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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화 Jun 15. 2024

[독서모임 구하기] 멤버들이 자꾸 빠진다면...?

매너리즘에 빠진 독서모임 구하기


A모임장: 요즘 독서모임이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 같아요. 힘이 빠지네요.

승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A모임장: 사람들이 자주 빠지고 안 나와요.

승화: 그건 중요한 신호이긴 하네요…!

A모임장: 모였던 사람들도 김이 빠지고, 운영하는 저도 힘이 그래요. 

승화: 그분들에게 이야기는 해보았나요?

A모임장: 다들 성인이니까 잔소리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답답하네요.

승화: 기분 상하지 않게 말하는 것이 쉽지 않죠.

A모임장: 맞아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처음에는 열정적인 독서모임도 시간이 지나면 그 열기를 잃기 쉽습니다. 그 강력한 신호 중 하나가 참여도입니다. 신청하는 사람이 줄어들거나, 신청해도 실제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에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바쁘니까 그렇다고 넘어갈 수 있지만 이런 순간이 쌓이면 위험합니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란 말 들어 보셨을 거예요. 유리창이 깨진 자동차를 거리에 방치하면 그곳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도 생기고, 자동차 부품을 훔쳐가는 사람도 생기는 등 온갖 문제들이 추가로 발생합니다. 그런 면에서 참여도는 모임을 운영하는데 중요한 신호입니다. 특히 커뮤니티에선 참여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쉽게 다른 멤버에게 전이됩니다. 순식간에 늘어지는 모임이 될 수 있어요.


저는 독서모임 참여자 4명을 최소 인원으로 봅니다. 4명이 되지 않을 때는 하나의 신호로 받아들입니다. 오랜 시간 모임을 운영하며 참여자가 4명이 되지 않은 순간들을 중대한 신호로 보고 그때그때 변화를 주었어요. 처음에 ‘소모임’이라는 플랫폼으로 모임을 시작했는데, 플랫폼 이용자 수도 줄어들고 노쇼 회원도 많아지더라고요. 한두권의 책 문제가 아니었어요. 퇴근 후에 카페에서 모임을 하는데, 실제로 모인 사람이 2명, 3명인 경우가 종종 생겼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감지했습니다. 여기서 상심하고 포기하며 함께 침몰(?)하는 모임도 많이 있지만 저는 오래 유지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큰 마음을 먹고, 대대적인 과정을 거쳐서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로 둥지를 옮겼습니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모임을 구축했어요.


우선 기존에 오던 사람들이 왜 오지 않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책 읽을 시간이 없어서 오지 못하고 있다면, 가벼운 영화 모임이나 친목 모임으로 분위기를 새롭게 자극할 수 있어요. 그럴 때는 우선은 모임을 참여하게 한 후에 책을 읽게끔 할 방법을 추가로 생각하면 됩니다. 또 준비는 다 했는데 시간이 계속 맞지 않는다면 좀더 일정을 유연하게 잡을 수도 있습니다. 기존 멤버들이 이직이나 이사를 했을 때는, 모임 장소도 변경할 수 있고요. 수시로 관찰하고 대화하면서 맞춤형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해요. 신호를 받았다면 여러 가지 방면에서 대응책을 구상해야 합니다. 최대한 상처 없이, 손실 없이 복원되면 좋겠죠?


저도 북렌즈를 운영하면서, 온라인 공간만 바꾸면 활성화가 될 줄 알았는데 또 그렇지 않더라고요. 10년이란 세월 동안 오프라인 공간도 자주 바꾸었습니다. 처음에 신도림역에서 시작했던 모임이 기차 타고 오시는 분들을 위해 영등포역으로 옮겼다가, 경기도 분들을 위해 사당역으로 옮겼다가, 지금은 건대역에서 진행합니다. 왜 이렇게 모임 장소를 옮겼냐고요? 다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서 였어요. 참여하는 멤버들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으면 함께 가라앉게 됩니다. 번거로운 것도 사실이고,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결단을 해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니까요.


마지막 방법은 인원 정리! 인원이 고정된 모임에서 주기적으로 불참하는 멤버가 생긴다면, 추가 인원을 더 뽑아야 합니다. 참여자 수를 한정하는 모임이라면 과감하게 기존 인원을 정리해야 할 순간이 올 수도 있어요. 유령 멤버는 물을 흐리는 원인이 되기도 하니까요. 개인 면담을 통해 앞으로 계속 참여하기 힘들 것 같으면, 잠시 나갔다가 여유 있을 때 다시 와 달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야속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현재 진행형으로 부지런히 운영되는 모임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어요.


 다양한 사람들이 오고 가는 플랫폼형 모임은 느낌이 조금 다릅니다. 어플이나 밴드,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때는 규칙을 정하는 경우도 많아요. 몇 회 이상 노쇼, 불참자는 모임에서 퇴출되는 식으로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기도 해요.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는 것이 플랫폼형 모임의 장점이지만, 그 안에서도 나름의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이 좋아요. 


저는 꾸준히 새로운 멤버가 유입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SNS나 온오프믹스, 탈잉, 문토, 플라이북 같은 플랫폼에 모집 공지를 올립니다. 이렇게 오픈형 플랫폼으로 모집 후에 참여하신 분들은 모임 오픈채팅방 같은 폐쇄형 공간으로 안내합니다. 앞으로 편하게 계속 만날 수 있도록 말이죠. 오랫동안 해왔던 분들을 볼 수 없는 것은 아쉽지만, 계속 살아있는 모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렇다고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독서모임은 결국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모든 사람들을 챙기긴 쉽지 않더라고요. 우선 모임에 열정 있는 사람들이 더 생기 있는 모습으로 모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순위를 정하는 과정이에요. 그러다 또다른 인연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렇게 해봅시다.

1. 기존 사람들의 불참 원인 파악하기 

2. 새로운 환경 조성하며 변화주기

3. 참석자 중심으로 인원 정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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