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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만복 Jun 17. 2022

1번 도로

서른한 번째 시

당신에게 돌아가기 위해 온 세상을 돌아다녔지만

결국 이 자리에서 발이 묶이고 말았소

수선화처럼 미소가 아름다운 당신에게

이 꽃 한 송이를 건네는 것이 소원이었지만

숙연한 그림자로부터 지금 내 몸이 식어가고 있소

차가운 비를 온몸에 맞으며

나를 원망하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당신


아- 당신

지금 당신에게 갈 수만 있다면

이 자리에 떨어트린 뼈나 살 따위는

한낱 전리품에 지나지 않소

내 죽음만 떨어뜨릴 것을

당신을 향한 그리움과

당신을 만나기를 고대했던

수많은 불면의 밤과 별까지

어떻게 이 자리에 두고 가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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