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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na Oct 26. 2023

계약

'전지적 독자 시점' 독후 소설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소설 책을 다시 펼칠까 말까 고민하던 시간이 꽤나 지났다. 몇 번이나 책상앞에 앉아 책 표지를 만졌지만 차마 책장 넘기진 못지 수일째...


혹시..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몰입 (沒入)'스킬이 발동하지 않을지도?는 생각도 들었지만 또 다시 그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책이 워낙 재미있어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빠져들기도 하고...


그 누구라도 영화 혹은 소설 속의 주인공 또는 인물이 되어보고 싶은 꿈을 꾼 적이 있으리라.이번 경험은 잠시 스쳐가는 인물에 몰입되긴 했지만 그래도 분명 소설 안에 존재하는 듯한 느낌은 확실했다. 이번 엑스트라였지만 앞으로 조연.. 그리고 연인 김독자에게 몰입되어 그들의 눈과 귀로 보고 들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를 일.


두려움보다 호기심이 조금은 한 발 더 나간 그날, 나는 결국 다시 책을 펼치게 되었다.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책 속 이야기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눈 앞에 작은 화면이 떠올랐다.


[몰입(沒入) Lv1.이 발합니다.]


왜 일까. 세상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뭔가 형체가 보이긴 하는데 정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달까?

'뭐야? 왜 이렇게 잘 안 보여?'

마치 내 생각을 안 듯 작은 창에서 메세지가 보였다.


[곤충에게 몰입되어 감각의 일부를 느낍니다.]


'고..곤충...?'

그러고보니 누군가에게 잡혀있는 느낌이 들고 배가 부른 느낌이 든다. 정말 미세 하지만 감각이 느껴졌다.


'곤충이라면..서...설마...?'

"여러분미션은 '사람을 죽여라'가 아니라 '하나 이상의 생명체를 죽여라' 였습니다. 잊으셨습니까?"

'자..잠깐..이 대사가 나왔다는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나는 다시 책을 읽던 책상 앞에 앉아있었다. 아직은 미세한 감각만 느끼는 정도여서인지 다행히 메뚜기가 김독자 손에 터져 죽어버릴 때의 감각은 느끼지 못했다.  순간 안도의 한숨과 함께 '감각을 느낄 수도 있구나'하는 확인을 한 순간였다.  이번엔 사람이 아닌 곤충에 몰입되었기에 주어지는 '패널티'같은 것일지 모르기에 확신 할  없었다.


사람이 아닌 곤충에 몰입된 이유는  뭐였을까?? 너무 단시간안에 몰입되서? 아직 레벨이 낮기 때에??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레벨을 올 수만 있다면 소설 속 인물에게 몰입되어 그들의 감각과 감정을 느낄지도 모는 일이였다. 그렇다면 스킬의 레벨을 올리는건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소설 속 인물들은 '시나리오'를 해결해가며 스킬을 올려간다. 하지만 난 소설 속에 직접 들어갈 수 있는 아니 '시나리오'를 할 도 없는데..

'어떻게 김독자 처럼 소설 속에 들어가서  존재할 수 있을까?'

그 각을 하는 순간이였다.


[한 성좌(星座)의 후원으로 일시적으로 스킬이 올라갑니다]


성좌? 어떤 성좌가 내게 후원을??

소설 속에서 성좌의 관한 이야기는 워낙  많이 나온지라 어떤 존재인지는 충분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나를 후원한다는 말인가? 심지어 난 소설 밖의 현실 속 사람인데??


[소설을 완독(完讀)하지 않아서 스킬이 마저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그...그거야. 소설을 은지 얼마 안됐으니...그..그리고  아직 완결이 출판되지도 않았다고!'

어딘가 말할 수는 없 불만 아닌 불만을 속으로 터트리고 있을 그때,


[일시적으로 몰입(沒入) 스킬이 Lv 3.으로 조정됩니다.]

[몰입(沒入) Lv3. 스킬의 효능인 '접입가경[漸入佳境]'이 발됩니다.]


"뭐..뭐야??"


내 여러 의문들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스킬의 발현과 동시에 뭔가 휘몰아치는 어지러움을 느끼 눈 앞이 깜깜해졌다. 얼마지나지 않아 어지러움이 멈추고 뿌옇던 눈 앞 서서히 밝아지기 시작했다.  이 완전히 보이 시작하자 내가 현재 지하철역 안에 있다는걸 알 수 있었다. 한쪽 벽 뒤에 혼자 웅크린채 앉아 있었는데 바로 앞에 지하철이 지나가는 선로가 보였기 때문이다.


'지하철 역이라면...?'

