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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랑 Aug 27. 2021

변호사시험 대비 3. 사례 기록형 대비

통백의 주 원인은 지식 부족이 아닌 바로  '시간 부족'

머릿말

안녕하세요 후랑입니다. 요새 너무 바쁜 나머지 글을 통 쓰지 못했네요. 오늘은 저번 글에서 약속드린 것처럼 사례 및 기록형 시험에 대비하는 방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실 수험생 분들은 아마 9월 개강과 모의고사를 앞둔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사례 기록형 대비에 대한 일반론을 쓰면서 동시에 지금 시점에서 제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었는지 소개드리겠습니다.


사례 / 기록형 공부의 목표

모든 공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 설정'인 것 같습니다. 목표 설정을 잘못하면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객관식 시험에 있어서의 목표는 '합격할 만한 문제 개수를 맞추는 것'이었고 그를 위해서는 엑스칼리버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추천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사례/기록형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통백 시험지를 제출하지 않는 것'입니다. 여기서 통백이란 어떤 문항이 출제되었는데 그 문항에 대한 답안을 빈칸으로 둔 채 시험지를 체줄하는 것입니다. 과장을 보태서 얘기하면 통백만 면하면 변호사시험은 붙을 수 있습니다(객관식 개수가 평균 이상임을 전제로).


개인적인 경험담

저도 처음에 사례 / 기록을 준비할 때 제가 작성한 답안이 합격선에 한참 못미치는 것 같아서 고민을 했었는데 - 변호사시험이 다가오는 10월 11월이 될 수록 막상 가장 두려워지는 것은 '통백'입니다. '시험지는 모르는데 아예 모르는 단어가 출제되어서 머리가 하얘지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이 공부를 하는 내내 마음 속 깊숙이 노이즈로 울려퍼져서 집중이 잘 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아래 제가 서술하는 것처럼 '그래 무조건 아는 거를 빨리 쓰는거야 + 그리고 모르면 지어내서 빨리 쓰는거야' 원칙을 머리에 새기고 시험장에 들어간 결과 통백은 면할 수 있었습니다.


통백이 발생하는 이유

내신 시험을 여러번 치뤄본 로스쿨 생이라면 통백의 위기를 적어도 한 번쯤을 겪어보았을 것입니다. 내신 시험에서도 통백은 아찔한 경험이지만 변호사시험의 경우 그 아찔함은 치명적입니다. 그렇다면 통백이라는 비극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 번째 이유는 당연히 '지식이 없어서'일 것입니다. 모르는 내용을 쓴 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시험에 처음 보는 단어가 나오면 통백을 낼 수 밖에 없지요.


어쩌면 수험생 분들은 이 이유가 가장 중요한 통백의 원인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훨씬 중요한 두 번째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시간이 없어서' 입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수험생이 지식보단 시간이 부족해서 맨 뒷장 문항 등을 통백으로 제출합니다. 로스쿨에 입학하신 분들이 3학년 교육과정까지 마쳤다면 누구든지 어느 정도의 지식은 갖춘 것입니다. 그렇게 치열하게 공부를 했는데 그 노력을 잘 발휘하지 못했으니 정말 안타까울 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지식'을 늘리려고 노력하는 한편
'시간' 문제를 훨씬 더 철저하게 신경써야 합니다.


1. '지식이 없어서'에 대한 해결 방안 2가지

- 첫 번째 해결방안: 일단 지식을 머릿속에 채워야 하고 거기엔 왕도가 없습니다.

특히 변호사시험은 교수진이 자신이 연구하는 분야를 제출하기도 해서 실무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 학설이 출제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넓고 얇게" 공부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많은 수험생 분들이 이 부분은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 두 번째 해결 방안: 'Emergency Plan'을 연습하는 것입니다.

모르는 문제가 나온 비상상황이 생겼을 때 나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이미지 트레이닝도 해보고 실전 연습도 해봐야 합니다. 이런 훈련이 없이 변호사시험 실전 시험장에 가면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 극도의 긴장감 때문에 생각이 정지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매 기수마다 가끔 사례가 있었으니 '나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하고 지나가시면 안됩니다.

'모르는 문제'를 다시 한번 잘 봅시다. 처음 보는 단어가 시험에 나왔다면 사실 그것은 그 시험장에 있는 수험생 전부가 처음 보는 단어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사실 절~대 겁을 먹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아무 소리를 써도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조커 카드' 문제입니다. 그래서 아무 소리라도 + 빠르게 써내려가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입니다.

