연락이 왔다.
나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현재 가진 돈이라고는 모바일 신용카드
달랑 두장뿐이었다.
은행에 가서 대출 상담을 받았다.
요즘에는 아파트 대출이 막혀 있어,
담보대출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부동산중개소에 그동안 전세를 주고 있는
아파트를 매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랬더니 뜻밖의 이야기를 했다.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여있어 마음대로
매도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집주인이 거주 목적으로 이사를 오든가
아니면, 매수할 사람이 직접 거주하는
목적이어야만 거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집을 마음대로 사고팔 수 없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다행히 신용대출은 가능하여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도 터무니없이 자금은 부족했다.
결국 가입해 두었던 보험에서 약관대출을
받아 급한 불을 껐다.
이런 순간에 보험이 왜 필요한지 실감했다.
그렇게 겨우 중도금을 겨우 치르고 났더니,
이번에는 잔금을 치르고 이사를 하라는
연락이 왔다.
잔금은 또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막막했다.
며칠을 고민해도 돈을 구할 곳은 떠오르지
않았다.
어디 가서 ‘돈 빌려 달라’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낼 자신도 없었다.
돈이 될 만한 것을 아무리 생각해 봐도 딱히
없었다.
그제야 알았다.
내가 가진 것이 너무 없다는 사실을.
퍼뜩 유산으로 물려받은 고향의 토지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오빠에게 전화를 걸어 땅을 팔고 싶다고
말했다.
오빠 역시 상속받은 토지를 매도하려고
내놓았지만, 시세보다 훨씬 싸게 사려는
사람들뿐이라서 보류 중이라고 했다.
나는 그 땅을 경작해 주시는 분께 전화를
걸었다.
땅을 팔 생각이니 부동산에 내놓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분은 본인이 사고 싶다고 하였다.
다만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
나는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다음 날이면 나는 잔금을 치르고
등기를 해야 했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는 말을 상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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