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8층..'전독시'의 이야기를 잠시 떠올려보자면, 사실 김독자 일행은 유중혁을 구하기 위해 '극장던전'을 들어왔었다. 그는 8층에서 극장주인의 꼭두각시가 된 유중혁과 치열하게 싸웠었는데..혹시 지금우리도 유중혁이나 김독자를 만날 수 있을까??
8층에 있는 '극장주인'도 걱정이였지만 유중혁이 있다면 그건 그거데로 걱정이였다. 우리 넷이 다 붙어도 상대가 안되는 상대가 유중혁이니말이다.
회귀자인 유중혁이 죽으면 그는 새로운 회차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미그가 죽어버린 세계는 어떻게 되어버리는지 김독자도 알지 못했다. 그렇기에 3회차인 유중혁이 죽지않도록 김독자는 최선을다했었다. 그러니나 역시도 같은 이유로 유중혁을 죽이면 안될것같았다.(물론 마음먹어서 죽일수있는 상대도 아니다)
['극장 주인 시뮬라시옹'이 모습을 들어냈습니다.]
8층에는 아직 '극장주인'만이 있었다. 육체적 공격력은 약하지만 정신적 공격은 강한 '극장주인'. 그렇기에 정신을 지배 당하기 전에 공격할 수만 있다면 우리가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극장주인'이 가만히 손놓고 있을리 없었고우리 넷을 인지하자 말자 스킬을 발현하였다.
['극장 주인 시뮬라시옹'이 '정신침식'을 시도합니다!]
유중혁을 꼭두각시로 부렸던 것처럼 우리 팀원 중 하나를 꼭두각시 부릴지도 모르는 상황. 팀원들끼리 싸워야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아야할텐데...제발 모두가 잘 버텨주길..나 또한.....
"윽~!"
내 뒤에 서있던 조성인의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형~정신차려요~ 형!!!"
정성우의 다급한 목소리도 소용없었다. 이미 초점을 잃은 눈동자가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고 보상의 방에서 얻었던 방패를 들고 있는 조성인이였다. 팀에게 든든했던 그가 이제 우리를 두렵게 할 존재가 된것이다.
어쩌면 우리 중 힘으로는 가장강하다해도 무방한 그였다. 하지만 정신은 그렇기 못했던 듯 극장주인에게정신을 침식당한 그는우리의 적이 되어 우리를 공격할 자세를 잡고 있었다. 어찌 어찌 싸워볼 수있다해도서로 다치거나 잘못되어도 문제일텐데...
[성좌들이 재미있는 장면을 기대합니다.]
우리가 곤란해지니 역시 성좌들은 재밌있어 하는군.
['갤러헤드'로 '몸통박치기' 스킬의 효능이 올라갑니다. '몸통박치기' Lv.13]
처음만났을 때만해도 Lv9.였던 그의 스킬. 정성우와 만나며 배후성의 영향으로 모든 스킬의 레벨이 하나씩 올랐을 그였다. 시나리오를 해결하면서도 분명 스킬이 올랐을 것이고 아아이템으로 얻은 방패까지 사용하니 그의 스킬이 최대치로 발현하는 듯 했다.
"으으윽~"
세명이 같이 밀어대는데도 조성인에게 밀리고 있었다. 금방 벽까지 밀린 셋은 금방 숨통이 조여질 것 같았다.꼼짝없이 방패에 온 몸이 짖눌려몸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된 우리 셋이였다.
조성인은 '무력화'와 '찢기' 스킬이 있는 팀원이다.그 다음 상황을 생각하니 끔찍하기 그지 없었다.
'만약 이현성이 있었다면.. 그의 '태산밀기'스킬로 조성인을 대적할 수 있었을텐데...'
