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날숨

말 그대로,

식곤증이었더라

by 허수민



한낮의 취한 듯한 졸림도 글 한편으로 녹아들 수 있을까.라는 물음과 함께 글을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확인해보고 싶어서.


귓가에는 생각 밖의 소리가 스며들지 못한 채 그저 스쳐 지나가고, 정신은 끊임없이 부유하면서도 발 디딜 바닥 없는 머릿속에서 빨려 들어가듯 낙하한다.

물음을 글로 쓰기 위해 타자기 위에 손을 올려 생각에 글자를 견주어 엮어낸 다음, 흰색 바탕에 한 자씩 찍어내어 이를 다시 눈으로 훑어 내리며 의문과 실체가 손을 마주 잡은 그 순간, 순식간에 사유의 밑바탕이 마련되며 끊임없이 낙하하던 정신은 그 위에 두 발을 딛고 서더니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은 이내 모이며 쌓이는 것이 되어 먼지처럼 하릴없이 부유하던 것들은 물음의 존재를 이루는 입자가 되어 그 형체가 명료해졌다.


그렇기에 졸린 그 순간을 글로 그 즉시 적어 내리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커피를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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