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어 동하 / 포토그래퍼 채은
* 코끼리부동산 사장님과의 인터뷰입니다.
코끼리 부동산이란 이름은 어떻게 나오게 되었을까요?
특별한 의미는 없고요. 제가 2005년도부터 부동산을 했는데, 그때는 건설 대기업 이름을 따거나 편의점처럼 한번 들으면 머릿속에 남는 이름들이 많았어요. 아니면 지역명. 그러니까 명륜동이면 ‘명륜 부동산’, 성균관대학교면 ‘성균 부동산’ 이런 식으로요. 제가 처음 일 시작할 때는 나이가 어린 편이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조금 다른 걸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조금 특이한 이름을 해보고 싶었어요. ‘해 뜨는 부동산’, ‘친절한 부동산’ 이런저런 이름을 고민하다가 ‘동물 이름은 어떨까? 코끼리 괜찮네?’ 이렇게 해서 코끼리로 했어요. 근데 그때 당시만 해도 이런 이름이 없었어요. 제가 처음에 코끼리 부동산을 했는데 그 이후로는 전국에 코끼리 부동산이 많이 생겼더라고요.
사장님 성함도 임팩트 있으시잖아요?
그렇죠. 제 이름으로 김영삼 공인중개사 해도 뭐 그런 건 괜찮죠. 실은 저희 집이 아들 셋, 딸 하나인데 큰 형 이름이 김영일이에요. 둘째 형이 김영두. 남잔데 김영이 하면 좀 이상하잖아요. 김영일, 김영두, 김영삼 그리고 제 여동생은 김영아 이렇게. 그래서 제가 김영삼이 된 거예요. (웃음)
성북동에서 이 자리로 옮겨오신 지 벌써 17년 되셨다고 들었어요.
다른 곳으로 옮기시지 않고 계속 이곳에 계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제가 성격이 머리를 잘 못 굴리고 그냥 그 자리에서 남보다 뛰어나지도 못하면서 근근이 계속해요. 아마 큰 일이 없었으면 성북동에서 지금도 그러고 있을 거예요. 근데 사실 냉정하게 보면 다른 곳으로 옮겼어야 하는 것 같아요. 아파트 시장하고 대학교 앞에 원룸 시장하고 비교했을 때 부동산 매출이 한 두세 배 정도 차이가 나거든요. 아파트는 큰 대단지 같은 경우는 한 달에 억대로 나오기도 해요. 반면에 원룸 같은 경우는 꾸준하긴 한데 크진 않죠. 다른 부동산 사장님들도 옮기는 게 어떠냐, 이런 말씀 주시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결국 여기 남은 건 성격 때문인 것 같아요. 사무실이 조금 작아서 넓히고는 싶은데 넓힐 데가 없어요. 아, 여기 바로 건너편에 컴포즈 커피 가게 있잖아요. 거기 자리 나왔을 때 이사 갈까 고민했거든요. 그러다 귀찮아서 말았어요.
보통 은퇴하신 분들이 많이 하시는 일인데 젊어서부터 공인중개사 일을 하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제가 완전 두메산골에서 태어났어요. 완전 첩첩산중이죠. 거기는 눈도 4월까지 남아 있었어요. 그러다가 시골 촌놈이 서울로 상경을 했어요. 노량진에 공무원 준비하러 올라왔거든요. 두 번 떨어지고 세 번째 공부하는데 저희 큰 형한테 전화가 온 거예요. 큰형이 선생이었는데, 집안 상황이 좋지 않으니 부모님한테 절대 손 벌리지 말라 이런 내용이었어요.
그러면 이제부턴 제가 돈을 벌어가지고 공무원 공부를 해야 될 거 아니에요. 그런 와중에 '벼룩시장'이란 신문 같은 거 보면서 급하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했죠. 시험 준비도 4, 5년 되니까 자연스럽게 포기하고 그런 일들을 계속했어요. 그러다가 공인중개사를 따가지고 본격적으로 중개업을 시작했죠.
중개업이란 게 필연적으로 갈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고 또 사람을 계속 만나야 하는 일이잖아요.
힘들진 않으세요?
성북동에서 처음 시작할 때는 거의 밥을 못 먹고 토했어요. 마음고생을 많이 해서. 그때는 굉장히 전투적이었거든요. 그때만 해도 지금보다 이 일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았어요. “얘네들 사기꾼이니까 조심해야 해” 이러면서 간도 보고 막 그랬어요. 저는 촌사람이라 그런 거에 엄청 놀랐던 거죠.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맨날 거짓말하고 이거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이렇게 느꼈죠. 힘들어도 그냥 했어요. 사실 지금도 좀 힘들긴해요. 그래도 학생들이 조금 덜 해요. 집주인하고 트러블이 생겼을 때 크게 번지지는 않아요. 소송까지 가거나 그러진 않거든요. 그런데 다른 어른들은 집주인하고 멱살 잡고 싸우고 욕하고 막 그러기도 해요.
방을 처음 구하는 학생들에게 해주실 수 있는 당부의 말씀이 있으실까요?
제가 중개업을 이제 26년 정도 했는데, 부동산은 착한 사람들이 손해보기 쉬운 시장이에요. 얘기 잘 들어주고 상대를 배려하는 분들은 손해 볼 수가 있어요. 안타깝죠. 우리가 살아가면서 집을 사기도 하고 팔기도 하잖아요. 그러면 큰돈이 움직이거든요.
그럴 때일수록 자기주장을 또렷하게, 싫은 소리를 분명히 할 수 있어야 돼요. 의사 표시를 계속하고 주장하면서 서로 경쟁하듯이 딜(deal)도 하면서요. 부동산은 합리적 시장이 아니고 불합리한 시장이거든요. 근데 상대방을 배려하느라 본인의 의사를 주장하는 걸 잘 못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러면 굉장히 크게 손해 볼 수가 있어요. 부동산은 진짜 꼼꼼하게 다 두드려 보고 비교하고 싫은 소리도 할 줄 알아야 해요. 그래서 너무 마음 약한 사람들은 부동산하고 안 맞아요.
앞으로 계획이나 이루고픈 목표가 있으실까요?
저는 돈은 잘 안 쓰거든요. 그래서 막 부자 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큰돈을 벌어가지고 좋은 집 사고 좋은 차 타고 그러고 싶진 않아요. 다만, 시골 출신이라 그런지 서울이라는 도시에는 좀 매료되더라고요. 서울 특유의 공기 있잖아요. 공기라는 게 그 분위기요. 서울 사람들의 세련된 헤어 스타일, 서울 말씨 이런 거 말이에요. 자동차, 빌딩 숲, 바다 같은 한강 이런 서울 분위기에 압도당했어요.
그런 맥락에서 뉴욕은 한번 가보고 싶어요. 맨해튼, 아니면 브루클린이나 타임스퀘어. 얘기만 그냥 들어봤죠. 뉴욕 가서 한 2주간 거리만 막 돌아다니고 싶어요.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잖아요. 그런 거에 한번 젖어보고 싶다는 거죠.
근데 힘들 것 같아. 내가 시간이 어디 있어요? 지금 내가 일요일밖에 시간이 없는데, 뭔 일 있으면 또 나와야 되고 이래서. 돈이 많은 것보다도 이런 자유를 가진 사람들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부러워요. 회장님 돈 아무리 많으면 뭐 해, 일만 하느라 바쁠 텐데.
인터뷰어 동하 / 포토그래퍼 채은
2025. 11. 26. 코끼리부동산 사장님 인터뷰
*휴스꾸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