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와 참나무를 사랑한 형제 이야기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인가요?

episode


'사람이면 다 사람인가?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사람다운 사람이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전통적으로 내재되어 내려오는 유교철학에 바탕을 둔

'측은지심(惻隱之心)'과 '수오지심(羞惡之心)을 갖춘 사람을 뜻한다고 하지요.

측은지심은 불쌍한 사람을 보았을 때, 측은한 마음이 드는 심성을 말하고

수오지심은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드는 심성을 말한다고 합니다.


혼탁한 세상에서

반듯하게 살아가기가 쉽지 않지요.

그래도 그래도 '정의'를 지향하며 살아야겠다 싶습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영상과 출판물에 현혹되기보다

의지를 가지고 선별적으로 선택해 자기의 자양분으로 삼아야겠지요.


영화나 드라마도 옛것을 보게 되고

빠르고 현란한 영상보다는

느리고 자연과 연계된 인간미 있는 영상을 좋아하게 됨은

나이들어 간다는 증좌라 하겠습니다.


20여전 상영됐다는 영화 '선생 김봉두'

어린 김봉두의 아버지는 시골 학교의 '소사'였지요.

공부하는 교실 밖에서 더운날 땀흘리며 힘들게 화단일을 하시는 아버지가 자꾸 신경쓰이는 김봉두

아이들의 시선이 밖의 소사에게 쏠리자 선생님 말씀이

"너희도 공부 못하고 게으르면 저런 소사같은 사람된다."

어린 김봉두 마음에 창을 꽂는 말


촌지가 당연시 되던 때

부모님 학교오시라고 성화하는 선생님

"다른 부모님은 다 다녀갔는데 김봉두 너네 부모만 안왔다."며 매질하는 선생님


분노와 함께 눈물이 맺히더군요.

악이 선인것 같던 때가 있었습니다.


EBS '극한직업'을 자주 시청합니다.

못사는 나라

아프리카, 남미의 황폐화된 자연환경에서

기근에 시달리며 근근이 연명해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의 처절한 삶


풍요에 겨워

먹거리가 넘쳐나고 음식물 쓰레기가 산처럼 쌓아는 또 다른 세상

휘황찬란한 문명의 이기속에 행복에 겨워 피곤하다고 하는 요지경 세상


이탈리아 아시시의 탁발수도사, 성 프란치스코

"이 세상에 헐벗고 굶주린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나는 절대 행복해지지 않으렵니다!"



storytelling


아주 먼 옛날

정겨운 마을에

소나무를 좋아하는 형, 박송과

참나무를 좋아하는 아우, 박진이

과거시험을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형 박송은 앞산 자락 부엉이 바위에 풍광과 어울려 멋스럽게 서있는 굽은 소나무를 좋아했고

아우 박진은 뒤동산에 우람하게 서있는 참나무인 상수리나무를 좋아

형제들은 늘 찾아가 자신들의 생각을 소나무와 상수리나무에게 들려주었지요.


형제들은 소나무, 상수리나무와 함께 하며 자라다보니

형은 소나무처럼 사고방식과 행동이 현실적이기보다는 이상적인 선비가 되었고

아우는 상수리나무처럼 현실적인 선비로 성장하였습니다.


여러해 학문에 열중하던 형제는 어느해 봄, 과거길에 오르게 되었지요.

과거길에 오르는 형제에게

아버지께서 "너희들이 좋아하는 나무인 소나무와 참나무에게 가서 과거길에 오르는 장부로서의 포부를 다짐하고

그 나무들이 건네주는 것을 지참하고 한양길에 오르거라."


하여 형 박송은 부엉이 바위에 올라 오래된 굽은 소나무를 바라보며

"제가 태어나서부터 저 아래 마을에서 소나무님을 올려다보며 꿈을 키우고 자랐으며 이제 과거길에 오릅니다.

저에게 현명한 지혜를 갖도록 도와주십시요."

그러자 멋스런 소나무는 가지를 흔들어 솔방울 세개를 발치에 떨어뜨리는 것이었습니다.

아우 박진은 뒷동산에 올라 우람한 상수리나무를 우러르며

"저는 과거에 급제하여 이름을 떨치고 부귀영화롭게 살고 싶습니다. 제게 그 영예로운 길로 인도해주십시요!."

그러자 상수리나무는 커다란 도토리를 세개 떨어뜨리는 것이었지요.


아우 박진이 좋아했던 뒷동산의 우람한 상수리나무


형제는 의좋게 한양 과거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여러날을 가는 동안

하루는 황량한 들녁에서 밤을 맞이하여 서늘한 냉기를 느끼는데

형 박송이 주머니에서 솔방울 하나를 꺼내 불을 지피니 좋은 화력이 이어지며 따뜻한 밤을 보낼 수 있었지요.

