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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니홉 Dec 03. 2024

야경이 아름다운 '프라하성'

첫 여행지인 체코 프라하의 야경을 만끽하며 밤거리를 거닐다.

  우리의 제일 처음 목적지는 체코 '프라하'이다. 다들 '프라하의 연인'이라는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기에 프라하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파리의 연인'에 이어, '프라하의 연인'을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였다. 그러면서 다들 한 번 즈음 생각한다. 

  '저기 아름다운 프라하에 한 번 가보고 싶다.', '나중에 꼭 프라하에 가봐야지!'

  그렇게 우리 일행도 프라하라는 곳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그곳을 첫 목적지로 정하였다. 


  체코의 수도 프라하는 공산주의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도시가 정비되지 않은 느낌이었다.  프라하의 홀레소피츠역에 내리니 민박집 아줌마가 우리를 반겨 맞이한다. 우리의 짐은 민박집 아줌마의 차에 싣고, 4명은 차에 타고, 4명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였다. 지하철 주변은 정말 더러웠다. 쓰레기가 굴러다니고, 술 취한 노숙자가 여럿 보였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때 당시 프라하의 첫인상은 그러했다.


  민박집에 도착하여 짐을 정리하고, 우리 일행은 저녁을 먹기 위해 집을 나섰다. 최교수님께서 여기는 관광지라 소매치기가 있으니, 빈 손으로 조금의 돈만 챙겨라고 하였다. 가는 길에 바츨라프광장에서 10유로, 5유로 정도를 환전하고 식당으로 갔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저녁 식사 장소는 우베이보두(U Vejvodu)라고 프라하 맛집이다.  '꼴레뇨'라는 음식이 주 메뉴인데, 우리나라의 족발 같은 느낌의 음식이다. 다들 배가 고픈 상태에서 먹어서 그런지, 정말 맛있었다. 체코 맥주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다. 다 먹고 나서 계산을 하는데, 생각보다 큰 금액이다. 계산에 이미 팁이 추가되었다며 사장님이 우리에게 어설픈 한국말을 한 마디하며 배웅한다. 

  "가 ㅁ사 하 ㅁ니다."


  배도 부르겠다, 기분 좋게 우리 일행은 구시가지 쪽으로 천천히 걸어간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조명에 더욱 예쁘게 빛나는 틴성당이다. 책에서 보았던 틴성당, 천문시계를 직접 보니 정말 신기하다. 말이 끄는 마차가 다니고, 흡사 중세 시대에 와 있는 느낌이다. 천문시계가 정시가 되면 인형이 나온다고 한다. 10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 많은 사람들이 천문시계 앞에 모여 있다. 우리도 기대감을 안고, 함께 기다린다. 드디어 10시가 되어 종이 치기 시작하고, 인형은 나오지 않는다. 사람들이 실망감을 안고 흩어진다. 혹시 고장 났나? 밤에는 작동을 안 하나? 

출처: 블로그, 내 기록용 블로그

  프라하성의 야경을 구경하러 간다. 프라하성의 야경은 정말 장관이다. 아래에서 비춘 조명에 하얗게 빛나는 프라하성을 보니, 정말 내가 이곳 프라하에 와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관광객들이 프라하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우리 일행도 그들처럼 사진을 찍으며 프라하의 밤 풍경을 즐긴다. 집으로 오는 길에 여러 상점에 있는 인형을 구경하고, 엽서를 몇 장 산다. 길을 걸으며 바닥을 보니 돌이 신기하다. 어떻게 불규칙하게 생긴 돌을 보도블록처럼 박아서 깔아 놓았는지 참 궁금하다. 


  다음날 아침, 민박집에서 뷔페식으로 아침을 먹었다. 접시에 자기가 원하는 음식을 담아서 먹는 시스템이다. 설거지가 적다며 한국에 돌아가면 접시에 밥과 반찬을 함께 담아 먹을까 생각한다. 프라하성을 향해 출발한다. 가는 길에 바츨라프 기마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카를교를 향해 걸어간다. 카를교는 정말 화려한 다리이다. 1357년에 세워진 다리라고 하는데,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멋진 동상에는 이끼가 끼고, 거미줄이 쳐져 있다.


  카를교를 건너니, 프라하성 표지판이 보인다. 오르막길을 따라 주욱 올라가니 프라하성이 나온다. 프라하성 앞에는 여러 나라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로 붐빈다. 프라하성 안에 들어가서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프라하성은 그 안에 들어가서 보는 것보다 멀리 떨어져서 밤에 야경을 보는 것이 더 멋지고 아름다운 것 같다. 우리의 기차 시간이 빠듯하여 서둘러 둘러본 후 길을 재촉하였다. 내려오는 길에 교장선생님께서 장난으로 앞서 걷다가 숨었다. 뒤따라 오던 여선생님들이 앞에 있어야 할 교장선생님이 안보이자 더 서둘러 내려왔다. 


  11시 30분경 기차를 타기 위해 민박집을 나섰다. 친절하신 민박집 아줌마가 역까지 다시 태워주어 수월하게 기차역에 도착하였다. 기차를 기다리며 점심으로 먹을 과일과 햄버거를 샀다. 기차를 타고 드레스덴으로 갔다. 드레스덴에서 다시 뉘른베르그행 기차를 타고 이동하였다. 그렇게 뉘른베르그로 가서 그곳에서 렌터카를 빌려 우리의 렌터카 유럽 여행이 시작되었다.


  사실상 우리가 프라하에 머무는 시간이 너무 나도 짧았다. 그날 저녁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뿐이었다. 유럽 여행을 하면서 든 생각은, '우리가 여행지를 너무 많이 옮겨 다니는 것은 아닐까?'였다. 한국에서 유럽에 한 번 오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유럽 여행을 하게 되면 이곳저곳을 쉬지 않고 옮겨 다닌다. 랜드마크에 가서 인증샷을 찍고 이동하기 바쁘다. 그렇게 여행을 하면 나중에 사진은 남는다. 그런데 그런 여행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첫 유럽 여행을 통해서 그러한 부분을 많이 고민하였다. 정말 경치 좋은 곳에서 내가 원하는 만큼 쉬는 여행도 참 좋을 것이다. 내 취향, 내 페이스에 맞게 즐기는 여행을 하지 못하는 듯하다. 특히 유럽 여행을 가게 되면. 하루하루, 한 순간 한 순간이 아까워서 뭐라도 더 보고 뭐라도 더 하려고 돌아다닌다. 이번처럼 단체로 온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만약 내가 나중에 가족 여행으로 유럽 여행을 간다면 좀 더 여유로운 여행을 하고 싶었다. 


  여행지에서 찍는 사진을 봐도 그 사람의 성향을 알 수 있다. 여행을 다 마치고 돌아와서 각자의 사진기로 찍은 사진을 공유하였다. 교장선생님께서 찍은 사진 중에는 풍경 사진이 많았다. 아마 유럽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예쁜 건물들을 담고 싶으셨나 보다. 젊은 사람들이 찍은 사진에는 인물 사진이 많았다. 자신을 중심으로 뒷배경에, 랜드마크나 주요 풍경이 나오게 찍힌 사진들. 아! 다음에 여행 다닐 때는 풍경 사진도, 인물 사진도 골고루 찍는 여유를 가진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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