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의 시대
#현상
2023년 구인·구직 전문 플랫폼 알바천국이 MZ세대 149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 중 35.6%가 콜포비아(Call Phobia, 전화벨만 울리면 깜짝 놀라 심장이 덜컥 내려앉을 것 같은 공포를 이르는 말) 증상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29.9%) 대비 5.7%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응답자 중 70.7%는 가장 선호하는 소통 방식으로 '문자·메시지 앱 등 텍스트 소통'을 선택했다.
#SY의 고민
(지인의 사례를 일부 각색)
내 지인 SY는 28살의 마케터로, 회사에 입사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회사 생활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동료들과의 사적인 대화에는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평소 업무에 집중하는 스타일이었고, 회의나 팀 프로젝트 때는 꼭 필요한 말만 하는 편이었다. 그녀에게 가장 큰 부담은 팀원들과 함께하는 커피 타임이었다. 일주일에 2번(월요일과 목요일) 오후 3시쯤 되면 팀원들은 다 함께 휴게실로 모여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다른 팀원들은 자유롭게 웃고 떠들며 이야기를 이어갔지만, SY에게는 그 시간들이 고역이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하지?" "혹시 내가 어색해 보이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떠올랐다.
어느 날 팀장이 SY에게 "SY 씨, 주말에 뭐 했어요? 좋은 곳 다녀왔나요?"라고 물어왔다. SY는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고 싶었지만, 머릿속이 하얘지며 말문이 막혔다. 겨우 "그냥 집에서 쉬었어요..."라고 말했지만, 그마저도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대화는 금방 다른 팀원에게로 넘어갔지만, SY는 그 순간이 계속 떠올라 불안해졌다. "내가 너무 무뚝뚝하게 답했나?", "팀장님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SY의 머릿속을 떠돌았다. 그날 이후, SY는 더더욱 커피 타임에 참석하기가 힘들어졌고, 가끔은 핑계를 대며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
'잡담은 열쇠다'
by 바그다드Ca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