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턴
저기 한 무더기 쌓여있다
지키지 못한 약속들
어떤 것은 가볍고 어떤 것은 무겁다
시간의 순서대로
낡아서 닳아진 무게대로 늘어진
저기 저 약속들
슬퍼할까?
속임수가 없었는데
슬퍼해야 할까
눈물처럼 떨어져 나온 조각조각은
실망이 아니고 기다림
그저 기다림
아직도 기억하는 기다림
한 무더기 쌓여있다
지키지 못한 약속들
기다리는 약속들
줄을 선 그다음 약속들까지
속임수가 없는데
슬퍼할 필요가 없는데
마음을 미룰 필요가 있을까
일어나 줄을 선다
나도
기다린다
아주 오랜 전부터
기다린 마음
무거워도 계속 들고 있었다고
받아달라는 말 대신
팔이 저린 시늉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