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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화 Jul 15. 2024

[독서모임 구하기]  반복되는 모임이 따분해요.

매너리즘에 빠진 독서모임 구하기


D모임장: 요즘 독서모임이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 같아요. 힘이 빠지네요.

승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D모임장: 반복해서 하다 보니까 조금 따분해요.

승화: 모임원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나요?

D모임장: 그런 것 같아요. 익숙해서 좋긴 한데, 전처럼기대감이 생기지는 않아요.

승화: 막상 모이면 좋긴 한데, 동기 부여가 좀 떨어지죠?

D모임장: 네. 그러다 보니까 우선 순위에서도 밀리고요.

승화: 새로운 자극이 필요한 것 같네요.

D모임장: 맞아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동네에 새로운 음식점이 생기면 꼭 한 번은 가봅니다. 이전에 먹던 곳이 있긴 하지만, 호기심이 생기기 때문이죠. 기존에 맛있게 먹던 곳도 어느 순간 발길이 끊깁니다. 아는 맛이라 땡길 때도 있지만 아는 맛이라 큰 기대감이 없으니 조금만 익숙해져도 금방 거리를 두게 됩니다. 그래서 가게들은 지속적으로 신메뉴를 만들고 이벤트를 합니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기 위해서죠. 심지어를 리모델링으로 대변신을 합니다.


많은 모임들, 강의들도 마찬가지랍니다. 처음에는 오픈빨(?)로 와글와글했다가 시간 지나면서 사람들이 조금씩 빠져 나갑니다. 모임이나 강의가 실망스러워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익숙한 맛이다 보니까, 한두번 빠져도 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 매너리즘에 빠지고, 자연스럽게 참여율도 떨어지게 됩니다. 


음식점들이 꾸준히 하는 노력을 독서모임에 적용해 볼까요? 우선 중간중간 이벤트를 열어 새로운 자극을 줍니다. 대표적인 계절별 이벤트로는 봄날 벚꽃 독서모임, 여름 바다 독서모임, 가을 단풍 독서모임, 겨울 난로 독서모임 등이 있습니다. 특히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은 북캉스라고 해서 책과 함께 떠나는 소풍을 정기적으로 열기도 합니다. 


북렌즈에서도 봄날에 벚꽃이 아름답다는 현충원에서 독서모임과 레크레이션을 하고, 한강에서 치맥을 먹으며 책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잠수 탔던 모임원들까지 모여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어요. 확실히 신선한 자극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정기적으로 워크숍을 가고, 행사를 진행합니다. 좀더 책과 밀접한 코스로 유명 서점을 탐방한다거나, 도서전과 같은 독서 행사를 함께 참여하는 것도 좋습니다. 


가장 많이하는 행사로는 작가와의 만남이 대표적입니다. 작가님의 책으로 독서모임을 하고 강의까지 들으면 더 풍부한 감상이 되겠죠? 지역 도서관 및 독서동아리지원센터에서 지원사업을 신청하면 비용을 지원 받을 수도 있습니다. 지역 독서모임을 연합으로 묶어서 작가님을 초대하는 등 방법은 다양합니다. 요즘은 비대면 화상 채팅이나 SNS 라이브 등으로 작가님을 뵙고 이야기 나누는 온라인 북토크도 자주 열리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이벤트 진행이 가능합니다. 


일회성 이벤트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작은 소모임을 만들기도 합니다. 독서모임 회원분들이 독서 말고도 다른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는 겁니다. 삼삼오오 모여서 함께 달리기도 하고, 뜨개질을 배우기도 하며 접점을 늘려갑니다. 조금 학구적인 분들은 스터디 모임을 따로 만들어 관심 주제에 대해 탐구하기도 합니다. 정규 독서모임에서 다룰 수 없는 주제에 대한 갈증을 여러 가지 방면으로 해소할 수 있어요.


북렌즈에서도 칼럼을 읽고 분석하는 문해력 모임을 소모임격으로 1년 정도 운영했습니다. 도서관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던 것을 확장하여 정규 독서모임 외에 추가로 구성한 것이죠. 책을 읽을 마음의 여유는 없는데, 문해력을 키우고 싶은 분들을 대상으로 기획했습니다. 평일 저녁, 온라인으로 진행하여 평소 주말 모임이 부담스러웠던 분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덕분에 오픈채팅에서 눈팅(?)만 하던 새로운 회원분들도 뵙고, 잠수(?) 중이던 오랜 인연과 재회하기도 했습니다. 


소모임 운영에서 중요한 점은 정규 모임과 병행 가능한 선을 유지하는 겁니다. 정규 모임에 피해가 가면 주객전도가 됩니다. 소모임에서의 에너지가 정규 모임과 이어지도록 설계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는 정규 독서모임을 건드리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이벤트와 소모임을 열었다면, 정규 독서모임에 변화를 주는 방법도 알아보겠습니다. 대표적으로 진행 방식을 바꾸는 겁니다. 한 권의 도서를 지정해서 읽고 나누는 독서모임만 했다면, 자유롭게 도서를 선정하고 이야기 나누는 형태도 도전해 봅니다. 문학만 주로 읽는 모임이었다면, 인문 교양 도서와 같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 봅니다. 한 명의 사회자가 발제도 하고 진행도 하는 방식이었다면, 모두 돌아가면서 발제하고 진행하는 형식으로 진행해 봅니다. 


획기적인 자극을 위해 강한 변화를 줄 수 있지만, 변화에 따른 거부감도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변화의 과정을 적절하게 조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학 중심 모임에서 갑자기 자기계발서를 읽으려고 하면, 성격이 다른 도서 읽기에 대한 부담이 클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소설 중심이었다면 시나 에세이, 인문학 등으로 단계적 변화를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진행 방식에 변화를 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모임장이 발제와 진행을 모두 맡다가 회원들과 분담하는 상황일 때, 처음부터 발제와 진행까지 다 맡기 부담스러운 회원들이 있을 겁니다. 그럴 때는 발제는 함께 준비하고, 진행만 맡긴다거나, 후기 정리를 우선 하도록 하면서 차근차근 배우도록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북렌즈에서도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모임 때마다 포스트잇을 준비했던 적이 있습니다. 회원 분들에게 질문 하나 이상씩 적어 달라고 요청했고, 모두가 함께 발제를 만드는 방식을 적용해 보았습니다. 포스트잇에 명문장 필사하는 코너를 넣기도 했고요. 시 모임 때는 낭독도 해보았습니다. 이러한 도전들이 모임을 살아 있게 만듭니다.


이렇게 해봅시다.

1. 소모임 만들기

2. 중간중간 이벤트 열기

3. 다양한 도서 및 독서모임 도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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