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금토끼 Jul 07. 2024

자유와 책임이 따르는 미국 회사

이제 내가 일한지도 어언 2년이 다 되어간다. 첫 취업이라 떨리는 마음에 실리콘밸리에 정착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라니.


나도 어느덧 신입이라는 타이틀과는 거리가 너무나도 멀어졌다. 올해 여름방학에도 인턴이 왔는데 어색하기도 하고 그래서 쉽사리 친해지지 못했다.


오늘은 미국 회사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들을 말해보려고 한다. 자유의 나라, 미국답게 회사 역시 직원들에게 상당한 자유를 선사한다.



많이들 들어봤을지도 모르지만 복장이 자유롭다. 동부 뉴욕에서 일하는 금융가들이야 암묵적인 복장이 있다고 들었지만 실리콘밸리는 아니다. 모두가 자유롭게 입고 출근한다.


청바지나 면바지처럼 일반적인 복장부터, 반바지 츄리닝까지. 그 누구도 다른 사람 복장을 보고 지적하지 않는다. 다만 예쁘게 입었다면 스몰토크의 일부로 마음에 든다고는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출퇴근이 자유롭다. 우리 회사는 하이브리드 출근제(월/금 재택, 나머지 출근)를 운영하고있지만 깐깐하게 지켜지지는 않는다. 나도 얼마 전에 시애틀 본가에 갔다온다고 일주일을 온라인으로 일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회식(offsite)은 언제나 일하는 시간에 있다. 모두가 일할만한 점심 + 오후 시간대에 있는 Offsite는 재밌는 활동들을 한다. 지난 2년 동안 우리 팀은 탑골프, 고카트, 유리공예 등을 했었다.


일하는 시간 역시 자유롭다. 카페에 갈때 우르르 몰려간다거나 일하면서 롤 방송을 보는 직원도 있다. 바로 뒤에 매니저(상사)가 있는데도!


하지만 이 모든건 직원이 훌륭한 성과를 낸다는 가정 하다.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이 자유롭듯, 회사 역시 생산성이 떨어지는 직원을 자를 자유가 있다. 트럼프의 "You're fired!"가 가능한건 고무줄처럼 유연한 미국의 고용법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책임을 진다. 주어진 업무들을 보다 생산성있게 처리해야하는 책임. 큰 힘에는 큰 책임이 있듯이 큰 자유에도 큰 책임이 따라오는 셈이다.


게다가 생산성이 훌륭하더라도 해고되는 경우가 있다. 재작년부터 시작한 Layoff의 바람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개인의 생산성 또는 귀책 사유를 문제로 Fire되는 것과 Layoff는 완전 다르다. 주로 팀 단위로 이뤄지는 Layoff는 생산성이 높은만큼 돈도 많이 받는 시니어 레벨(부장급)과 당장의 수입이 없는 R&D 팀 위주로 이루어진다.


개인이 아무리 열심히 해보아야 Layoff에서 살아남는건 운의 레벨인 셈이다. 다행히 나는 살아남아서 아직 돈 받고 일하는 중이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위태로운 자리이지만 나는 미국 회사가 마음에 든다. 책임이 따르더라도 나는 자유로운게 중요하니까.






이전 09화 독립기념일과 심포니와 불꽃놀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