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저혈압에, 빈혈이 심해서-
종종 기절하는 모습을 봤던.. 기억이 있다.
그럴 때면, 정말 풍선에 바람이 빠지듯이-
픽~ 하고, 맥 없이 쓰러지셨는데..
그 모습을 보고-
놀라서 달려간 내가.. 엄마를 흔들어서,
간신히 깨웠던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그 때 분명히 뭔가, 조치를 했던 것 같은데..
그 기억은 가물가물~ 하다;;;)
그렇게 약한 몸으로,
자식을 무려 넷이나 낳아서 키운 엄마가..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엄마의 그런 유전적 결함(?!) 을..
자식들이 모두 “골고루- 물려 받았다” 는 것이다.
나만 해도, 엄마처럼..
저혈압에, 어지럼증에, 멀미가 심해서-
어릴 때는.. 정말 차만 타면, 무조건!!
어지럽고 메쓱- 거려서, 구토를 하기가 일쑤.
그러다보니, 승차와 동시에-
어떻게든 자려고, 엄청 노력을 했는데..
(일단 잠만 들면, 그 다음엔 좀 나으니까;;;)
그것도 쉽지 않은 날엔, 여러모로 아주 고역이었고..
나중에는, 차를 타는 것이 공포가 되기도 했다.
나는, 지금까지도.. 장거리 버스는 힘들고-
(그러면서 운전은 한다는 게, 참으로 신기하다! ㅋ)
배를 타는 것도 힘들고,
역방향으로 앉아서 가는 것도 힘들고,
심지어.. 놀이기구도 거의 못 탄다. ㅠㅠ
한번 잘못 타게 되면, 하루 종일 헤롱헤롱-
나는 분명! 가만히 있는데..
땅이, 지구가.. 마구 흔들리고, 돌아간다;;;;
얼마 전에도, 제주도에서 완도까지..
배로 이동을 했다가- 완전 초죽음.
(멀미약을 먹고, 키미테까지 붙였음에도;;;)
거의 이틀을 죽다가 살아났다. ㅠㅠ
외형적으로 가장 아버지를 많이 닮은 둘째는,
엄마에게서, "길치"를 물려받았는데..
이사를 가면, 정말 오래도록-
집도 못 찾아올 정도로, 길치가 심각했고-
(전학 후에, 집을 못 찾아가는 둘째를 데려가라고-
선생님이 집으로 전화를 해 줄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둘째는 지금까지도..
낯선 곳이나 낯선 길은.. 절대! 안 가는 것 같다.
(나도, 길치였으나..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절실한 필요에 의해, 후천적으로..
정말 피눈물 나는 노력(!!) 으로.. 극복했다.)
외형적으로 가장 엄마를 많이 닮은 셋째도, 역시
나처럼.. 어지럼증과 빈혈, 멀미 등이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아이를 낳고는 다 없어졌다고 한다.
(역시.. 엄마는 위대하다! 고 해야 하나?! ㅎㅎㅎ)
또, 우리 엄마는..
알콜이나, 카페인 등에 무지 취약한 체질이라-
커피는 물론이고, 박카스도 못 먹고-
술은.. 그냥 술자리에 앉아만 있어도,
냄새에 취해 버릴 정도로 쥐약인데..
이 유전자는.. 나를 비롯하여, 막내 남동생까지-
모두가 거의 공통으로 물려 받았다. ㅋㅋ
물론, 그 안에도 조금씩- 다양한 편차가 있긴 하다.
내 경우엔, 커피는 아무리 마셔도 상관 없는데-
박카스에 아~주 취약하고, 술도 좀 힘들고..
둘째는.. 박카스, 커피, 술..
모두에 취약해서, 전혀 입에도 못 대고..
(그나마 요즘, 커피는 좀 극복한 듯 하다~ ㅋ)
셋째는..
커피와 술은 좀 하는데, 박카스에 취약하고..
(그나마, 셋째가 우리 가족 중에
제일 술을 잘 마시는 편인데-
엄청난 후천적 노력으로 극복한 듯 하다;;;ㅋ
나도 술은, 엄청나게 노력도 해봤는데..
안 되는 건.. 또 절대 안 되더라는 ㅠㅠ)
막내 남동생은..
커피와 박카스는 먹는데, 술에 취약하고..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실로, "위대한 유전자의 힘" 이라 할 수 있는데..
그래도, 엄마의.. 기본적으로 착한 심성과,
좋은 머리를.. 모두 잘 물려 받았으니-
이제는, 그저.. 모든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사람이 좀 아쉽고 부족한 점도 있어야..
인간미 있고, 맛도 있는 게 아니겠는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