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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님과 무수리들

by 황마담
전쟁 같았던, 세 딸들의 일상 중에서.. ^^ㅋ


딸 부잣집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경험을 해 봤을 것 같은데..


어린 시절에,

세 명의 딸들이 한 집에 산다는 건..

엄청난 경쟁과 시기와 질투를 동반한다;;;


우리도 마찬가지! 였는데..

이때에는, 동생들의 불만이 엄청났다.


엄마에게, 첫째인 나만 공주님이고-
동생인 자기들은 무수리 였다는 거다~ ㅋ


그렇게 된 이유는.. 나름 분명했다.


엄마의 입장에서는, 늘..

옷 하나를 사더라도, 첫째인 나를 기준으로-

내 옷을 먼저 사고, 동생들에겐 물려 입히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으니까.


또, 이 때는..

나만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었기에-

엄마는 매일 아침, 내 머리만 이쁘게 빗어주었고.


(정말 매일매일, 완전 다른 스타일로-
머리를 묶어주고, 땋아주고 했었기에..
선생님들도 '니네 엄마 참 대단하시다.'
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v)


내가 학교에 가고 난 뒤-

집에 있는 동생들의 머리는 너무나 대충.

아무렇게나 빗어주었다는 거다.


하필, 이 사진에서도-

나만 머리가 길고, 동생들은 커트 머리인데..


동생들은 내내.. 그래 왔다고 주장을 하지만-

(커트 머리는 손이 별로 안 가도 되니까;;;)


내가 오래된 가족 앨범들을 정리하다보니,

그 주장이 사실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다른 사진들도 대거 발굴(?!)이 되어서..


그 사진들을 증빙하여,

동생들의 '기억의 오류'에 대해 정확하게!

사실 확인을!! 시켜주기도 했다. ㅎㅎㅎ




그럼에도, 사실 분명했던 건-


엄마는, 첫째 딸인 나를..

마치 엄마의 살아있는 인형이라도 되는 것처럼-

예쁘게 꾸며서, 밖으로 내보내는 걸..

참으로 즐겼다는 것이다.


나중에, 동생들은..

나 때문에 엄마가 많이 지쳐서 그랬는지-

조금은 대충(?!) 했었다는 것을..

솔직히 객관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


하지만 그것도, 나이가 들고 나서는-


그게 무엇이든.. 먼저 일어나서, 먼저 입고,

먼저 나가버리는 사람이 임자가 되었으니-


어찌 매일 매일이..

전쟁터가 아닐 수 있었겠는가.. 말이다. 흑흑~




세 자매.


어릴 때는.. 그렇게나 많이 싸우고, 미워하고,

그래서, 심지어는.. 서로가 없어지기를-

간절히 바랬던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

각자의 가정을 꾸리고 살게 되니..


자매가 있다는 건-

참으로 다행이고, 행복한 일! 인 것 같다.


서로가 서로에게, 아주 내밀한 부분들까지..

모두 숨김없이 (숨길 수도 없이) 잘 알 수밖에 없는-


인생에서, 제일 서로를 잘 아는..

'가장 오래된 친구' 이기도 하거니와-


당췌.. 이모가 없다면,

조카느님들은 누가 키우겠느냔 말이다!! 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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