그 찰나에도 김독자가 데리고 다니던 일행이 생각났다.하기사 김독자도 극장 8층에는 이현성이 같이 있지는 않았지만 그와 나의 차이... 김독자 일행과 우리 팀원 능력의 차이. ..결국은 줄일 수 없는 그 차이가 실감이 났던 것이다. 극장 8층을 올라오는 동안 너무 무난히 올라왔던 것도 한몫했다. 피 터지게 싸웠다면 각자 스킬레벨은 더 올릴 수 있었을테니...
조성인의 방패 한 가운데서 가장 강하게 짓눌리고 있던 난 살짝 의식이 흐려지려했다.
'이렇게 끝인걸까...잠시라도 좋으니.. 이현성의 '태산밀기'스킬을 쓸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때였다.
[상상력(想像力) Lv3.이 발현합니다.]
['태산밀기'스킬이 발현합니다.]
[레벨이 낮아 발현시간이 정해집니다.]
['태산밀기 Lv1.'스킬 사용시간 : 30초]
맞다! 내 상상력스킬은 이런식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잠시이긴 하지만 나에게 없는 스킬을 발현할 수 있는 것!!! 강력한 스킬인 만큼 사용시간은 너무 짧았지만 온몸이 방패에 묶여버린 팀원들의 손과 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데는 충분한 시간이 될 것이였다. 나는 꺼져가는 정신줄을 잡으며 젖 먹던 힘까지 쏟아내었다.
"으아아악~~"
['극징 주인 시뮬라시옹'이 당황합니다.]
[성좌들이 당신의 능력에 웅성거립니다.]
당황한건 그들만이 아니였다. 나의 힘만으로 조성인이 조금씩 밀리자 팀원들도 깜짝 놀라는 표정이였다.
"지금이에요~! 방패에서 벗어나세요 얼른!"
김솔과 정성우는 빠르게 방패를 벗어났다. 스킬 사용시간이 워낙 짧았기에 팀원들이 빠져나감과 동시에 스킬 발현이 끝나는 듯 해 이번에는모든 힘을 빼버리고 방패아래로 납작 엎드렸다.
갑자기 강해진 나를 밀기위해 더 힘을 쓰던 조성인은 자신의 힘에 의해 벽쪽으로 딸려가고 있었다. 나는 허둥거리는 그의 다리 사이로 간간히 굴러서 빠져나왔다. 조성인은 들고 있던 방패가 먼저 벽에 부딪혔고 벽을 맞고 튕겨진 방패에 머리를 강력히 부딪히며 대자로 뻣은채 기절해버렸다.
빠르기로는 섭섭한일 없는 김솔은 방패에서 벗어나자 말자보상의 방에서 얻었던 쌍검을 들고 어느새 극장주인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육체적으로는 약한 '극장주인'을 해치우는데 이런 빈틈이 찰나의 기회였으니,
"뭐야? 이 것들은?"
그런 김솔을 방해한건 어떤 사람이였다. 처음 봤지만 누군지 충분히 알 수 있는 그였다.
'와..진짜 겁나 잘 생겼네...'
이 와중에도 이런 생각이 드는 내가 좀 한심하긴 했지만.. 지금 상황을 잊어버릴 만큼의 미남인 유중혁이였다. 키도 크고 비율까지 모델 뺨치게 좋은 그가 긴 검은색 코트자락을 휘날리며 우리 앞에 서있었다.
유중혁입장에서 우리는 정체를 알 수없는존재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김독자로 인해 자신이 이미 알고 있던 것과 뭔가 달라진 경험을 많이 했던 유중혁이라 우리를 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듯 했다. 어쩌면 딱 보기에도 우리가 워낙 약하게 보이기도 했고 당장은 극장주인을 처리하는게 급했기에..정신을 침식하는 극장주인인만큼 초기 제압이 중요했으니까 말이다.
유중혁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엄청난 빠르기로 이미극장주인 코 앞까지 다가갔다. 하지만 극장주인도 가만히 있을리 없었다.
['극장 주인 시뮬라시옹'이 '정신침식'을 시도합니다!]
"으악~!"
