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코인복권' '당첨조건'에 분명 적어두었죠? 메인 시나리오 진행 기준으로 스킬 발현 시점을 책정한다구요~~"
[성좌들이 맨 아래 조그맣게 적어둔걸 어떻게 보냐고 항의합니다.]
"그러니까 못 본건 성좌님들 탓이죠. 전 분명 명시해 두었습니다."
아하..그런 상황인건가.
파일럿 방송부터 생각해보면 그때 이미 메인시나리오 하나 서브시나리오 하나를 수행했었다. '코인복권'에 투자한 시기를 생각하면 당첨시기를 두번짜로 한 성좌는 거의 없을터...아마 모르긴몰라도 방송이 큰 재미가 없어도 크게 나가는 성좌들이 없었던데는 '코인복권'도 한 몫했을 것이다. 코인을 넣은 성좌들은 당첨 여부를 알기 전까지 채널을 나가기 어려웠을테니.. '코인복권'이 코인벌이에도 성좌들 발목 잡기에도 좋았기에 비류에겐 여러모로 쏠쏠한 시스템이 였을 것이다.
정규방송이 시작된 이후 두번째 메인시나리오가 진행되었고 극잣던전에서는 각층마다 영화를 클리어하며 올라왔으니 각각의 영화를 하나의 시나리오로 보느냐 아니냐에 따라 분명 '발현시점'에 모호한 부분은 있었다. 그러니 저 난리가 날 수 밖에..그나저나..비류 저 녀석..사기(?)칠 때는 말을 안 더듬는건가...?
[성좌들이 '코인복권'에 대해 계속 항의합니다.]
"하하~이거 담청되신 성좌들이 한 분도 없네요. 이거 참 아쉬운 걸요? 그런데 워낙 항의들을 많이 하시니..휴.. 좋습니다. 투자하신 모든 성좌분들 모두 각자 투자한 코인의 30%를 돌려드리죠."
뭔가 엄청 인심씀 듯 말하는 비류였지만 당첨금을 줄 성좌가 없기에 투자 코인의 30%를 돌려주어도 분명 상당한 수익이 있을터였다. 그나마 앞으로 '코인 복권'에 지속적인 투자를 받기위해서도 그렇고 이에 대한 불만 때문에 성좌들이 채널을 빠져나가도 곤란하니 생각한 방법일 것이다. 가만히 보면 머리가 꽤 잘 돌아간다니깐,
[성좌들이 해당 처리에 그럭저럭 만족합니다.]
알고보면 사실 아둔한 있는 쪽은 성좌들이였다. 코인복권에 투자한 코인을 다 날리는줄 알았는데 일부 되돌려준다니 잠잠해지는 모양새만봐도 그렇고..코인 70%가 날라갔다는건 그새잊어버리는.....
비류와 성좌들이 논쟁하는 동안 나는 팀원들과 극장 마지막 층에 대해 얘기하기시작했다.
"드디어 마지막 층이군요."
"지금껏 솔직히 무난하게 영화를 클리어 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만 마지막층은 그렇지 못할 껍니다. 마지막 층에는 극장주인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나도 모르는 정보를 ... 정말 나와는 다른 정보를 알 수 있나보군."
'정보수집'이 성흔인 김솔이 나름대로 오해를 해주는 덕에 사실 내 입장에선 스포일러인 부분들을 팀원들에게 정보로 알려 주기도 좋아졌다.
"극장주인은 육체적으로 싸울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정신을 침식해서 공격하는 자이니까요. 이전에 '환영감옥'에 잠시 갇혀본적이 있는데..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정신적 공격입니다."
"어쩌면 더 무서운 공격이 일지도 모르겠군요."
정성우의 말은 정말이였다. 그렇게 강한 유중혁마져도 극장주인에게 정신을 침식당해 통제당하니 말이다.
"성우씨 생각이 맞아요. 극장주인은 정신을 공격하는 자이기에 팀원들 중 누구라도 정신을 침식해 통제하려 할껍니다. 그러면 저희끼리 싸워햐하는 최악의 상황이 생기겠죠."
어쩌면 다른 존재들과 싸워햐한다는 것보다 더 두려울 상황에 팀원들 사이에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동안 비류도 성좌들과 논쟁을 끝냈고 우리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극장던전의 마지막 층인 '하늘정원'으로 발길을 향했다.
"옛말에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하잖아요. 우리 모두 정신 똑바로 차려서 다 같이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