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엔 그거 알아?
우울하다 우울해 지금 이 시간엔 우울하다
우울하다 우울해 지금이 몇 시지? 열한 시 반
우울하다 우울해 또 우울시계가 째깍째깍
우울하다 우울해 라면 왜 먹었지? 살 찌겠네
비가 온다 비가 와 끈적거리게 자꾸 비가 와
잠이 온다 잠이 와 그냥 세상 만사 귀찮아
아이유의 <우울시계> 중
WHO에 따르면, 약 2억 8,000만 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해요.
그런데 2억 8,000만 명이 모두 똑같은 증상을 경험하는 건 아니에요.
우울증의 증상은 매우 다양합니다.
공통점이 있다면,
기분이 울적하고 예전에 좋아했던 활동에 흥미를 잃는 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울증의 반대는 행복이 아니라 활력 입니다.
우리의 심리가 일종의 '에너지 절약 모드'를 켜는 건데요.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인데,
특히 장기간 (몇 달 또는 몇 년) 지속되는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말합니다.
5년 간 회사에 도움이 되는 걸 계속 제안하는데,
들어 먹지를 않고 라떼만 찾는 직장상사와 같은 스트레스랄까요?
나중엔 아이디어 자체를 내기가 싫어지는 것이죠.
어차피 안될 거 내 에너지 아끼게 되고 소극적으로 변하는 그러한 스트레스요.
(누구 얘기?)
그런데 왜 우울증에 걸리는 시스템이 우리 몸에 장착되어 있는 걸까요?
여기엔 과거 우리 인류의 절반이 어릴 때 감염으로 죽었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리고 우린 어릴 때 '죽지 않은' 이들의 후손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어릴 때 죽지 않는 생존 방식으로 발달했고
(번외지만, 상대적으로 나이들어서 병이 걸리기 쉽게 되기도 했죠.)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뇌 입장에서 보면, 생존의 관점에서 보면
우울증은 바이러스(감염)를 피하기 위함이라는 것입니다.
신기하게도, 우린 누군가가 기침을 하는 모습만 봐도 면역체계가 작동한다고 해요!
뇌가 만들어내는 느낌이 감염 위험의 앞에서 몸을 사리게 유도합니다.
좀 더 과학적으로, 검증 테스트 예를 들어보자면
덴마크 연구진은 7만 3천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벼운 우울증과 피로, 낮은 자존감을 격는 사람들은 대게
체내 염증 지표인 C 반응성 단백질(CRP) 수치가 높다는 걸 발견합니다.
체온도 약간 더 높다는 것도 발견했죠.
즉, 감염을 막아내려는 기제가 발견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울하면 우리의 무기력도 올라가니,
저절로 몸을 사리고 이동을 줄이게 되 감염에 노출되는 가능성도 줄어드는 것이죠.
문제는 현대의 상황과 우리 몸의 반응이 서로 잘 어울리지 않는 다는 겁니다.
역사적으로 염증을 일으킨 주범은 세균, 바이러스, 상처 등 대개 일시적인데
오늘날의 원인은
좌식생활습관
비만
스트레스
정크푸드
흡연
환경독소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향이 있죠.
게다가 우리 신체가 모든 종류의 염증을 뭉뚱그려
생활 습관 요인도 바이러스나 세균의 공격으로 착각한다는 것입니다.
오래 앉아있었을 뿐인데,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고 해석하는거죠.
우리 신체는 스트레스 대응 시스템이 '항상 켜진' 상태에 적합하게 만들어져 있지 않아요.
감염의 위험을 피할 정도로만 잠시 우울한 상황에만 익숙한 몸이
지금은 끝없이 우울할 일만 생겨서 곤란해졌다는 말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죠?
회복해야죠.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작업량이 적을 때는
두 종류 일의 간격이 16시간 정도면 충분히 회복된다고 해요.
그러니까 16시간은 쉬어야 한다는 거죠.
수면과 휴식을 우선순위로 삼아야 해요.
비만도 관리해줘야합니다.
우리 몸이 뚱뚱한 배를 낯선 존재로 해석하고 염증을 발생시킨다는 거죠.
(너무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뇌는 아니었군요..)
염증이 많을수록 더 우울해진다는 걸 기억하세요.
물론 모든 우울이 그러하다라고 생각하는건 위험합니다.
염증은 우울증 유발의 여러 요인 중 하나이니까요.
대략 1/3이 염증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해요.
우울증이 유용할 수도 있다고요?
기분이 좋으면 남에게 더 쉽게 속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기분이 나쁘면 그 반대죠. 정보를 꼼꼼하게 살펴보며 결점을 찾아냅니다.
무기력한 우울감이 무조건 유익하다는 건 아니지만,
재빨리 도망치는 능력이 유용했던 것 처럼
우울증과 밀접한 정신능력이
가령 내 안으로 침잠한 끝에 오랜 고민의 답을 해결하는 것 처럼
유용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출처. 안데르스 한센, <마음을 돌보는 뇌과학>, 한국경제신문)
그 무엇보다도
우울하다고 스스로 고장났다고 생각하지 않고
내 뇌가 정상 작동을 하고 있음을 알고
우울의 원인들을 하나씩 해결해보는 것이 어떠실까요?
내가 더 건강하기 위해 뇌에서 보내주는 우울의 신호를 받아들이고,
10분이라도 더 자고
10분이라도 산책을 하고
10분이라도 동료/친구와 수다를 떨어보면 좋겠습니다.
에디터 애리는 그렇게 하루 30분이라도 더 걸으려고 하고 있답니다.
PLAY FOR PEACE
당신의 평온한 삶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