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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만복 Jun 17. 2022

11시 20분

서른 번째 시

거친 매트 위로 차가운 입김이 불어왔다

부끄럼 모르는 스피커로부터 그는 시 한 편을 짓고

울리지 않을 전화기 옆에 서서

굳어가는 밥풀떼기처럼 그것을 기다렸다

그대가 기다리는 것은 삶인가 죽음인가

그래 어차피 꿈에서도 잊힐 사람이라

가슴에서 몇 푼 정도 꺼내면 충분하다고

더 이상 이 차디찬 달빛 아래를 거닐 필요도 없겠지만

방바닥에 막 굴러다니는 머리카락 몇 가닥조차

우리는 어제를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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