건너기에 버거운 넓은 물길을 만났을 때는 솔방울이 좋은 뜰 것이 되어 어렵지 않게 물을 건너게 되었습니다.


형 박송은 집을 떠나올 때부터 눈물로 배웅하시던 어머니가 아른거려 과거길을 계속 가야하나 의구심이 들었지요.

"아우님! 나는 집으로 되돌아가 늙으신 부모님을 돌보려하니 한양 과거시험에서 좋은 소식을 전해주게나!"하고

남은 솔방울 하나를 건네며 이별을 고하고 고향으로 향하였습니다.


아우 박진은 한양 못미쳐 주막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고 출발하여 산길을 가는데

커다란 어치가 날아와 어깨에 앉더니 "제가 먹을 것이 궁하니 궁휼히 여겨기소서!"하기에

주머니에서 커다란 도토리를 내어주니 입에 물고 날아가는 것이었지요.

한참을 더 가는데 뒤에서 무엇이 따라오는 듯하여 뒤돌아 보니

멋스런 다람쥐가 아우 뒤를 계속 뒤따르고 있어 "너도 이 도토리가 먹고싶은 게로구나!"하며 도토리를 건네니

볼주머니에 넣고 나무위로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남은 도토리 하나와 형님이 건네준 솔방을 만지작 거리며 발을 재촉하였지요.


과거준비를 하던 우애좋은 형제

형 박송은 앞산 부엉이 바위위 멋스런 소나무를 우러르며 공부하였고

아우 박진은 뒷동산 우람한 상수리나무를 좋아하며 공부하여

나무들에게 형제들의 속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하며 자라던 차에

과거를 보러 출발하던 날 찾아가니

형 박송에게는 솔방울 세개를

아우 박진에게는 도토리 세개를 내어주니

과거길에 추위를 피하고 물을 건너는데 솔방울 두개를 사용한 형


형은 배웅하시던 노부모님을 생각해

나머지 솔방울 하나를 아우에게 전하고 발길을 되돌리고

아우는 좋은 문장으로 과거에 급제하여

한양 궁궐 관원생활을 하던 차에

먼곳의 현감으로 부임하여 근무중

흉년으로 기근이 닥쳤을 때

도토리로 묵을 쒀서 굶주림을 해결하고

솔방울로 불을 지펴 추위를 물리쳐 난관을 해쳐나가니


지친 몸과 마음으로 낙향하여

뒷동산 상수리나무를 찾아가니

늙고 병들어 죽어가는 모습에 가슴아파하던 차에

고개들어 앞산 부엉이 바위 위 소나무의 튼실하고 위풍당당한 모습에

울컥하며 마음의 평온을 찾아간다는 이야기



그리고 다음날 아침

때맞춰 과거시험장에 도착하여 과거시험을 보게 되었는데

시험 시제는 '보은(報恩)'이었던 것입니다.

아우 박진은 어려서는 상수리나무를 우러르며 자라고

장성해서는 형과 부모님의 사랑으로 뜻을 굳히며 살았고

과거길에 오르며는 어치와 다람쥐를 접하며 작은 보답을 하였는데

과거급제하여 국왕과 백성에게 보은코져한다는 시를 멋스런 붓글씨로 답하여

과거시험관들을 감탄케하여 과거에 좋은 성적으로 급제하였던 것이지요.


형 박송이 마을에서 우러르며 바라보던 앞산 부엉이 바위의 멋스런 소나무


한양 궁궐의 관원생활은 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해야하고 반듯한 일이 아님에도 수행해야하는 부도덕함도 감수해야 했지요.

아우 박진은 현실적인 성격의 선비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속의 조그만 병이 커가게 되던 차에 한양서 멀리 떨어진 곳의 현감으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곤궁하게 살아가는 백성들

어느해에는 흉년으로 기근에 시달리는 변고를 격게 되었는데

고향에서 가져온 도토리의 영험함으로 수많은 도토리로 묵을 쒀서 기근에서 벗어나고

형님이 남겨 준 솔방울이 늘어나 불을 지펴서 추위를 이겨낼 수 있었지요.

그리고 여러해 현감생활을 마무리하고는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고향으로 낙향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향에 이르러 집 뒤의 상수리나무를 찾아가 보니

그 우람한 수형은 어디가고 굵은 줄기가 쪼개지고 썪어가며 나무의 기세가 죽어가고 있었지요.

상수리나무를 바라보며

"상수리나무님! 그 좋던 기세는 어디가고 이렇게 되셨나요? 저의 몰골과 다를 바없어 너무 서글프군요!"


한편 고개를 들어 앞산을 바라보니

부엉이 바위에는 여전하게 푸르른 멋진 소나무가 의연하게 서있는 모습이 변함없음에

마음이 평안하게 되어 아우 박진의 볼에는 커다란 눈물 방울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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