아무리 강한 유중혁이라도 지금의 극장주인과는 상성이 최악이였다.회차를 거듭하며 연약해진 그의 정신을 침식해버리는 극장주인. 버터보려 애를 쓰던유중혁은 결국 극장주인에게 통제권을 줘버리렸다. 극장 주인이 정신침식으로 부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화신인 그...
'X 됐다...'
평소에 욕이라곤 써본적 없던 나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나도모르게 속으로욕이 흘러나왔다. 조성인을 셋으로 막는 것도 힘에 부쳤는데 유중혁과 어떻게 대적한다는 말인가..
[대부분의 성좌들이 재미있는 구경을 기대합니다.]
[300코인을 후원받았습니다.]
지금 상황에 신나는건 또 성좌들과 비류일테지..
극장주인의 꼭두깍지가된 유중혁이 살벌한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만으로도이미 진 게임이란 느낌이 온몸을 지배했다.
"저...저 사람 뭐야? 지금 저런 능력치 화신이 있다고?"
성흔인 '정보수집'을 이용해 유중혁의 정보를 보고 있는 듯한 김솔이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형~제발 정신차려요~! 형!!"
때마침 신음소리를 내며 깨고있는 조성인 옆에서 정성우가 소리치고 있었다. 지금은 네 명이 붙어도 유중혁의 상대가 될까말까한 상황이라 조성인이 부디 정신을 차리고 우리와 힘을 합쳐 싸워줘야 할텐데...
극장주인에게 통제되고 있는 유중혁은 조성인과 정성우을 향해 먼저 빠르게 움직였다. 아무래도 우리 넷 중에서는 그 둘이 강력해 보였으니까. 맨몸으로도 상대가 될 것 같았는지 그의 무기인 '파전강기'도 들지 않고 정성우를 향해 주먹을 날리는 유중혁. 다행히 조성인은 그 순간을 놓지지않고 자신의 몸을 날리면서 조성인을 반대쪽으로 밀었다.저 주먹만 맞아도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려든 듯 유중혁의 주먹이 꽂힌 벽이 쫙 갈라지며 파편들을 토해냈다.
그때 마침 조성인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극장주인의 통제는 벗어난 듯 보였다. 하기사 유중혁같은 화신의 통제권을 쥐고 있는데 다른 화신을 통제할 필요가 ...
평소 같으면 먼저 나서 싸우던 김솔은 여느때와는 다르게 그자리에 서있었다. 쌍검을 쥔손이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김솔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였는데 유중혁의 정보를 볼 수 있는만큼 두려움이 큰 모양이였다.
'이대로 설마 끝인걸까...?'
솔직히유중혁이 너무 강해서 싸울 의지 자체가 생기지 않았다. 그렇다고 당하고만 있을 수도 없는데... 팀원들 각자 유중혁에게 대응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기에 나 또한 뭐든 해야했다.
나는 주머니 속 깊이 꽂아둔 권총을 만지작 거리며 생각했다. 팀원들은 '유중혁을 죽일 수 없다'는 설정값을 알리 없으니.... 권총이 있긴해도 쓸 수 없었던 나만의 이유. 아직 통제가 안되긴 해도 동물들이 나오는 가방을 활용해야할까? 그나마 새로운 스킬도 깨어났으니 시험도 해볼겸...
막 정신을 차린 조성인이 방패를 다시 고쳐들고 '몸통 박치기'스킬을 발현하며 유중혁에게 뛰어 들었다. 정성우가 힘을합쳐 '들이박기'스킬을 발현했다.방패하나 사이로 그나마 팽팽해진 순간이였다.
[성좌 귀생소자(耳生小者)가 이제야 '꿀잼'이라고 합니다.]
[성좌들이 300코인을 후원합니다.]
하이튼 우리가 곤란에 처할수록 신나는건 성좌들이다.김솔도 그제서야 마음 먹은듯 마른 침을 한번 꼴깍 삼키더니 쌍검을 다시 고쳐쥐었다. 나 역시 동물상자를 열 태세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유중혁과의 싸움이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