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들으면 좋을 플레이리스트 : https://www.youtube.com/watch?v=ZeD_Ch8N6p4&t=241s (듣고 싶었는데 비가 오는 건지)
종종 심장이 터질 정도로 운동하곤 한다. 즐긴다라고 쓰려다가 문득 멈칫하고 서서 내게 묻게 된다. 나는 정말 그 정도로 운동하는 걸 즐길까.
말이 종종이지, 거의 매번 숨이 가쁠 정도로 운동한다. 그렇게 운동해야 직성이 풀리는 것 같기도 하다. 내 안의 직성이란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진 못하지만.
사실 조금 의외였다. 첫 문장을 직접 쓰려하기 전까지 머릿속에서 습관처럼 계속 맴돌던 문장은, ‘심장이 터질 정도로 운동하는 걸 즐기곤 한다’였다. 그동안 나는 내가 당연히 그 강도로 운동하는 걸 즐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을 끄집어내 글로 명시했을 때, 또 다른 생각이 뒤따른 것이다. 정말, 그렇니? 하고.
평소 운동하기 전에 어느 정도 뛰어야겠다고 계획을 잡고 뛰기 시작한다. 속도를 지나치게 빠르게 설정하거나 너무 먼 거리를 뛰고자 하려 한 탓에 숨이 벅찰 때가 많다. 만일 평소 뛰던 정도보다 단계를 높였을 땐 더더욱. 운동할 땐 힘들지만, 그걸 해냈을 때의 쾌감은 분명히 있고 그 부분을 즐기는 건 맞다. 하지만 그렇게 지나친 강도로 뛰는 걸 즐기고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언제부터 생긴 건 지 모르겠지만, 운동할 때 내 안에 새겨진 철칙 중 하나가 ‘기력이 쇠할 정도로, 진이 빠질 정도로 운동해야 한다’인 듯하다. 마치 하루에 할당된 에너지 총량이 있다면, 그걸 오늘 내로 꼭 다 쓰겠다란 기세다. 그래야만 잠을 잘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이는 번번이 좌절된다. 분명 온몸이 으스러질 정도로 운동을 하고 몸도 기력이 다할 대로 다했는데, 정신은 피곤한 와중에도 말똥할 때. 그럴 때면 자꾸만 밤이 야속해진다. 한참을 뒤척이다 겨우 잠들어 피곤한 상태로 일어난 후에도 또 똑같이 진이 빠져라 운동한다. 숙면은 운동과 연관이 있으면서도 때로 별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남은 에너지를 남김없이 쏟듯이 운동하는 것. 처음에는 무의식적인 습관에 가까운 버릇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 내게 이따금 공황이 찾아온다는 걸 인식한 후로, 운동할 때 최소한 한 번은 호흡을 극단으로 몰아가는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이게 된 듯하다.(지금은 공황이 정말 많이 나아진 상태다.)
운동을 하지 않고 있는 때에 갑작스레 심장이 가쁘게 뛰고 좀처럼 호흡이 가다듬어지지 않는 상황이 닥쳐와도, 잘 견딜 수 있도록. 불안정한 심장 상태를 이 또한 하나의 일반적이고 일시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심장이 터질 정도로 빠르게 뛰어도 생각보다 우리의 심장은 강하다고, 잘 들이 쉬고 잘 내쉬는 데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호흡을 안정적으로 가다듬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나 자신에게 끊임없이 인식시켜 주는 것이다.
드문드문 예고 없이 불안이 찾아와도 내 걱정보다 나는 강하다는 것을, 이젠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