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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준호 Dec 29. 2023

게이너를 꼭 먹어야 할까?

보충제와 게이너 이야기 #2

운동하는 사람들은 게이너와 보충제를 꼭 챙겨 먹는다.

왜 챙겨 먹을까?


게이너를 섭취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째, 식사로는 섭취하기 어려운 양의 탄수화물을 간편하게 채우기 위해서다.

운동을 하다 보면 평상시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게 되는데, 소비되는 양보다 섭취하는 양이 줄어들면 근육은 생기지만 체지방은 줄어든다. 흔히 말하는 벌크업이 되지 않는다.


이를 다르게 해석하면, 식사량은 평상시와 같이 유지하면서 운동을 하면 살이 빠질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실은? 이 방법이 가능했다면 운동하는 사람들은 모두 살이 빠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독하게 운동을 해서 살을 빼기도 하지만, 대개는 실패한다.


왜?

의지의 문제로 지속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우리 몸은 항상성 기전이 작용하기 때문에 운동을 하다 보면 우리 몸은 그 운동에 적응하게 된다. 운동을 처음 할 때는 조금만 해도 칼로리 소모가 빠른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같은 운동을 해도 예전만큼의 칼로리 소비가 안된다.


이는 벌크업하는 과정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분명 열심히 운동을 하고 힘을 쓰기 때문에 힘은 드는데, 어제와 동일한 무게로 진행한다면 우리 몸은 그 무게에 적응해서 근육은 더 이상 커질 명분이 없어진다. 점진적 과부하가 필요한 이유다.


두 번째, 혈중 인슐린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근육이 생성되려면 단백질 동화작용이 일어나야 하고, 이때 인슐린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 인슐린은 체내 포도당이 들어와야 췌장에서 분비된다.


평상시에 3끼만 식사를 할 경우, 포도당은 필요로 하는 세포가 모두 사용하기에, 식사 사이에는 포도당 농도가 낮아진다. 포도당 농도가 낮아지니 인슐린 농도도 덩달아 같이 낮아진다.

(이전 글에서 인슐린 농도가 일정량 유지되어야 mTOR가 활성화되고 근육합성이 촉진된다는 기전을 설명했었으니 참고 바란다.)


문제는 근육합성을 위해 일정농도의 인슐린이 필요하지만, 인슐린이 24시간 내내 유지되면, autophagy가 비활성화되어 우리 몸을 청소할 시간이 없다. 집청소는 안 하고 계속 물건을 들이는 꼴이 된다. 근육은 증가하지만 몸은 점차 망가져 간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위의 2가지 이유로 게이너를 복용하는데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게이너는 굳이 필요 없다. 근육도 많이 없는 상태인데 게이너를 섭취하면 괜히 살만 찔 수 있기 때문이다.


게이너를 보충하기보다는 일단 평상시 먹는 양을 살펴보자.

'근육이 잘 안 큰다', '벌크업이 잘 안 된다'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운동량이 부족하거나 점진적  과부하를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가 평상시 먹는 양 자체가 부족한 경우가 더 많다. 하다못해 아침을 못 챙겨 먹고 있다면, 아침만 잘 먹어도 4~500kcal는 쉽게 보충이 가능하다. 만일 아침을 챙겨 먹기 힘들다면 이때 게이너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는 있다.


이렇게 매 끼니 어떻게 먹는지 돌아보고, 매 끼니를 잘 챙겨 먹고 있다고 판단이 되면 그다음에 게이너를 섭취할지 말지를 고민해도 전혀 늦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게이너 자체가 안 좋은 것이 아니다. 게이너를 만들 때 들어가는 여러 가지 첨가물이 문제가 되고, 그중에서도 말토덱스트린이 가장 큰 문제다.


말토덱스트린은 이당류이지만 포도당으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서 바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운동할 때 섭취하는 게이너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문제는 전환되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GI지수가 약 97로 굉장히 높은 편이다) 혈당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장기간 복용하면 당뇨 등이 유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운동선수들처럼 극한의 상황까지 운동을 한다면 그만큼 포도당도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도움이 되겠지만, 나와 같은 일반인들은 그렇게까지 운동하기도 어려울뿐더러, 그만큼 시간 내기도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 글에서 작성했듯이 내 몸에 편한 곡물들을 몇 가지 취사선택해서 단백질파우더(첨가물이 전혀 안 들어간 원재료 100%인 것으로 선택)와 함께 선식처럼 타서 먹는 것을 권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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