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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작가 Jan 19. 2024

사랑한다고 말해줘


 사랑이라는 명사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다'라는 뜻이다.

사랑해를 순수하게 한국말로 풀어보면 '죽을 때까지 영원히 함께하자'라는 의미를 갖는다.

사랑을 동사형으로 풀어보면 낭만적이거나 성적인 매력에 끌려 애틋하게 그리워하고 열렬히 좋아한다라는 의미가 된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라는 제목의 TV 드라마가 있다.

사랑을 주제로 한 아름다운 서사의 수채화 같은 드라마였다.


  마지막 회 장면에서 주인공 차진우는 수화로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차진우입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사랑하는 마음과 그리웠던 마음을 가득 담은 주인공의 언어였다.

듣지 못하고, 말을 하지 못하는 주인공 차진우가 손을 맞잡고 걸으면서 “사랑해, 모은”이라고 마음속으로 되뇌는 독백이 아직까지도 길게 여운으로 남아있다.

서로 조금 다르고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같은 길을 걷겠다는 복선이 깔린 엔딩이었다.


 배우를 꿈꾸던 젊은 여성이 듣지 못하고 말을 하지 못하는 남자를 우연히 바닷가 촬영장 부근에서 만나면서 사랑이 시작된다.

사랑하는 남녀사이지만 조금 다른 둘 사이에 소통하는데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대사 중에 '아 답답해'라는 여자주인공 모은의 마음의 소리가 있었다.

드라마였기에 이런 대사도 아름답게 묘사되었지만 현실에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영상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라는 것은 마음과 마음의 움직임이 관계를 맺고 연을 이어가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아주 평범한 것들인데 그들에게는 그 평범함을 공유할 수 없다는 사실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도 사귀다가 헤어지게 된다.



"나만 힘든 줄 알았어. 내가 제일 아픈 줄 알았어."    


"내가 당신을 서운하게 한 점이 있었다면

그건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 부족한 부분을 감추고 싶었기 때문일 거예요.

그렇게 여전히 부족한 것 투성이지만

당신 덕분에 앞으로의 시간을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노력해 줘서 고마워요. 우리 헤어져요." 

라고 하면서.


 그리고 그 후로 1년이 지났고 그들은 다시 만나게 된다.

연극무대에 선 모은의 공연을 보러 온 차진우는 공연장에 관객으로 오게 된다.

무대 위에서 그녀의 마음을 대변하듯이 처음 차진우를 만났을 때 사연이 있던 스카프를 두르고 독백 대사를 읊조린다.


"그럼, 원망하고 미워지기 전까지는 옆에 있어도 되는 거 아닌가?

모든 게 싫어지기 전까지는 열심을 다 해봐도 되는 거 아닐까?"

똑같은 모양, 똑같은 크기의 마음은 아닐지라도

그래서 조금 공평하지 못할지라도

그때까진 우리 사랑해도 되지 않을까?"  


"우리가 너무 다르다는 게 이유가 될 수 있을까?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어디 있다고.

한 팔을 잃은 사람은 팔이 하나인 사람끼리 사랑하면 괜찮은 걸까?

얼마 못 가 서로 원망하고 미워하게 될 거라는 말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 그렇다고 하자."


 사랑은 친밀한 관계를 원하고, 반응을 보여야 하고, 표현해야 하며, 수용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사랑하는 사이라면 늘 사랑한다고 말하자.

사랑은 쉼을 모른다.

표현해야 사랑하는지 안다.

이별은 참 쉽다.

사랑은 늘 도망가기 때문에 눈빛만 보고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사랑은 원래 처음부터 어려운 것이다.

차도녀에게도, 차도남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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