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간다
처음 토론토 출근길은, 어느 출근날 아침, 한 커플이 앞자리에 앉아 수다를 떠는 모습을 보면서 시작했다. 대부분 아침 출근길에 보이는 많은 사람들의 무표정한 표정과 달리, 토론토로 가는 길이 즐거워 보였다. 물론 둘의 수다내용은 생각보다 그리 즐거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인터넷 서비스 바꿀까? 하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남자가 이야기하고 여자가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모습이 새로워 보였다. 그리고,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니, 꽤 재미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출근하는 사람, 야구경기를 보러 가는 사람, 관광객, 학생 등등등 말이다.
내가 사는 곳이 북미에서 4번째로 큰 도시이고, (멕시코시티, 뉴욕, LA 다음) 이름 한 번씩은 들어봤을 법한 관광지인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이지만, 정작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냥 매일 같은 일상일 뿐이고, 세계 어느 곳과 똑같이 즐거운 일, 슬픈 일, 화나는 일, 기쁜 일들이 있고, 사기꾼도 있고, 쓰레기를 주어 쓰레기통에 넣는 사람들도 있는 곳이란 걸 말하고 싶었다. 물론, 결과적으로 제일 조회수가 많은 건 캐나다 점심시간에 대한 글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쓰는 동안 여러 일들이 있었다. 근무지는 이사를 했고, 사춘기 딸과 아주 대차게 한바탕 싸우기도 했고, 10년 동안 가지고 있던 싱글파더란 딱지도 떼어버렸다. 엑스박스도 새로 사고, 몸무게가 10kg 넘게 늘은 것도 포함해서 말이다.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계속해서 다른 방법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나처럼 일기 쓰듯이 하루하루를 살다가, 숙제하듯이 하나하나씩 쓰는 사람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쓴 내 글이 어떤 누군가의 도움이 되었을지는 모르겠다. 토론토도 별게 없네라고 생각하게 될지, 저런 인간이 내 상사가 아닌 것에 감사해하게 될지, 애 딸린 돌싱도 결혼하는데 나는 뭐 하고 있나라고 자책하게 했을지 말이다. 하지만, 부디 내 글을 읽은 많은 사람들에게 부디 좋은 일이 가득하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면, 나중에 그거 다 내 덕이라고 숟가락 얹는 일이라도 할 수 있게 말이다.
하와이 한 달 살기, 뉴욕 한 달 살기 같은 콘텐츠들이 있다. 세계 유명 관장지나 도시에 한 달간 살아보면서,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좋은 것들을 찾는 내용들이다. 이제 나는 한국으로 "서울에서 두 달 살기"를 하러 떠난다. 내가 태어난 곳, 친구들이 있고, 가족들이 있는 곳 말이다. 이제는 국제면허증이 있어야 운전이라도 할 수 있고, 신분증은 캐나다 여권을 보여줘야 하는 곳이지만,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매우 기대된다.
그럼 그동안 토론토 출근길 읽어줘서 모두들 Thank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