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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화 Jun 16. 2024

[독서모임 구하기] 사람들이 책을 못 읽고 와요 ㅠㅠ

매너리즘에 빠진 독서모임 구하기


B모임장: 요즘 독서모임이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 같아요. 힘이 빠지네요.

승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B모임장: 멤버들이 책을 못 읽고 와요.

승화: 그래도 참여하긴 하네요?

B모임장: 그건 감사하긴 한데, 책 이야기를 깊이 있게 못해요  

승화: 깊이에 한계가 있긴 하죠.

B모임장: 다들 바쁘다고 하니까 할 말이 없어요.

승화: 독서모임에 대한 애정, 우선순위가 다 같지는 않으니까요.

B모임장: 맞아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독서모임과 그냥 모임의 차이는 결국 ‘독서’입니다. 거기서 책이 쏙 빠진다면 독서모임의 생명력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냥 친목모임과 다른 지적인 유익함이 독서모임의 가치이기도 하니까요. 수없이 많은 다른 모임을 냅두고, 멸종 위기라는 독서가가 되어 독서모임을 하는 이유는 결국 책을 읽는 기쁨, 책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기쁨을 느끼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속 가능한 독서모임을 위해선 책의 가치를 소중히 해야 합니다. 

정해진 기간 안에 책읽기를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해 


일정에 맞게 분량을 나누어 읽고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달리기에서 페이스 메이커가 있듯이, 마감 일정을 바탕으로 잘 읽고 있는지 꾸준히 관리해주는 제도를 운영하는 겁니다. 매일 30쪽씩 나누어 읽고 인증하는 방법도 있고, 일정 구간을 나누어 정하고 사람들이 스스로 확인할 수 있도록 공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잠깐 느슨해진 독서습관이라면 이런 관리를 통해 다시 모임 전 지정 도서를 완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리가 참여자들에게 스트레스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모두 같은 마음으로 독서모임에 참여하지는 않으니까요. 책을 정말 좋아하고 많이 읽다가, 누군가와 실컷 책 이야기 나누고 싶어서 온 사람도 있고요. 책을 읽고는 싶은데, 중요하다는 것은 인정하는데, 혼자서 읽기 힘들어서 무거운 발걸음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만큼 독서 내공도 다르고 독서습관도 다릅니다. 그러한 상황을 잘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2주에 1권을 읽고 만나는데, 완독률이 떨어진다면 3주에 1권으로 늘려볼 수 있고요. 3주에 1권을 힘들어 한다면 4주에 1권도 가능합니다. 그 이상은 늘어질 수 있어 위험해요. 이것도 다 조율의 문제입니다.


북렌즈에도 한 달에 딱 한 권 읽는 분이 있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권! 심지어 바쁠 때는 한 권을 읽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너무 두껍거나 어려운 책을 선정하면 부담스러워 하겠죠? 심지어는 문학을 대놓고 멀리하는 분도 있고, 문학만 주로 읽는 분도 있습니다. 결국 다 같은 마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우선 책을 읽고 오지 못하는 이유가 ‘책태기’인지 확인합니다. 책태기는 책에 권태기(?)를 느끼며 거리두기를 하는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책과는 멀어졌지만, 사람들이 보고 싶어 오는 경우에 몸만 오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성급하게 독서를 강요하기보다는 기다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 안에서 끈을 놓지 않을 활동을 고민하는 것입니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으로는 자유도서 독서모임 진행입니다. 각자가 자유롭게 책을 챙겨 오고, 서로 다른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방법입니다. 새롭게 책을 읽지 않고, 이전에 읽은 책으로도 자연스럽게 책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과거의 좋았던 기억을 이야기하며 책태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독서 부담을 줄여주는 독서모임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오긴 오니까, 책을 읽고 오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든 후에 유혹하는 것이죠. 꼭 읽지 않고 모여서 원하는 부분을 필사하고, 필사의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모임을 통해 아날로그 감성을 되살릴 수도 있습니다. 책과 좀더 떨어져서 책이 원작인 영화나 뮤지컬을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는 식으로 우회할 수도 있고요. 끈을 놓지 않으려는 노력이 포인트입니다. 


문제가 책태기가 아니라 책의 난이도나 흥미도일 경우에는 도서 선정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우선 어렵거나 분량이 많아서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극단적인 조치로 그림책 독서모임도 추천합니다. 미리 읽지 않고, 모여서 함께 읽어도 될 만큼 부담이 없습니다. 그 다음 난이도로 단편소설집! 대표적으로 김동식 작가님의 소설집은 짧고 강렬해서 인기가 많습니다. 독서 부담이 적고 직관적인 사건들이 가득해서 어렵지 않고 재미도 있습니다. 여러 이야기 중 몇 가지만 골라서 나누면 됩니다. 마지막 꿀팁으로 어른을 위한 동화를 고르는 방법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긴긴밤> 책은 학생부터 성인들까지 모두 만족하는 책입니다. 


실제로 군부대 독서코칭을 진행하는데, 바쁘고 정신 없는 장병들을 위해서 300p 넘지 않는 책을 선정하자고 코치들끼리 합의를 본 적도 있습니다. 학생들 독서캠프를 진행할 때도 바쁜(?) 학생들을 위한 배려로 분량 체크는 기본입니다. 우선은 접근성을 중요시하는 전략을 적절히 사용합니다. 대신 너무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책들은 피해야 합니다. 


흥미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라면 추리소설과 같은 장르문학에 도전해도 좋습니다. 정말 핫한 베스트셀러를 통해 흥미를 이끌 수 있습니다. 평소와 다른 파격적인 도서 선정으로 관심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매번 먹던 집밥 말고 외식을 하고 싶을 때가 있는 것처럼, 색다른 재미를 제공해 봅니다.


책을 다 읽지 못했지만, 모임에 온 다는 것은 모임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도 좋고 분위기도 좋기 때문에, 책과의 관계만 잘 조율하면 됩니다.


이렇게 해봅시다.

1. 페이스 메이커 제도 운영하기 

2. 멤버들의 상황 파악하고 일정 조율하기

3. 부담 없는 형식의 독서모임 진행하기4. 도서의 난이도 조절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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