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번에 말씀드린 구체적인 사례 기록형 대비 툴에 대해서 말씀드릴까 합니다. 여기서 툴이란 구체적으로 제가 '어떤 핸드북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의미합니다. 크게 특별한 내용은 없으므로 평소보다 글이 짧을 수 있습니다.
엑스칼리버는 객관식에 양보하세요
먼저 '엑스칼리버'만으로 사례와 기록까지 타파하겠다는 분이 계실까하여 왜 엑스칼리버와 다른 별도의 자료가 필요한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엑스칼리버는 객관식 대비를 위해 매우 세세하고 중요하지 않은 쟁점까지 다루는 한편, 사례/기록형에는 굵직굵직하고 시의성 있는 쟁점이 출제됩니다. 그래서 중요한 쟁점만 빠르게 훑을 자료가 따로 있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엑스칼리버는 판례 입장만을 다루기 때문에 학설의 입장에 대한 서술을 요구하는 문제에 대한 대비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셋째, 사례/기록형에 자주 사용되는 문장을 템플릿처럼 정리해두고 반복적으로 익혀두면 시험장같이 긴장된 상황 속에서도 막힘 없이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별도의 자료로 어떤 것을 보아야 할까요?
가장 좋은 자료는 "공부 잘하는 선배가 만든 찌라시"입니다.
왜냐하면 그 선배는 시험에 어떤 내용이 주로 출제되는지 감을 잡고 있고, 어떻게 정리해야 가독성이 높은지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중에 출시되는 핸드북은 굉장히 많은 양을 다루고 있지만 거기에는 실제로 시험에 출제될 가능성이 적은 주제들고 있습니다. 핸드북을 만드시는 강사 분들은 '막상 변호사시험을 쳤더니 그 책에서 하나도 안나왔어요!'라는 후기를 가장 두려워할 수밖에 없으므로, 조금이라도 출제 가능성이 있다면 고심해서 핸드북에 넣게 됩니다. 하지만 사실은 모르는 문제가 1~2개 정도 출제될 수 밖에 없는 것이 변호사시험이고, 또 몰라도 대충 소설을 쓰면 붙을 수 있는 시험이므로 - 핸드북에 있는 모오든 소재를 샅샅히 알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차피 핸드북의 내용을 다 알아도 무조건 모르는 문제는 나오게 되어있습니다
그것이 수험생의 운명입니다.
찌라시의 절대적인 장점은 "워드" 혹은 "한글" 파일로 전달되기 때문에 수정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신 판례에 의해 결론이 달라지면 수정을 하면 되고 새로운 내용을 알게 되면 뒤에 이어서 추가를 하면 됩니다. 수정과 추가 과정에서 내용을 반복해서 숙지할 수 있고 변호사시험을 보는 시점에 가서는 그것은 더 이상 선배의 찌라시가 아니라 "나의 찌라시"가 됩니다.
하지만 선배의 찌라시를 구할 수 없다면?
경우에 따라 선배의 찌라시를 구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어떤 과목에는 찌라시를 구했지만 어떤 과목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우리는 좋은 차선책이 있는데, 바로 수업 자료와 핸드북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수업이 수험적합적이었다면 그 수업을 축약한 자료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만약 수험적합하지 않았다면 과감히 버리시길 추천합니다). 아래 표는 제가 과목별로 사용한 자료/핸드북을 정리한 것입니다.
민법: 윤동환 핸드북 - 윤동환 핸드북은 사례형 대비를 위한 목차도 마련해놓기 때문에 사례를 대비하기 용이하고 또 웬만한 내용을 다 담고 있어 다른 책을 볼 필요가 없습니다.
민소법: 수험적합한 수업을 들어서 수업 자료를 활용했습니다
상법: 실무연습 교수님이 제공해주신 수업 자료를 활용했습니다
형법: 형법 총론 부분은 형법캡슐을 보았고, 형법 각론 부분은 그냥 엑스칼리버를 활용했습니다.
행정법: 정선균 행정법 핸드북을 보았습니다(다만 이 핸드북에는 불필요한 내용들이 좀 있다고 해서 3학년 실무연습 과목에서 다룬 소재만 복습 용도로 보았습니다)
헌법: 김유향 300 핸드북을 보았습니다.
핸드북을 볼 때 유의하실 점
가장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핸드북을 골랐으면
다른 책으로 여러 번 바꾸지 말고 같은 책을 여러번 읽으라는 것입니다.
여러 번 읽으면, 처음에 읽을 때에는 열심히 표시해가시면서 읽어야 그 내용이 이해되지만 나중에 읽을 때에는 문장의 일부만 읽어도 중요 단어가 떠오르게 됩니다.
3회독 정도를 한 다음엔 똑같은 책을 새거로 다시 주문하세요. 그리고 얼마나 외웠는지 시험하면서 (처음 보는 느낌으로) 찬찬히 읽어보세요. 여러 번 읽었음에도 생소한 문장으로 다가오면 그 문장은 형관펜으로 밑줄을 치고 넘어갑니다.
변호사시험이 다가온 11월에는 '생소한 문장'으로 표시한 부분을 찾아 문장의 일부를 종이로 가리고 그 문장을 떠올려 완성해보면서(?) 간이 시험을 치루어보았습니다. 이런 노력을 하면 해당 핸드북에서 모르는 문장은 거의 없어집니다(물론 3일만 안보면 바로 다 휘발되지만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맺음말
변호사시험 대비 방법도 거의 끝이 났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멘탈관리법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그 글이 이 시리즈의 마지막 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환절기에 접어든 날씨인데 다들 컨디션 관리 잘 하시고 오늘도 파이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