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보다 이과가 더 취업이 잘되니까 이과를 가야겠다', '나중에 취업하려면 경영학과가 유리 하대', '인서울은 해야지', '대졸 했으면 10대 대기업은 취업해야지', '나는 딱히 잘하는 게 없으니까 안정적인 공무원이 나을 것 같아', '전문직이 돈 잘 번다는데 이참에 준비해야겠다', '서울에 집 한 채 있는 대기업 종사자 그런 사람이 없다면 연애 자체를 안 해야지', '내 키에 적정 몸무게는 44 사이즈가 맞는 것 같아'
여기까지 읽은 당신 기분이 어떤가? 숨 막히지 않나? 놀라운 사실은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5000만 명을 넘었다. 5000만 명이 각자 다른 취향을 갖고 있는데 어째서 선호하는 전공과 선호하는 직업과 선호하는 주거환경과 심지어 선호하는 이성상까지 천편일률적일까?
그저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혹은 그걸 누리는 사람들이 좋아 보여서 그대로 따라 하려 한다. 과연 그게 옳은 것인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못하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내 친구가 저게 좋다 해서 따라 하고 모두가 그런 사람을 부러워하니까 그게 맞는 건 줄 알고 따라 한다.
그렇게 된다면 당신은 도대체 누구의 삶을 사는 것인가? 언제까지 타인의 삶을 살 것인가?
당신이 선택한 직장과 직업이 안 맞는다거나, 당신이 선택한 인간관계에 불편함을 느낀다거나, 당신이 만나고 있는 이성이 잘 맞지 않음에도 손절을 못하고 있다면? 당신은 평범한 삶에 중독된 것이다. 타인의 삶을 살고 있기에 손절이 필요한 타이밍임을 알면서도 손절을 못하는 것이다.
내가 이 직장과 손절하면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 내가 이 인간관계를 손절하면 주변에 남는 사람이 없을 텐데, 지금 이 사람보다 더 조건이 나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여러 불안감이 당신을 엄습한다. 이런 고민을 하는 순간에도 여전히 당신의 머릿속은 혼란스러운 상태이다.
이런 사람들의 문제점은 타인의 시선과 타인을 부러워한 나머지 자신의 취향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손절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 자체를 고민한다. 누가 보기에도 손절해야 할 적절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진정 원하는 삶을 살려면 관심을 '타인의 삶'에서 '나 자신의 삶'으로 옮겨야만 한다. 관점을 달리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이 갖고 있는 문제 절반 이상이 해결된다.
당신이 뭔데 그런 소리를 하냐고 묻는다면? 손절 언니는 그걸 몸소 경험했다. 우유부단하고 고민도 많고 걱정도 많았다. 평생 적성에 맞지도 않는 금융업에 종사하며 온갖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한쪽 귀가 안 들릴 지경에 이르러서도. 부모님이 '그만한 직장 없다. 너 나이에 이제 받아줄 데도 없다 그냥 다녀라', 친구들이 '연봉 높고 정년 보장되고 나도 들어가고 싶어', 연인이 '난 너의 직업이 좋다고 생각해'라는 말들을 들으면서 '그래, 차라리 이게 맞는 거야'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았고 서서히 나를 잃어갔다. 매일 벼랑 끝에서 위태롭게 서있는 기분이었다. 우울증이 엄습할 때 깨달았다. 나는 여태껏 살아온 내 취향을 온전히 무시하고 일정한 틀에 나를 맞추려고 하는구나. 그래서 이렇게 몸부림치는 거구나.
퇴사를 하는 날까지 모든 사람이 말렸다. 나의 선택이 옳지 않다고 분명 언젠가 후회할 거라고 인생은 만만하지 않다고.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말하고 싶지만 100% 틀렸다. 원치 않던 직장을 다닐 때 내 한계를 스스로 결정했다면 지금 나에겐 한계란 없으며, 얼마든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 내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인간관계를 선택할 수 있고 온전히 나를 위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항상 좀비처럼 살아가고 있던, 매일 하루가 끝나기 만을 바랐던 나는 다시 배움에 목말라 있고 대화하기를 좋아하던 순수했던 나의 모습을 되찾았다. 죽은 줄만 알았는데 사실 맘 속 깊은 곳에 숨어있었던 것이다.
지금의 상황과 지금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지금 선택한 일이 정말 원해서 선택한 것인지 누군가를 선망하며 선택한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