어디선가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느껴지긴 했지만 꽤나 거리를 두고 있었고 내가 앉은 곳에는 역 이름이 붙어 있 않아 현재 내가 어떤 역에 있는지 확인할  없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여러번 느끼긴 했지만 스킬 레벨에 따른 차이가 어마어마 하단걸 실로 체감하는 중이였다. 몰입 스킬이 Lv3.이 되자 내가 직접 소설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으니 말이다. 다만 '일시적'으로 스킬의 레벨이 올라간다는 메세지가 있었기에 얼마간의 시간일지는 몰라도 그 시간동안 스킬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몰입(沒入) 스킬을 Lv3.으로 올릴 수만 있다면  분명 지금처럼 소설 속에 직접들어올 수 있을테니.. 그나저나 그러려면 시나리오에 참가해야하고 시라리오를 진행하려면 도깨비 방송에 출연해야할텐데?


"에..에헴!"

갑자기 기침소리와 함께 펑~~하고 내 눈 앞에 어떤 존재가 나타났다. 양쪽 돋아난 뿔, 검은색 , 거적을 걸친 모습!! 분명 도깨비였다. 그제서야 소설 속 들어 왔다는 것이 번 더 실감 났다.


"너..넌 누구야?"

"흠흠.. 저...전 비류라고 합니다."

비류라면? 경고 먹은 비형 대신 잠시 방송을 맡기도 했고 성좌들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채널이 폐쇄되었던 그 도깨비 잖아??

"너...넌 채널..폐쇄되지 않았어?"

"그...그래요!!! 그 것 때문에 지금 내가 어...얼마나 무리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다..다시 방송할 수 있게 관리국에 계속 부탁드렸더니 파일럿방송(방송업계에서 프로그램을 정규 편성전에 가능성을 평가하고자 미리 시범적으로 제작하는 1회성 에피소드)보고 평가 하겠다고 기.. 기회를 주셨습니다.  마침 한 성좌님이 제 파일럿 방송을 적극 추천 해주신 덕에 기..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아..아무 그렇게 ..일럿 방송을 허락 받긴 했는데 너..너무 많은 빚을  했습니다! 그 성좌님이 추..추천해주신 화신이 비..빚을 갚아주셔야겠습니다!"


아니 이건 또 무슨 상황. 물론 시나리오를 위해 도깨비 방송의 출연이 필수인 상황이긴하지만 꼭 집어 비류의 방송에 출연하고 싶다고 접 탁한 것도 아니고..게다가 아직 아무것도 없는  어떻게 빚을 갚으란건지;; 


당황스럽긴 해도 그럴수록 정신차리고 제대로 대하려면 책에서 읽었던 비류의 정보들을 필요했다. 기억에 비류는 '유희 찾기'성좌들이 주를 이루었던 방송을 했었다. 다보니 간혹 성좌 중 자신의 화신들이 당하는걸 통쾌하게 즐기는 성좌들도 있었던 듯 고..

그러고 보면 소설 속 주인공 김독자는 비형과 계약을 잘 맺으며 코인을 다량 습득하기도 하는데 혹시..나도 비류와 계약할 수 있을까?..


"흠흠.. 내가 거부하면 어떻게 되는데? 내가 네 방송에 출하고 싶다고 부탁 한 적도 없잖아?"

"그..그렇지만 분명 성좌님이 시나리오에 참가를 간절히 원하는 화...화신이라고 하셨는데..?코...코인 필요하시지 않습니까???"


물론 나는 스킬을 올리는게 목표고 코인을 모으면 내 스킬을 올리는데도 유용긴 할 것이였다.

"좋아. 나도 코인이 필요하고 너 더욱 빚까지 졌으니 코인이 필요한 상황이군. 그럼 일단 파일럿 방송은 언제 시작는건데?"

"..지금 파일럿 방송용 화신을 구해야 하다보니   방송 송출하겠다 예고만 해놓은 상태입니다.

"알았어. 그럼 나도 같이 방송컨셉에 대해 고민해볼께. 저번처럼 '유희찾기'성좌들만 노린다면 또 성좌들이 빠져나가 강제로 채널이 폐쇄될지도 모르잖아? 른 즈를 가진 성좌들 관심을 끌만한 컨셉을 내가 찾아 줄 께. 너의 파일럿 방송의 성패가 갈린 문제이기도 하니까. 대신! 나와 계약을 맺자."

"아..아니..감..히 화신주제에 도..도깨비랑 계약이라뇨?"

"뭐 싫음 말고 대신 네 방송 출연도 거절하겠다."

"아..이거..서..성좌님하고 약속만 아니였어도!!"

나를 후원해 스킬 레벨을 올려준 성좌였다. 비류도 그 성좌 덕에 파일럿 방송을 하게 되었으니 아마 그 대가로 나를 방송에 출연시키기로 약속한 듯 꽤 난처한 표정이였다. 솔직히 나도 믿는 구석이 있어 한번 던져본거고.


