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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씨씨s Jan 13. 2024

시(詩)를 시작하는 시

by 윤동주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 서시(序詩) 中


철학자 하이데거에 따르면

죽음을 이해하고 살아가는 것은 인간 밖에 없다.


언젠가

죽음이라는 종착지에 이른다는 것.

내 존재가 세상에서 잊힌다는 것.


그 비극을 알면서도

우리는 삶을 살아가야만 한다.    


윤동주 시인은

시를 시작하는 시에서

스스로 다짐한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겠다고.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겠다고.


매일 밤

별이 바람에 스치우고

죽음은 한 걸음씩 더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원을 염원하며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성실히 살아가는 것.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맞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해야만 하는 것은

그 두 가지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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