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의 운동 루틴
아침에 무거운 몸을 일으켜 운동 시설로 갔다. 집에 있어도 에어컨 없이는 한증막일 테니 몸을 밖으로 이동시키기로 했다.
줌바 댄스 수업을 들으러 GX 룸에 들어서자마자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다. 안 그래도 더운 날씨에 냉방장치라고는 대형 선풍기 한 대뿐이고 창도 없어서 환풍기만 겨우 돌아가는 막힌 공간. 그 안에 빽빽이 들어찬 사람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로 인해 실제로 산소가 부족하다는 걸 체감했다. 처음으로 수업 중간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날은 경쾌한 음악과 따라 하기 쉽게 반복되는 동작으로 수업 내용을 구성하면 좋으련만. 2주 넘게 결석했다가 나와서인지 처음 접하는 음악과 동작이 많았다. 동작을 따라 하려고 하면 바로 다른 동작으로 전환되어 따라 하기가 쉽지 않았다. 우왕좌왕하다 보니 즐겁기는커녕 슬그머니 짜증이 올라왔다. 줌바 선생님도 이 더운 날씨에 지친 걸 내색하지 않고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이려니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으로 올라오려는 짜증을 눌렀다.
땀을 닦고 물을 마시고 화장실 세면대에서 찬물로 세수하면서 숨을 돌렸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요가 수업에 들어갔다. 막 줌바 수업이 끝나 열기가 가시지 않은 공간. 날이 더워서인지 평소 요가 매트로 꽉 찼던 공간에는 일고여덟 명 정도의 회원만 띄엄띄엄 앉아 있었다. 오늘은 그냥 쉬엄쉬엄 설렁설렁 쉬운 걸로 가자고 누군가 선생님에게 말했다. 모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선생님도 이해한다는 듯 웃어 보였다.
회원들이 내뿜는 더운 숨으로 가득 찼던 공기는 얼마 안 가 차분한 공기로 바뀌었다.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천천히 요가 아사나를 하는 동안 환풍기에서 나오는 바람만으로도 더위가 물러갔고 평온을 회복했다. 선생님이 회원의 요구를 어느 정도 반영하기로 했는지 오늘의 요가 자세는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얼마 안 가 오늘의 주제는 골반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골반이 틀어지지 않게 균형을 맞추고 골반을 충분히 열었다가 닫는 동작을 연이어서 했다. 마지막으로 브릿지 자세를 했다. 브릿지 자세 중에서도 골반에 집중한 자세다. 무릎을 세우고 누워 발가락 열 개를 들어 올린 상태에서 가슴 위에 책이 몇 권 올려져 있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낮추고 힘을 뺀 뒤 대둔근에 힘을 주며 골반을 들어 올렸다. 올렸다 내리기를 천천히 10회 반복하고 다시 빠르게 10회 반복했다.
오늘 요가는 너무 힘들지도 너무 쉽지도 않고 딱 좋았다. 목욕까지 마치고 나오는데 복근에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 왔다. 오랜만의 감각이었다. 줌바도 동작이 어려워 대충 따라 했고, 요가도 강도 높은 동작은 하지 않았고, 따로 복근 운동을 하지도 않았는데 이 느낌은 뭐지? 그러다가 내 멋대로 결론을 내렸다. 몸의 근육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어떤 운동을 하면 세부 근육을 위한 운동을 하지 않아도 전신에 어느 정도는 골고루 힘이 들어가는가 보다 하고.
어쨌든 운동을 오래 쉬었다가 오늘 조금 했을 뿐인데도, 몸에 입력되어 있던 운동의 기억이 몸의 세포들을 깨우는 느낌이다. 이렇게 말하니 내가 대단한 체육인이나 된 것 같지만, 나는 여전히 높은 체지방률을 자랑하는 ’물살‘의 소유자이다. 그렇지만 매일은 못해도 이렇게 운동 루틴을 만들어 두면 그 기억이 몸에 새겨지겠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