그런데 생전 조커 카드를 본 적 없는 사람이 조커 카드를 받았을 때(처음 보는 문제를 만났을 때)의 당황스러움은 약관 갑자기 모르는 사람한테 따귀를 맞는 것(?)과 유사한 충격입니다. 길 가다가 모르는 사람한테 따귀를 맞으면 아무리 강한 사람도 30분은 그 자리에 서있게 됩니다. 그런데 따귀를 3번, 4번, ... 10번 정도 맞았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럼 '아 따귀 맞았구나'하고 가던 길 가게 됩니다. 좀 엉뚱한 비유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가던 길 가기 위해 따귀 맞는 연습을 좀 해야 해요.

가장 좋은 연습은 바로 6월, 9월, 10월 모의고사 입니다. 실전 변호사시험과 유사한 상황에서 모르는 문제가 출되므로 내가 그 때 어떻게 할 것인지 연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회사법은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상법 조문 아무거나 빨리 훓어보고 베껴서 써야 겠다'라던가 '앞 뒤 문항을 보면서 그 단어의 의미를 유추해보아야 겠다'라던가 전략을 세우고 실행착오를 겪다보면 실전에서 모르는 문장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고 써내려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2. '시간이 없어서'에 대한 해결 방안 2가지

시간이 없는 이유는 3가지 입니다. 이 중 첫 번째 이유는 우리가 짧은 시간 내에 바꿀 수 없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이유와 세 번째 이유는 우리가 얼마든지 조금의 연습을 통해 훨씬 개선할 수 있습니다.

손글씨가 느려서

출력이 느려서

시간 분배에 실패해서


출력이 느려서 고민이신 경우

저는 수험공부에 있어 '출력을 위한 공부'가 입력을 위한 공부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지난 글 '사례 풀이'편을 꼭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여기서는 요약해 말씀드리면 우리는 빈출 개념에 대해서는 머리보다 손이 먼저 움직일 만큼 출력이 빨라져야 합니다. 그를 위해선 변호사시험을 위한 '템플릿'을 만들어서 학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다음 글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시간 분배가 고민이신 경우

제가 로스쿨 3학년이 갓 되었을 때 시간 분배는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학생이 그러하였듯이 저도 무수히 많은 시험을 거쳐 왔으므로 시간 분배 스킬은 자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형법실무연습 과목을 수강하면서 형법 문제에 대한 답을 적었을 때 한 문제에 2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제 기억으로는 1문제를 1시간 내에 풀어야 합니다). 심지어 그렇게 적은 답을 제출했을 때 실무연습 수강생 중 하위 15%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채점해주신 분께서 저에게 경고 메모를 주시면서 형사소송법 전면적으로 복습해야 한다고 하셨지요..하지만 저는 형사소송법을 전면적으로 복습하지 않았습니다 - (전면 복습할 시간 따위는 이미 없었고) 나아가 저는 제 답의 문제가 지식의 부족이라기 보단 동일한 시간 내에 양질의 답을 쓰는 연습을 하지 않은데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복습 대신 실무연습 과제를 매번 성실히 해가면서 처음엔 2시간에 풀었다가, 그 다음에는 1시간 50분, 그 다음에는 1시간 40분 이런 식으로 걸리는 시간을 줄여나갔습니다. 그 결과 형실연 마지막 과제 때는 1시간에 나름 만족할 만한 점수의 답안을 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간 분배가 고민이신 분들에게 제가 추천드리고 싶은 방법은 정기적으로 '직접 쓰면서 풀어보되 시간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입니다. 쓰는 과정에서 지식이 자기도 모르게 출력에 용이한 형태로 자리잡고 다음에 비슷한 문제를 만나면 훨씬 빠르게 쓸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사실 쓰면서 풀어보는 방법은 '출력'과 '시간 분배' 문제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9월부터는 스터디를 잡아서 주 1회는 민법 사례 문제를 풀고 1회는 형법 사례 문제를 풀었습니다(총 2회). 그리고 그 다음주에는 주 1회는 민법 기록 문제를 풀고 1회는 형법 기록 문제를 풀었습니다(총 2회). 이렇게 하면 2주 동안 형법/민법의 사례/기록 문제를 한 번 씩 연습할 수 있어 효율적입니다.


맺음말

사례형과 기록형을 준비하는 툴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글이 길어서 여기서 멈추고 다음 글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아직 며칠 남은 방학을 만끽하시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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