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아홉 번째 시
꽃이 죽었다
꽃을 갉아먹는 풀벌레들이
자기가 꽃인양 주장하는 세상
벌레 한 마리가 다른 벌레에게 꽃이라 부르고
또 다른 벌레에게 자기가 꽃인양 부르고
벌레들은 자기가 벌레인지 잊고
꽃을 벌레라고 욕하며 갉아먹는다
그렇게 꽃은 벌레로부터 죽었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 꽃은 여전히 살아있다
하얀 침묵의 그늘로부터 숨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