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 아뜰리에를 위한 한식 핑거푸드
프랑스에서 떡볶이 쿠킹클래스를 진행했다. 봉사하고 있는 한글학교에서 기회를 줘서 진행할 수 있었다. 11명의 사람이 참가했고, 이걸 준비하던 당시 컨디션이 워낙 좋던 때라 이것저것 준비했고, 워낙 계획 세우기를 좋아하기에 진행 내용을 세부적으로 메모하며 세워뒀었다. 모든 게 원하는 대로 됐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참가자들이 좋아했으니 그래도 성공적이라 할 수 있었다. 그 후에 참가자들로부터 다른 쿠킹 클래스가 또 없는지 문의가 좀 있었다고 했다. 한글학교 교장 선생님께서 물어봐주시기에 미리 생각해 뒀던 다른 메뉴들을 얘기했다. 그러면서 교장 선생님이 조심스럽게 묻기를, 얼마 후에 한국에서 유명한 서예가 분이 유럽투어를 하는데 이 도시에서 처음 스타트를 한다는 것이었다. 혹시 간단하게 한식 다과를 준비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냐고 했다. 많지는 않아도 소정의 수고비를 줄 것이고 재료비는 당연히 다 준다고 했다. 나는 어차피 요리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에 수고비는 상관없었고, 재료비를 다 주면서 내 맘껏 요리할 수 있다니 너무 좋은 기회였다. 당연히 하겠다고 수락했다.
그 후 메뉴를 생각해 보았다.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참가자들이 먹기 쉽게 핑거푸드를 준비하면 좋을 것 같았다. 고심 끝에 짠 메뉴를 간단한 설명과 함께 교장선생님께 보냈다.
1. 참치쌈장 쌈밥
경험해 보니 외국인들이 쌈장을 좋아하더라. 미니 상추 위에 동그랗게 미니 주먹밥을 만들어 올리고 그 위체 참치 쌈장을 얹어준다.
2. 떡갈비
단백질 메뉴료 미니 떡갈비를 만들어 하나씩 가져가기 쉽게 꼬치를 꽂아준다.
3. 떡꼬치
너무 크지 않게 떡볶이떡을 반절씩 잘라서 3개쯤 꼬치에 꽂아 미니 떡꼬치를 만드어 한국의 매콤 달콤 양념과 떡을 맛보게 한다.
간단하게 작성한 메뉴를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메뉴가 너무 좋다는 답장을 받았다. 어려울 메뉴도 없고 20명분으로 식사가 아닌 가벼운 다과니까 크게 준비할 게 없을 것 같았다.
서예 아뜰리에는 오후 4시에 시작한다고 했고, 끝나는 시간인 6시에 맞춰 다과를 준비하면 된다고 했다. 나는 약 4시에 퇴근해서 1시간 안에 모든 요리를 마치고, 6시까지 이동할 계획을 세웠다. 전날 미리 장을 봐서 준비할 수 있는 것은 미리 준비를 해둘 생각이기에 미리 계획들을 세웠다. 장 볼 리스트를 미리 작성한다. 떡 2팩, 쌀 2 kg, "쪽파 하나, 된장, 당근, 단무지, 김, 미니상추, 참치 2캔, 소고기 다짐육 500 g, 계란. 장을 보니 대략 43유로가 나왔다. 별로 많이 산 것 같지 않은데 돈이 은근히 나왔다. 그다음은 해야 할 것들을 순서대로 작성해 본다. 전날 참치 쌈장은 미리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둔다. 밥도 미리 해서 보관해 둔다. 소고기 다짐육도 밑간 해서 동그랗게 모양을 만들어 냉장고에 넣는다. 떡꼬치를 위한 떡을 잘라 미리 꼬치에 끼워두고 양념소스도 미리 만들어둔다. 전날 계획대로 모든 걸 마무리해 둔다. 머릿속으로 다음날 해야 할 일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본다. 문제없이 다 잘 해낼 것 같다.
당일 출근해서 일을 하고 3시 반에 퇴근한다. 집에 도착하니 4시다. 1시간 안에 모든 준비를 끝내야 한다.
1. 미니 떡갈비를 프라이팬에 잘 익혀준다. 통에 담는다.
2. 추가된 메뉴가 비빔김밥이다. 미리 해뒀던 밥에 고추장을 이용해 비빔밥처럼 간을 해준다. 당근을 채 썰어 볶고 계란 지단도 만든 후 잘 썰어준다. 부추도 볶아서 3색 재료를 모두 준비한다.
