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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만복 Jun 22. 2022

불면증

쉰여덟 번째 시

다리 위로 개미 한 마리가 오르락내리락

질척거리는 늪에서 잠을 청하려고 발버둥을 친다

눈을 감고 애써 몸부림도 치지 않았지만

떠오르는 한 편의 영화가 몸을 무겁게 만든다

밖에는 비가 구슬피 내려오는데

혹시 어깨가 젖어 들어오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끝없이 마음을 훔쳐 간 당신이

다시금 부족한 것들을 찾으러 오지는 않을까

결단코 문단속도 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마음을 두드리는 것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문득 창문 밖 고양이 우는 소리에도

들어올지 말지 고민하며 기다리다

자기 신세처럼 가여워 망설이는 것은 아닐까

방랑자는 불을 끄고 켜기를 밤새 반복하면서도

조금도 지칠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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