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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달아 Jan 17. 2023

서울을 낀 한강에서 달리기

한강이 있기에 서울에서 달릴 수 있다


  한강은 러너들에게 정말 중요한 공간이다. 서울만 놓고 보았을 때 25개 가까이 되는 다리가 있어 달리기 코스를 짜기에 용이하고, 다리 모양과 지형, 건물이 동네별로 다르기에 보이는 풍광도 다르고, 오늘은 마음먹고 길게 뛸 수도, 걷뛰걷뛰하며 가볍게 뛰기도 좋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강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도 수백 개다. 때문에 마라톤 대회를 몇 차례 나가다 보면 한강이 흐르는 서울 내 지역은 다 가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라톤의 성지 여의도


추천코스 1 : 여의도공원(한바퀴 2.5km)

추천코스 2 : 여의도한강공원 -> 반포 한강공원 (약 7km)

추천코스 3 : 여의도공원 - 당산 - 양화대교 (다리 건너기) - 마포대교 - 여의도공원 (약 10km)


  먼저 마라톤의 성지 여의도에서 출발해보자. 시작점이 여의도라도 '바다의날 마라톤'과 '동계풀코스 마라톤'은 가양대교로 올라가고, '국방일보 전우마라톤'은 한강철교 방향으로 진행된다. 여의도에서 시작해서 흑석동을 끼고 동작대교 방향으로 내려가면 한강 코스 중 가장 고저가 있는 코스가 나온다. 그 언덕을 몇 차례 넘고나면 동작대교다. 4호선 이촌역에서 내려 동작노을카페를 등지고 다리를 왕복하면 금세 6km 뚝딱. 그 이후는 반포로, 세빛섬과 잠수교가 마중나온다. 


사진을 찍으러 가요. 반포 잠수교, 압구정 토끼굴


추천코스 1 : 반포한강공원 잠수교 (1km, 왕복하면 2km) -> 동호대교 왕복 (약 7km)

추천코스 2 : 반포한강공원 <-> 잠원한강공원 (약 7km)

추천코스 3 : 압구정 토끼굴(압구정로데오역에서 압구정 한양 8차 아파트 방향으로) -> 한강으로 나가는 코스 (거리는 자유롭게)


  특히, 잠수교에서는 단연코 한강 코스 중 가장 멋진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여기에서 더 내려가면 압구정. 압구정 토끼굴은 젊은 러너라면 한 번쯤 사진 찍어봤을 정도로 유명하다. 


메이저 대회 피니쉬, 잠실


추천코스 1 : 잠실대교 -> 한강으로 나가는 코스(거리는 자유롭게) 단, 여의도처럼 이용자 친화적인 길은 아니니 사전에 한강으로 나가는 길을 잘 살펴볼 것

추천코스 2 : 잠실까지 왔으면 석촌호수로. 롯데월드를 감상할 수 있다(동호+서호 합치면 한바퀴 2.5km)

추천코스 3: 편하게 뛰려면 올림픽공원이 제일 좋다. (코스 내부 약 2.8~3km. 성내천까지 이용하면 거리를 더 늘릴 수 있다)


  좀 더 아래 쪽은 마라톤 대회 피니쉬 지점의 꽃인  잠실. 흔히 말하는 메이저 대회는 잠실의 한강을 이용하지는 않지만, 잠실에서 열리는 캐쥬얼마라톤의 하프 코스는 한강으로 빠지기 때문에 대회에서 잠실 코스를 맛볼 수는 있다.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시작하는 작은 마라톤 대회의 10km 또한 대부분 잠실대교를 왕복한다. 이제 롯데타워를 지나간다! 롯데타워 이후엔 서울 동쪽의 끝자락인 구리암사대교다. 개인적으로는 16년에 참가한 42km 걷기 대회에서 이 쪽을 와봤다. 여의도에서는 여기까지 약 24km 정도다. 보통 수준으로 뛰면 2시간 좀 넘게, 걸어서는 4시간 반쯤 걸리니 정말 멀긴 멀다.


높은 접근성, 뚝섬과 서울숲


추천코스 1 : 뚝섬유원지역 -> 한강 코스 이용(성수대교까지 왕복하면 약 6km)

추천코스 2 : 서울숲 자유롭게 1바퀴(길이 많아 자유자재로 가능. 단 코스가 짧은 편이라 몇 바퀴 돌아야 한다)

추천코스 3: 건대호수(한바퀴 약 1km) 사람이 많아 비추한다. 코스가 있습니다 정도..


