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으로 집콕하고 있는데 평상시 잘 놓여있던 TV가 고장이 났다. 잘 보지도 않는 TV가 어쩌다가 집콕하면서 TV 좀 보려고 했더니 그것도 말썽이다.
먼저 전화국에 케이블 고장신고부터 했다. 전화국 직원은 케이블 단자는 멀쩡한데 TV 고장 같으니 TV 고장 신고해서 수리받으시라고 한다.
TV AS 신청을 하기 위해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했다. 담당 **서비스맨을 연결해 줘서 고장 난 상황을 설명해주고 나니 부품을 찾아보고 연락을 준다고 한다.
두어 시간 후 **서비스맨은 우리 집 TV가 너무 오래돼서 고장 난 부품은 구할 수가 없다고 한다. 11년 전 출시됐던 TV라서 이젠 단종이 되어 부품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TV값이 장난이 아니다. 200만 원 정도 줘야 TV를 살 텐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나는 돈이 없어서 TV를 못 사는데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아쉬운 소리를 하면서 어디 누가 버리는 TV 없냐고 했더니 담당 서비스맨 하는 말이 "요즘 TV는 아주 싸답니다".라고 한다.
"어디로 가야 TV를 싸게 살 수 있나요?"라고 물으니 "요즘에는 메이커도 필요 없고요. 이젠 TV는 비싼 전시용품이 아니라 소비재라고 생각하고 *쇼핑이나 *팡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약 20만 원 정도면 살 수 있으니 그런 제품 사서 연결해서 보세요. 화질도 좋습니다. 또 고장이 나더라도 싸니까 다시 그런 제품 사서 연결해서 보시면 됩니다."라고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생각해 보니 '내가 너무 근천스럽게 굴었나 보다.'ㅎㅎㅎ
대기업 전자회사 사장님이 이 사실을 안다면 직원을 해고하겠지만 난 이 직원에게 감사하고 싶다. 요즘엔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아진 것 같다. 물가가 오른 것인지 나의 씀씀이가 헤픈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한정적인 수입에 은행 잔고가 매달 신경이 쓰인다.
서비스맨의 조언대로 바로 *팡에서 TV를 샀다. 당일 주문에 당일 배송으로 TV 배송도 밀키트 배송만큼 빠른 사람 살기 참 편리한 세상이다. TV 금액도 3일분 밀키트 주문한 비용과 거의 맞먹는다.
드디어 제품이 도착하였다. 때마침 밖에서 배회하다 집에 들어온 아들이 있어서 TV를 연결해 줬다.
반신 반의 하면서 틀어보니 13만 6천 원을 주고 산 TV가 기가 막히게 잘 나온다. TV는 옛날처럼 재산의 가치가 아니라 소비재니까 저렴한 제품을 구입해서 설치하고 시청하시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 준 서비스맨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역시 TV를 틀어만 놓아도 시간이 잘 가는 것 같다. 아쉽다면 브라운관이 조금 더 큰 것으로 샀어야 했다.
고장 난 TV를 버리려면 구청에 전자제품 폐기물 신고를 하고, 신고 번호를 붙여놓고 폐기 장소에 가져다 놓으면 수거를 해간다고 한다. 아깝다. 11년 전 150만 원도 더 준 TV, 겉이 너무 멀쩡한데.......
일반 안테나로는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누가 가져가라고 해도 주워가지도 않는다.
사람도 나이를 먹으면 이렇게 고장 난 TV처럼 효용가치가 없어져서 폐기 처분될 상황이 되는 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