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크리스마스에 혼자 영화관에 가곤 한다. 다른 이유는 없다. 시간이 있고, 영화가 보고 싶을 뿐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항상 대작들이 상영되곤 하니까. 크리스마스에 영화관에는 물론 거의 커플들로 가득 찬다. 왼쪽도 오른쪽도, 내 앞 뒤 모두 커플들이다. 난 그저 신경이 쓰이지 않는 거다. 난 그저 혼자 영화를 볼 뿐이다. 영화는 재밌기만 할 뿐이다.
나는 혼자 사는 삶에 익숙하다. 어릴 적에는 분리불안 장애로 엄마와 떨어지는 걸 극도로 두려워하는 아이였는데, 어쩌다 보니 자라서는 혼자가 너무도 편한 어른이 되어버렸다. 혼자에 익숙하고 딱히 외로움을 느끼지도 않는다. 취미 부자라 할 일도 언제나 많아 심심하지도 않다.
비혼주의자냐고요? 난 결혼하지 않을 거야!라고 단정 짓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결혼을 위해 애쓰고 누굴 만나기 위한 노력 같은 것을 하지도 않는다. 아이는 안 낳을 거냐고요? 난 아이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게 “내” 아이일 필요를 느끼지 못할 뿐이다. “내” 아이를 낳아야겠다는 생각은 어릴 적부터 단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 난 그저 내 조카들과 내 친구들의 아이들과 같이 내 주변의 아이들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살아가려 한다.
이 책은 내가 혼자 살고 있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어 써내려 간 책이다. 꼭 결혼을 하고 연애를 하고 아이를 낳아야 하는 삶만이 있다는 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그저 나처럼 살아가는 사람도 있어요-라고 말해주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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