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 이렇게 멀어져간다는거...그게 성장이라는거...
"엄마가 뭘해줬다고!! 엄마는 늘 엄마 맘대로잖아!!!!!"
핸드폰 안사준다는 말이 이런 광란의 밤의 시발점이 될줄이야.
사춘기가 도래하고 늘 뾰로통했다가, 울다가, 까르르 웃다가, 엄마~ 하고 살갑다가
팩 토라졌다가 그야말로 미친년 널뛰듯 하는게 사춘기라지만 아들아이와는 또다른 딸의 사춘기.
상황에 열받는 아들 사춘기와는 달리 딸아이의 사춘기는 독했다.
시작부터 독하더니 쭉 독하고 앞으로는 더 독할 예정이라는 선배맘의 조언을 들었다.
감정적으로 지치는것도 딸이 더했다.
워낙 살가웠던 아이여서 마음이 더 많이 외로웠다.
나쁜 지지배. 핸드폰 안사준다는 말이 서운했어도 그렇지 엄마가 뭘 해줬냐는 말은 하지 말지...
오빠가 서운해할만큼 너하나만 보고 살다시피 한 나한테 그말은 하지 말지...
니 오빠는 기승전 왜 낳았냐더니
넌 기승전 뭘해줬냐네....
엄마가 제일 못견뎌할 말만 골라서 쏟아내는 널 아프게 바라본 내 눈빛이
어느날의 나처럼 너도 마음에 가시처럼 걸릴까 싶어 뒤돌아서는거 말곤 할수 있는게 없는
엄마한테 너만큼은 그러지 말지....
자꾸 너와 싸우게 된다.
서로서로 아무말 대잔치 하듯이 서로 더 독한말 골라 가슴에 콕콕 박아놓고,
서로 팩하고 등을 돌리고,
네 어린 마음이 아플줄 알면서도 엄마는 어른답지 못하게 그렇게 되더라.
그런데 아가....
엄마가 서운해서 그랬어.
엄마가 아파서 그랬어.
엄마에게 너는 그저 엄마 아기일줄만 알았어. 온세상 유일한 내편...그게 너일줄 알았어.
아니 네 세상의 온전한 네편 그게 나일줄만 알았어.
그래서 엄마는 너를 내려놓을 준비를 하나도 하지 못했거든.
자꾸 멀어지는 너를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잡고 있고 싶었어.
오늘만 내일은 놓아줘야지.
오늘만 내일은 꼭 놓아줘야지...
그런데 엄마가 자꾸 오늘만 오늘만 하며 너를 마음에서 잡고 놓질 못했어.
지금 잠시 멀어져야, 훌쩍 큰 너와 다시 가까워질수 있다는걸 알면서도
아직은 네가 젖내나는 아가였으면...
그랬어 엄마가....
오빠를 품에서 내려놓은 그 사춘기 초입이 너무너무 아프고 독해서
엄마밖에 모르던 우리 딸이 조금만 더 엄마아기였음 했었어.
그래서 네가 뱉은 못된말, 아픈말이 네가 더 아프고 있음을 알면서도...
엄마가 너보다 더 아기처럼 못되게 굴었어.
그런데 이런말을 너한테 할수는 없었어.
엄마는 생각보다 굉장히 겁쟁이거든.
어른도 때론 겁이 나.
혼자가 될까봐 겁이나고
다신 돌아오지 않을까봐 겁이나고
그런데 솔직해지는건 더 어려워져
그건 꼭 지는것 같거든.
참 못났다 그치?
미안했어.
그리고 앞으로도 미안할 예정이야.
엄마도 너와 같이 크는 중이라고 그렇게 이해해주렴.
어른도 엄마 아빠가 되면 너희와 함께 자라거든..
그러니 함께 성장통을 겪느라고 그렇단다.
정말이야
미워서 그런게 아니야
너무 사랑해서 그랬어.
너무 사랑해서 쥐고 있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어.
꼭 선인장을 끌어안고 피흘리는 바보같은 짓을...
엄마가 너한테 하고 있었어.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엄마는...
아직은 조금 더 네가...
오늘만 조금 더 엄마 아가로...
엄마 품에서 꼬물꼬물 아가로...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하루가 다르게 훌쩍훌쩍 크는 네가 아쉽고 서운해서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