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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금토끼 May 09. 2024

신용 없이 신용카드 만들기

미국에서 신용점수 쌓기

독립도 했겠다, 신용카드를 만들어야겠다!

나는 당차게 좋은 신용카드를 찾았다. 그리고 지원했다.

그러나 내가 신용카드를 받는 일은 없었다. 나는 신용 점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신용점수가 없는건 알았다. 하지만 신용점수는 신용카드가 있어야 쌓인다. 하지만 신용점수가 없으면 신용카드를 못 만든다?


어이없는 악순환이었다. 게다가 신용점수 없다고 마구 지원하다가는 점수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인터넷을 찾아서 신용 점수가 없거나 낮아도 발급받기 쉬운 카드들을 찾았다. 그 중 신중하게 세개를 골라서 지원했다.


그리고 2개의 신용카드를 받을 수 있었다.



첫번째 카드는 체이스(Chase)에서 발급한 학생용 신용카드(Freedom Student)다. 이제는 해당 라인업이 사라진 것 같지만 Freedom Rise가 대신 있다. 이제 막 대학 졸업한 내 동생은 프리덤 라이즈로 첫 신용카드를 받았다.


체이스는 신용 점수가 없는 사람들에게 깐깐한 편이다. 다행히 나와 동생은 체이스에 체킹 계좌가 있었기에 첫 카드를 체이스로 시작할 수 있었다.


프리덤 스튜던트는 매년 연체 없이 유지하면 20불을 주고 (첫 5년간), 모든 구매에서 1%의 캐시백을 받는다. 당연히 연회비는 없다.


프리덤 라이즈는 20불 보너스는 없지만 1.5% 캐시백을 받고 카드 받고 첫 석달 안에 자동이체를 연결하면 25불 보너스를 준다.


둘 중 무엇이 나은지는 딱 잘라서 말하기 힘들다. 만약 내가 대학생이었고 이 신용카드를 오래 쓸 예정이었다면 지금의 프리덤 라이즈가 더 좋았을거다. 0.5% 차이라곤하지만 4년 동안 이런저런 지출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이득이다. 하지만 독립하고 카드를 만든 나로서는 그 당시에 프리덤 스튜던트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두번째 카드는 캐피탈 원에서 발급받았다. 캐피탈 원(Capital One)은 디스커버(Discover)와 비슷하게 신용카드를 쉽게 발급해주는걸로 유명하다.


혜택도 없고 연회비도 없는 일반 데빗카드와 다른게 없었지만 어쨌든 만들어둬서 나쁠건 없었다. 미국의 신용점수는 여러가지 기준으로 매겨진다.


연체(late payment)가 얼마나 있었는지, 가장 오래된 신용 계좌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었는지, 신용 한도는 얼마나 되는지, 한도에서 얼만큼 빌렸는지, 지난 2년간 신용조회가 몇번 되었는지가 주된 기준이다.


좋은 신용 점수를 위해서는 연체는 절대절대 없어야하고, 신용조회는 적을수록, 한도는 많을수록, 계좌는 오래될수록 좋다. 하지만 한도내 사용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기준이 없다.


일반적인 의견은 전체 한도에서 30% 이내로 사용해야한다는 사실이다. 만약 1만불 한도의 A 카드와 2천불 한도의 B 카드가 있다면, B 카드는 한도까지 2천불 다 쓰는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어느 카드건 한도를 넘어서 사용하면 문제가 된다. 내가 2번 그랬었는데 2번 모두 신용점수가 30점씩 확 깎였다. 다행히 다음달에 모두 지불해서 점수는 다시 원상복구되었다.


2년전 671(Poor)점에서 출발해서 이제는 730점(Good)을 달성했다


자본주의의 나라 미국에서 신용점수는 굉장히 중요하다. 물론 신용점수가 높으면 좋은 신용카드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신용점수의 진정한 쓰임새는 집이나 자동차를 살때 있다.


미국에는 모기지(Mortgage)가 활성화되어있다. 집이나 자동차처럼 비싼걸 살때 미국 사람들은 첫 다운페이(down payment)만 내고 나머지는 모기지로 돈을 빌려서 충당한다. 다운페이는 일반적으로 20%를 낸다.


즉, 4만불짜리 테슬라 자동차를 살때 8천불만 내고 나머지는 꾸준히 갚는 셈이다. 당연히 빌린 돈이니만큼 이자가 붙는다.


한국 사람들은 이자 내는걸 꺼려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하지만 미국 사람들은 이자 같은건 신경쓰지 않고 모기지를 활용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인들은 미래를 밝게 본다. 그들의 나라는 언제나 잘 살거라는 믿음이 있다. 그리고 실제로 지난 수십년간 그 믿음은 현실이었다.


자동차야 액수가 작으니 이자도 크지 않지만, 집은 얘기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30년 모기지로 현재 6-7% 금리에서는 원금보다 이자를 더 많이 내야한다.


바로 이때 신용점수가 쓰인다. 신용 점수가 낮으면 은행들은 7%, 심하면 8-9%의 금리로만 빌려준다. 반면 신용점수가 높으면 더 낮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1%의 차이라고 할지라도 빌리는 액수가 백만달러(13억)를 넘어가면 이자 차이로만 20만불(2.6억)이 생긴다.


미국에서 살려면 신용점수는 반드시 관리해야한다. 그리고 그건 어렵지 않다. 신용카드를 만들고 적당히 쓰고 연체하지 않으면서 오래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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