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을 위해 유럽 전역의 언론사 중 한 곳을 선택할 수 있다.
“최종 합격했다. 그렇지만 근무하지 못했다.”
나는 독일 언론사에 수차례 인턴 지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떨어지고 말았다. 이후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와 유럽 저널리즘 센터가 주관하는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됐다. 지원을 위해 유럽 전역의 언론사 중 한 곳을 선택할 수 있다. 합격하면 그 언론사에서 인턴 자격으로 근무할 수 있다. 더불어 해당 단체에서 주관하는 저널리즘 관련 포럼에도 참석할 수 있다.
나는 총 두 차례 이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두 번째 지원에 면접 연락을 받게 됐다. 첫 번째 지원 시에는 독일어 B1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고, 두 번째 지원 시에 C1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다. 언어 실력은 이 프로그램 합격에 중요하다. 기본 인적사항을 입력하고 저널리즘 관련 포트폴리오를 제출한다. 영문으로 기사를 작성해본 경험이 있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
GNI 인턴십 면접은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20분 정도의 시간 동안 가볍게 나의 관심 분야, 이력에 관한 대화를 하는 자리였다. 면접관은 총 두 분이 참여했다. 선발 과정에서 충분한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언론사에 면접 권한을 위임해 진행하는 방식이다. 2023년부터 도입됐다. 다양성을 주제로 하지만, 면접 중에 당연하게도 이력에 관한 질문도 받았다.
면접관은 퀴어미디어소사이어티(Queer Media Society)라는 언론사에서 더크 루딕스(Dirk Ludigs)와 마누엘라 케이(Manuela Kay) 두 분이 선정되었다. 면접이 시작되자 이 두 분은 나에게 반갑게 인사해주시면서, 소수자 담론을 다루는 언론인으로 수년간 일해왔다고 밝혀주셨다. 간략한 면접관의 이력 소개와 함께 본격적인 질문이 시작됐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짜이퉁 독자들을 위한 기사를 작성하라. 훌륭한 데이터 분석, 인포그래픽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 영상 또는 인터렉티브 요소를 활용하면 좋다.” 면접 합격 후 독일 언론사에서 받은 과제다. 나는 디지털 격차를 주제로 영어, 독일어, 한국어로 된 인포그래픽 영상을 제작했다. 기사로 작성해 관련 인포그래픽을 삽입하고 영상 링크를 추가했다.
최종 합격했다. 그렇지만 근무하지 못했다. 계약에 한 달 정도 소요됐는데, 학부 졸업을 위해 귀국 해야했기 때문이다.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의미는 있다. 외국인 신분으로 독일 언론사 입사를 노려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채용 과정에서 다양성이 강조되어 외국인에게 불리한 조건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