3. 떡꼬치를 기름 두른 프라이팬에 겉이 바삭하게 구워준다. 소스는 따로 통에 담아 함께 챙긴다.
4. 마지막으로 밥을 동그랗게 미니 주먹밥으로 만든다. 미니 상추를 씻어서 봉지에 담고 미리 만들어뒀던 참치쌈장도 챙긴다.
여기에 추가로 참깨, 나무꼬치, 위생장갑과 같이 필요한 것들까지 챙겨 모두 커다란 가방에 가득 담는다. 5시가 조금 지났다. 늦지 않았다. 처음 가는 장소기에 조금은 여유롭게 출발한다.
다행히 시간 맞게 도착했다. 아직 서예 클래스가 진행 중이었다. 나이대가 다양했다. 서예가 분은 생각 보니 젊은 여자분이셨고, 그분의 동생인 것 같은 (아마도 매니저 역할을 하는 듯했다.) 분도 함께였다. 두 분 다 불어를 못 하셔서 교장선생님이 통역을 해주며 클래스를 진행하는 것 같았다. 내가 도착했을 때 참가자들이 글쓰기를 끝내고, 마지막으로 서예가 분이 글씨 하나를 쓰기 시작하셨다. 보고 싶었지만, 나는 이 분들이 모두 끝나기 전에 한쪽 자리에 다과를 차려야 했다. 구비된 큰 접시들을 잘 정렬해 놓고 가져온 요리들을 하나하나 꺼내 담기 시작했다. 미니상추 위에 미니주먹밥을 올리고 그 위에 참치쌈장을 조금씩 놓았다. 두 번째 접시에는 미니 떡갈비를 하나씩 두고 떡갈비에 이쑤시개를 꽂아주었다. 그다음은 김밥을 하나씩 정렬해 두고 김밥에도 이쑤시개를 꽂아 준비해 두었다. 마지막으로는 가져온 떡꼬치에 양념을 발라서 그릇에 잘 정렬해 뒀다. 준비가 금방 끝났다. 마침 서예가 분이 글씨를 다 쓰셨다. 나도 구경했다. 꿈이라는 글자를 예쁘게 쓴 거였다. 꿈이란 단어에 대해 설명하고 오늘 이 시간이 너무 즐거웠다며 여러분과 다음에는 한국에서 다시 만나기를 꿈꾼다며 인사를 하셨다. 모두 함께 박수를 쳤다.
준비해 뒀던 음료수인 주스, 탄산수에 샴페인이지만 샴페인지역에서 나온 게 아니라 샴페인은 아닌 Crement도 있었다. 나는 할 일을 다 끝냈기에 신나서 크헤명을 맘껏 마셨다. 사람들이 어떤 요리를 챙겨가나 옆에서 슬쩍 구경했다. 음식을 맛보고는 나에게 다가와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챙겨 온 음식이 거의 다 동이 났다. 서예가 분들도 한국에서 먹던 맛이라 너무 반갑다며 고맙다고 하셨다.
프랑스에 와서 한국에 있을 때와 달리 개인 시간이 많아서 매일 요리를 하기도 하지만, 외국인들을 위해 요리를 할 수 있는 기회들이 몇 번 있었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내가 정말 요리하는 것을 좋아함을 다시금 느끼고 있다. 지금까지 외국인연구원 커뮤니티에서 30명을 위해 저녁을 요리했었고 (https://brunch.co.kr/@hwakwi/188) 11명의 프랑스인들에게 떡볶이 쿠킹 클래스를 진행했다 (https://brunch.co.kr/@hwakwi/205) 여기에 이 날의 핑거푸드까지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사람들을 위해 요리하는 게 너무 즐거웠다. 이후 또 이런 기회를 만들고 싶어서 한글학교에 가정의 달행사를 제안하고는 45명을 위한 점심을 준비하게 되었다. (https://brunch.co.kr/@hwakwi/208) 뿐만 아니라 쿠킹클래스에 대한 요청들도 있어서 두 번의 쿠킹클래스를 더 진행하였고, 조금은 종교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서 한인 성당을 찾아갔다가 나를 알고 계시는 분이 있어서 한인성당을 위해 요리까지도 하게 되었다. 종종 친구와 가족들이 말한다. 프랑스에 요리하러 갔냐고... 혹시나 모르는 분을 위해, 나는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화학전공) 프랑스에서 박사 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요리는 내 취미이다- 직업이 아닌 취미로라도 인정을 받고 사람들이 좋아해 주니 뿌듯하다. (오히려 본업에서 성과가 없어 힘든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