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트의 동티모르 시절 이야기]
앞으로 전개될 모든 이야기들은 제 핸드폰 or 드라이브에 담긴 사진의 순서대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처음 동티모르로 떠났던 게 2016년이니 기억들이 많이 미화됐을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지난 사진들을 보고 당시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걸 보니 여전히 저한테는 특별한 기억들인가 봐요.
앞으로 전할 이야기들도 재밌게 봐주세요:-)
16.07.25.-08.01.
퇴근 길,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에 동네 꼬마들이 종종 퇴근 시간에 맞춰서 마중을 나오는데, 이 날도 다같이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럴 때 보면 영락없는 초딩들
머릿 수대로 쭈쭈바 하나씩 물려주고 기념샷도 찍어주었다. 다음에 동티모르에 가게 되면 사진들 잘 정리해서 뽑아 가야겠다.
나 뿐만 아니라 아이들한테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오무까누 마을에 마을 회관을 지어주는 사업이 곧 시작될 예정이었다.
마을 회관이라고 해서 거창한 건 아니고, 그냥 마을 주민들이 비가 와도 모여서 회의할 수있는 정도의 공간이었지만 이마저도 소중한 곳이 동티모르였다.
철근이며 시멘트며 흙이며 자재들을 지원해드리면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일정을 짜고, 직접 하나하나 벽돌을 쌓아올리면서 만들어 나갔다.
그래서인지 주민들 모두가 ‘우리’ 공간이라는 생각들을 갖는 거 같았다.
사진을 찍으려고 서있는 이 자리에 바로 마을 회관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마을 회관에서 마을을 바라보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서 찍어둔 사진
오무까누 마을은 우리 현지직원 아저씨들도 두 분이나 살고 계신 마을이었는데, 이곳은 전기도 안들어오고 수도도 없는 곳이라 해가 지면 하루가 끝나고, 아침 해가 뜨면 물 기르는 것부터 시작인 곳이었다.
한번은 코스토디오 아저씨네서 하룻밤 지냈던 적이 있었는데, 전기가 없어서 밤새 하늘 보고 누워서 아저씨랑 짧은 테툼어로 아저씨 어린 시절 이야기를 나눠었다. 물론 아침에 눈 뜨자마자 물도 직접 길러오고…
다행히도 최근에 아저씨네 마을에도 전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하셨는데, 평생을 전기없는 마을에 사시다가 이 얼마나 기쁜 일이었을까.
다시 우물 점검을 하러 루아라이 마을로 와주었다. 다행히 우물 밑에서 물이 잘 나오는 걸 확인했다.
객기로 한번 들어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영원히 우물 안에서 살아야될 거 같은 생각이 들어서 금방 포기했다.
우물을 팠으니 싱크대를 설치해주어야겠지. 수작업으로 만든 싱크대도 다행히 문제없이 잘 만들어져있었다.
모든 게 자급자족인 곳
퇴근하면 내 폰을 아이들이 자주 갖고 놀았는데, 중간중간 아이들이 찍어놓은 셀카도 있었다.
알려준 적도 없는데 잘 갖고 노는 거 보면, 본능적으로 아는 건가보다.
이날도 열심히 연습 중인 청년 그룹 친구들
동화구연이라는 것 자체가 처음인 친구들이었지만, 처음부터 너무나 잘해서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예전 글에 한번 쓴 적이 있었는데, 동티모르는 유독 남학생, 여학생들이 공평하게 기회를 갖는게 자연스러웠다.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하다보니 친구들이 커서도 항상 둘둘씩 팀을 잘 이뤘던 거 같다.
늘 그렇듯 마무리는 단체 인증샷으로!
오늘도 Ade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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