"흠!! 그..그래요 대신!!  제가 그 컨셉을 괜찮다고 받아들였을 경우만입니다!! 말씀하신 컨셉을 택하게되면 계약을 진행하지요. 그...그리고 계약 이후에는 컨셉과  련된 활동에 관해서만 코인을 지불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건 아니지. 너가 기본적으로 가진 '유희찾기'라는 컨셉에 대해서도 코인은 지불해줘야지. 그 또한 어쨌든 내가 출연동의를 해야하는거 아닌가대신~ 너의 방송을 찾는 성좌들의 '유희취향'에 맞출 수 있게 나도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할께빚을 나에게 갚으라고 책임을 줄꺼 코인을 받을 권리도 줘야 하는 맞잖아?"

"그...그러면 좋습니다. 대신 비율을 많이 책정 해 줄 수 없습니다!"

"좋아. 서로 리하지 않는 선에서 계약서를 쓰자고, 런데 시.. 너도 아직 내 특성에 대해서 모르나??"

"...인지는 모르겠지만 의를 해주셔야 '특성창'확인이 된다고 나옵니다. 그..그래서  아..아직 저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좋아. 나도 아직 내 '특성'을 모르니 오히려 공평하네. 먼저 계약서를 작성하고 내 '특성창'을 같이 확인하기로 하지아! 물론 내가 '갑'이야."

"그..그런건 상관없습니다. 인간들이야 '갑'을 신경쓰지 도깨비들은 그런건 신경쓰지 않으니까요!!"

"좋아. 그럼 계약서를 꺼내줄래?"


<스트림 계약 동의서>


1. 화신 '정경은(이하 '갑')은 비류(이하 '을')의 파일럿 방송동안 을과 전속 계약을 맺는다.

이후 방송이 정규방송으로 편성되면  해당 계약내용을 갱신할 수 있고 계약 내용 수정을 요청을 할 수 있다.


2. 갑은 '유희찾기'컨셉에 맞춰 활동해야 한다. 이 때 코인 분배 비율은 3:7로 계약한다. 갑은 각 성좌들의 '유희취향'을 맞추도록 노력한다.


3. 갑은 을에게 새로 컨셉을 제안해야한다. 기존에 진행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컨셉이여야 하며 해당 컨셉이 을의 방송에 적합하다 판단하고 그 컨셉을 선택했을 때 그에 관한 인 분배 비율은 5:5로 책정한다.  이 조항은 갑의 컨셉을 선택하지 않을 때 성립되지 않는다.


(...)


중요한 계약은 1,2,3 안에 내용이 다 들어가 있었다.

"비율이 너무 공평하지 않네. '유희찾기'를 3:7로 하면 내 컨셉을 사용했을 때는 7:3으로 해줘야지."

"그..그건 저는 수수료도 내야하고~대출 이자도 내야하고~ ..지출할게 많습니다!"

"음.. 그럼 이렇게 하자. '인센티브'를 계약 사항에 만드는 거지. 만약 나로 인해 너의 '유희찾기'활동의 만족도가 높아지면 4:6 에서 최대 5:5까지 조정해주는 거야. 그리고 내가 정한 컨셉으로 구독 성좌가 늘면 6:4에서 7:3까지 조정해주는 식으로 말이지. 인센티브가 있으면 내가 더 열심히 활동하지 않을까?"

"음...그..그 정도는 서...성과가 있는 조건이니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럼 상세 내용으로 네 채널 '유희찾기'를 위해 접속한 성좌들을 만족시킨 %로 비율을 정해보자. 정확한 기준을 처음부터 정해둬야 좋지 않겠어? 그리고 나로 인해 채널을 구독하는 성좌가 늘어난다면 그 수에 대해서 비율을 어떻게 적용할지도 정하고 말이야."

"조...좋습니다. 다..다만 이 계약 내용들은 정규 방송이 편성된다는 조건에서 입니다."

"그건 당연하지. 그럼 한번 작성해볼까?"


비류와 나의 각 입장 차이가 있어 만족도 몇%를 기준으로 추가 성좌 몇 명을 기준으로 할지 조율하는데는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격렬한 의논 끝에 '유희 찾기 성좌 만족도가 기존 만족도의 30% 향상시 4:6

60% 향상시 5:5까지 널에 추가적으로 들어온 성좌가 열 디섯분일 때 6:4, 사십 다섯 일때 7:3으로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계..계약서를 모두 작성했으니 이제 특성 창을 열어보겠습니다."

 역시도 무척이나 궁금했던 내 '특성창'이였다작게 두근 두근 떨리는 심장을 느끼며 '특성창'을 연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일물정보 일람을 표시합니다.]


'이..이게 뭐야??'

"아...아악~아악~~~!?"

나의 '특성창'을 확인한 비류의 황당한 비명소리가 역안을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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