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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ㄱ 숲해설가 황승현 Apr 24. 2020

세자매 구름 이야기(구름의 여정storytelling)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4.24.금. 뭉클한 구름 이야기)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고

계곡이 깊으면 물의 여정이 길며

물의 여정이 길면 추억이 깊다'



푸르른 창공의 하얀 구름 세자매

하늘을 떠가다

첫째는 회색빛 감성이 좋아 도시에 머물고

둘째는 보랏빛 감성으로 평화로운 농촌에 머물고

세째는 푸른빛 감성으로 산촌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커다란 무거운 구름이 되었을 때

첫째는 위로 치솟은 빌딩숲으로 비가 되어 내리니

무덤덤한 회색빛 건물들을 씻어내며 아래로 흘러

수많은 차량이 쏟아내는 소음과 분진을 핧고

아스팔트의 얼룩진 오물들을 씻어내며

낮은 곳으로 향하여 어두 컴컴한 하수구로 내려갔지요.


그곳에 사는

라바인 옐로우와 레드를 만나

어떻게 하면 어두컴컴하고 칙칙한 곳에서

밝게 생활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위로했습니다.


마음에 남는 기억은

어느 골목길에서 만난

비 맞으며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늙은 고양이를 어루만졌던 기억이었습니다.


푸르른 창공의 하얀 구름 세자매

하늘을 떠가다

첫째는 회색빛 감성이 좋아 도시에 머물며

무거운 구름이 되었을 때

빌딩숲으로 비가 되어 내리니

무덤덤한 회색빛 건물들을 씻어내며 아래로 흘러

수많은 차량이 쏟아내는 소음과 분진을 핧고

아스팔트의 얼룩진 오물들을 씻어내며

낮은 곳으로 향하여 어두 컴컴한 하수구로 내려갔지요



그리고

어두운 통로를 돌고돌아 빠져 나왔을 때

아파트들이 밀집한 개천이었는데

첫째의 하얀 구름빛깔은 시커면 빛깔로 바뀌었으나

좋은 생각으로 가득한 천성에

얕은 곳으로 흘러가며 개천에서 물질하는 새들에게

반가운 인사와 위로를 전하는 것이었지요.

'염려 마셔요! 더 늦기전에 저의 원래 빛깔로 돌아올께요.'


둘째는

봄 가뭄에 타들어가던 들녘에

소담스럽게 많은 비로 내렸습니다.

여러 실개천에서 흘러내린 물줄기는

저수지에 모여들어 커다란 호수를 이루니

'대지의 눈동자'같은 맑은 빛깔로 하늘의 또다른 자매 구름들을 얼빛추었지요.


둘째는 보랏빛 감성으로 평화로운 농촌에 머물고

봄 가뭄에 타들어가던 들녘에

소담스럽게 많은 비로 내려

여러 실개천에서 흘러내린 물줄기는

저수지에 모여들어 커다란 호수를 이루니

'대지의 눈동자'같은 맑은 빛깔로 하늘의 또다른 자매 구름들을 얼빛추었지요



다시 구름이 되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호수를 나선 물줄기는 메마른 곡식들을 적시고

시냇물로 접어들어 풍요를 기원하며 졸졸졸 더 넓은 곳으로 흘러갔습니다.



둘째의 기억에

노모차 의지해 들녘으로 힘겹게 걸어가시는 늙으신 어머니

들녘에서 일하는 혼자사는 아들

그 모자의 처진 어깨에 비로 내려앉을 때

마음이 숙연했지요.



세째는

원시성이 살아있는 숲 우거진 산골에 비로 내렸습니다.

우람한 나무들을 타고내려

그 아래 가녀린 들꽃들을 어루만지고

흙으로 스며들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는' 뿌리들을 위로하고

'숲속의 요정'인 버섯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다시 스며나와 계곡으로 모여 들었지요.


세째는 푸른빛 감성으로 산촌에 머물며

원시성이 살아있는 숲 우거진 산골에 비로 내렸습니다

우람한 나무들을 타고내려

그 아래 가녀린 들꽃들을 어루만지고

흙으로 스며들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는' 뿌리들을 위로하고

'숲속의 요정'인 버섯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다시 스며나와 계곡으로 모여 들었지요



모여든 물줄기들은 우렁찬 소리를 내며

커다란 바위를 돌고

작은 폭포로 떨어져 내려

역동적인 삶을 시작했습니다.


세째는

지나오며

산자락이 파헤쳐지고

나무들이 베어져 쓰러진 모습들에 가슴이 메어졌지요.


세자매

구름에서 비로 변하여

많은 사물들을 어루만지고

흘러내려

강이 되어 구비구비 돌아

바다에서 만난 자매들


체험한 이야기를 합니다.

첫째는

"나는 우울한 회색빛 도시에 희망이고 싶었지, 그런 날이 꼭 올꺼야!"

"나도 평화로운 농촌을 기억해~, 누구나 평화로웠으면 싶어!"하는 둘째

세째는

"언니들은 참으로 밝은 심성이네, 나보다 더 어려운 경험을 했으면서...

언니들 희망대로  모든 것들이 원래의 평온한 자리로 돌아올꺼야!"



'빙그레 웃고만 계신다' 


많은 사물들을 어루만지고

흘러내려

강이 되어 구비구비 돌아

바다에서 만난 자매들


체험 이야기

첫째는

"나는 우울한 회색빛 도시에 희망이고 싶었지, 그런 날이 꼭 올꺼야!"

"나도 평화로운 농촌을 기억해~, 누구나 평화로웠으면 싶어!"하는 둘째

세째는

"언니들은 참으로 밝은 심성이네, 나보다 더 어려운 경험을 했으면서...

언니들 희망대로  모든 것들이 원래의 평온한 자리로 돌아올꺼야!"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BAND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 http://band.us/#!/band/6160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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