  반대쪽도 가보지 않을 수 없다. 구리에서 광나루 방향으로는 대회가 거의 열리지 않는다. (여기도 위의 42km 걷기 대회로 가보기는 가봤다) 대회는 7호선 뚝섬유원지가 있는 뚝섬한강공원까지 와야 열리기 시작한다. 특히 뚝섬은 광진구 육상연맹 등 소규모 대회가 열리는 메이저급 장소이기 때문에 의외로 많이 가볼 수 있다. (뚝섬을 제대로 느끼고 싶은 분은 광진구마라톤대회를 나가자!) 22년에 코스가 바뀌었지만, 코로나19 이전 서울달리기 대회의 하프 코스는 서울광장에서 시작해 청계천과 한강을 거쳐 뚝섬에서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피니쉬로서의 기억도 강렬한 곳이다. 뚝섬에서 성수동 방향으로 뛰면 서울숲을 지나고, 한강 달리기가 적적하다 싶으면 서울숲을 몇 바퀴 뛰어도 좋다. 서울숲과 한강이 실제로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이제 성수동을 떠나 용비교를 넘어 봄에는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펴서 작은 북한산 같은 응봉산의 멋진 풍경도 지나면 옥수다. 한강에서는 고저가 크지 않지만, 금호나 왕십리 등 시내 중심부에서 이 쪽으로 한강을 갈 때는 엄청난 내리막, 반대는 엄청난 오르막이라 따릉이를 타고 있다면 버리고 싶고, 무학대사도 왜 왕십리 이후까진 도읍을 보러 안갔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여튼 개빡세다. (다른 말로 하면 산이 많아 용마산, 아차산 등에서 야등을 많이 한다)


혼자 꿋꿋이 달리기, 용산과 이촌


추천코스 1 : 이촌한강공원 -> 한강 코스 이용(심심합니다..)

추천코스 2 : (약간의 시티런) 신용산역 -> 노들섬(노들섬 1바퀴 1.5km)

추천코스 3 : (거의 시티런) 국립중앙박물관을 시작으로 용산 한 바퀴(오르막내리막. 약 6km)


  이제 한남에서 시작해 용산으로 가는 길인데, 솔직히 심심한 코스다. 한강공원이 잘 발달된 남쪽에 비해 땅이 좁아서 한강공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촌한강공원이 그나마 공원의 명맥을 살려주지만, 여의도와 반포에 비해 앉을 곳도 정말 적고, 피크닉하기에 마땅하지 않아 냉정하게 말하면 이촌한강(뛰려고 만든)공원 정도의 느낌이다. 갈대 군락이 볼 만한 구간이지만 밤에 혼자 뛰면 조금 무섭다는 단점이 있다. 그만큼 사람이 적어 호젓한 맛은 있다. 또 저녁부터는 한강철교의 지하철을 가까이서 보며 감상에 젖을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 상암에서 시작할 때의 '챌린지레이스' 32km 코스가 여기까지 왔다. 땅이 좁아 주로와 자전거길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 (주로 상태가 좋지 않아 대회가 열리지 않는다)


  여기에서 약간 벗어나 한강대교를 통해 노들섬으로 갈 수도 있다. (한강대교는 성규의 뮤직비디오에서도 나온 적 있으니 팬이라면 체크체크) 이제 마포다. 마포까지 왔으면 아직도 안 무너진 마포대교를 지나 밤섬의 서강대교, 속으로 '우리집엔 매일 나홀로 있었지~ 아버지는 택시 드라이버~' 노래 부르며 양화대교는 찍어줘야한다. 이 다리 3개는 뉴발란스, 아디다스 등 스포츠 브랜드들이 주최하는 10km 마라톤에 꼭 포함된다. 개인적으로 마포대교 > 서강대교 > 양화대교 순으로 뛰기가 좋다고 본다. 마포대교가 주로가 가장 넓고, 서강대교와 양화대교는 길 폭은 거의 비슷한데, 양화대교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 통행이 조금 어렵다.  


오르막내리막 훈련하려면, 월드컵경기장


추천코스 1 : 월드컵경기장 하늘공원을 뛰어서 올라갈 수 있다. 극한의 오르막 내리막 코스! (이른바 '캥거루 코스' 약 5km)

추천코스 2 : 월드컵경기장에서 한강 나가는 코스 (가양대교까지 가는 걸 추천, 약 8km)

추천코스 3 : 불광천 -> 한강나가는 코스


  양화대교까지 지났으면 마라톤의 제2의 성성지 월드컵경기장이다. 22년 JTBC마라톤이 코스를 바꾸어 여기에서 시작했다. 상암동에서 시작하는 대회는 하늘공원을 통해 메타콰이어길을 뛰거나, 가양대교 위로 왕복해서 오는 코스 등 비교적 다양하다. 북쪽으로 가양대교를 넘어 고양시 시계까지 가는 대회도 있었으니 경기도도 찍고 돌아오는 셈이다. 그만큼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커 재미도 있다.

  

  짧게 썼는데도 거리로 풀코스 이상이다! 이 정도면 한강을 낀 서울을 톺아봤다가 아니라, 서울을 낀 한강을 살펴봤다고 해야할 정도 아닐까. 이렇게 뛸 수 있는 멋진 곳이 많고 마음만 먹으면 장거리도 가능하니 서울에 사는 러너라면, 한강이 있어 달리기를 시작했다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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