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안다는 것

by 남궁인숙


승원이는 오늘 교실에서 일을 만들었다.

놀이하던 중 제법 무게가 있는 교구가

공중으로 날아가 정우의 머리에 맞았다.

정우의 머리통에 감자알만 한 혹이 금세

올라왔다.

승원이가 가지고 있던 교구였다.

승원이의 교구가 왜 날아가게 되었는지

먼저 승원이의 이야기를 들었다.

승원이는 일부러 던진 것은 아니라고

했다.

교구를 손으로 돌리면서 놀다가 교구가

손에서 미끄러졌고, 그게 하필 정우에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정우의 이야기를 들었다.

자기가 본 순간을 생각해 보니 승원이가

일부러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고 했다.

다음으로 두 아이에게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물었다.

정우는 승원이에게 사과를 받고 싶다고 하고,

승원이는 정우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둘을 화해시키고, 정우는 병원으로

보냈다.

그리고 다시 승원이와 원장실에서 마주

앉아 대화를 했다.


승원아! 놀이를 할 때는 주변에 있는

친구들을 살펴보면서 해야 해."

"교구에 맞은 정우는 무지 아프고 슬펐을 것 같구나."

"네 생각은 어때?"라고 물었다.

승원이는 맑은 눈망울은 굴리면서 아팠을

것 같다고 한다.

진정성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 순간을 모면하고 싶어서 안달이다.

몸을 가만히 두지를 못했다.


요즘 승원이는 벌써 세 번째 원장실을

방문하고 있다.

승원이는 원래 장난꾸러기다.

아주 어릴 때부터 어린이집을 다녔고,

그만큼 눈치도 빠르고, 꾀도 많다.

활동량이 많아 가만히 있는 걸 힘들어한다.

좁은 교실에서 하루 종일 지내는 날이면

몸이 먼저 답답해진다.

오늘은 날씨까지 추워 밖에 나가지도

못했다.

그래서 더 조바심이 났던 것 같다.


승원이를 보며 문득 승원 엄마의 얼굴이

떠오른다.

어릴 때부터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며

얼마나 많은 마음을 썼을지....

그리고 동시에 정우엄마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선생님은 이런 순간이 가장 어렵다.

‘얼마나 더 조심해야 할까.’

얼마나 더 고개를 숙여야 할까.’

원장선생님이라는 자리는 아이들 사이의

작은 사고 하나에도 가정의 마음을

동시에 안고 서야 하는 자리다.

누구의 편도 들 수 없고,

누구의 아픔도 가볍게 넘길 수가 없다.


승원이는 못된 아이가 아니다.

정우는 허약한 아이가 아니고,

자기주장도 아주 똑똑히 하고,

하고 싶은 말을 적절한 단어를 찾아 정확히 활용하면서 전달할 줄 안다.

다만, 아이들은 아직 자기 몸과 남의 몸

사이의 거리를 완전히 알지 못할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은 말을 반복한다.

“조심하자.”

“살펴보자.”

“기다리자.”

어릴 때부터 아이를 안다는 것은

아이의 장난을 변명해 주는 일이 아니라,

그 아이가 다치지 않고

다른 아이도 다치게 하지 않도록

매일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마음으로 지켜보는

일이다.


오늘도 하루가 끝나간다.

나는 사무실에 혼자 남아서 또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내일은 아이들에게 한 번 더 말해 주자.

친구들과 놀이할 때는 항상 조심하라고......

그리고 부모에게는 교사 대신 내가 먼저

고개를 숙이자.

낮은 연령부터 아이를 맡아 키워주는 원장의

책임이리라.




https://suno.com/s/m2dXvg3IAvhTYcax




고개를 숙이는 사람



작사 :콩새작가

작곡:수노


1

작은 손에서 미끄러진

장난 하나가 상처가 돼

아이들은 울고 말없고

어른들은 마음이 더 아파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말은 쉽게 할 수 있어도

두 집의 얼굴이 떠올라

오늘도 숨이 길어져


나는 오늘도 고개를 숙여

아이 대신 마음을 안고

조심하자 말 한마디가

이렇게 무거울 줄 몰랐어


어릴 때부터 아이를 안다는 건

매일 같은 자리에 서서

다치지 않게 지켜보는

조용한 약속이란 걸


2

활동 많은 아이의 하루

좁은 교실이 더 답답해

밖에 나가지 못한 날엔

마음도 먼저 뛰어가


장난은 죄가 아니고

실수는 벌이 아니지만

그 사이에서 나는 또

두 엄마의 마음을 생각해



나는 오늘도 고개를 숙여

아이 대신 마음을 안고

조심하자 말 한마디가

이렇게 무거울 줄 몰랐어


어릴 때부터 아이를 안다는 건

매일 같은 자리에 서서

다치지 않게 지켜보는

조용한 약속이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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