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슬쌤 Feb 01. 2020

난 뭘 믿고 이렇게 자신감이 넘칠까.

I love myself.

내가 어릴 적부터 정말 많이 들어온 말 중 하나가,

"너는 어떻게 그렇게 매사에 사람이 밝고 자신감에 가득 차 있어?"라는 질문이었다.

사실, 30대가 된 지금이니까 그나마 많이 얌전해진 거지, 학생 때는 정말 이것저것 도전하고, 부딪히고, 실패하고, 또 일어나느라 바빴던, 소위 말하는 "나댐이"였다. (지금도 나대는 건 여전한 듯)

.

.

.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많이 나댔던 만큼, 이것 저것 도전도 많이 해봤고, 많이 미끄러져보기도 했다.

하지만 실패는 나를 갉아먹지 못했다. 실패의 크기보다 내 자존감의 크기가 훨씬 더 컸으니까.

.

.

사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슬펐던 시기가 언제였을까? 하고 생각을 해보면, 딱히 기억나는 일이 없다. 남들이 흔히 겪는 슬럼프도 없었고, 나는 매사에 행복했다. 내가 꾸준히, 건강한 마인드를 갖고 쭉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

.

1) 태어나기를 이렇게 태어났다.

나는 어릴 적에, 엄마한테 뒤지게 혼나고 울면서 잠에 들었어도, 다음날에 일어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안녕히 주무셨어요~"라고 인사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엄마한테 안기곤 했다. 그게 내 성격이다.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으면 그걸 담아두고 있지 않는다. 내가 걱정을 한다고 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고, 어차피 고민하면 내 머리만 아프니 잊어버린다. 유독 잊어버리기가 힘든 일이 있으면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한다. 책을 읽는 다던지, 영화를 보고 한바탕 웃어버린다던지, 친구와 무한 수다를 떤다던지, 맛있는 걸 먹는다던지. 그러면 나는 스트레스가 싹 풀린다.

.

.

2)  일이 아닌 부분에는 절대 욕심부리지 않는다.

나는 일적인 면에서는 욕심이 정말 많다. 이것저것 다해보고 싶고, 어려워도 기필코 다 이뤄내고 싶은 욕심이 정말 그득그득하다. 그래서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건 다한다. 하지만 내 일이 아닌 부분에서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그리고 내 일과 관련되지 않는 부분에서 실패를 하거나 미끄러져도 절대 뒤돌아보지 않는다. 즐겼으면 된 거야, 하고 넘긴다. 나에겐 이루지 못한 일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보다 내 삶을 1분 1초라도 더 즐기는 게 더 중요하다.


예를 들면 2016년에 SBS 판타스틱 듀오에 아빠와 함께 출연했을 때의 일이다.


https://tv.naver.com/v/1079355/list/89931


사실 이런 경연 프로그램에 나갈 때마다 1등을 목표로 하고 나가지만, 아쉽게 아빠와 나는 탁재훈 님의 판듀 (파트너)로는 선정이 되어서 결승 무대는 할 수 있었지만, 다른 가수들과의 대결에서는 지고 말았다. 내가 만약 도전하는 모든 분야에 있어서 몹쓸 욕심을 부렸다면, 훗날 JTBC 히든싱어에 도전할 생각은 차마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빠와 함께 판타스틱 듀오에 나간 것 자체가 너무 좋았다. 내가 살아생전 언제 우리 아빠와 함께 같은 무대에 서고, 아빠의 색소폰 연주에 맞춰서 노래를 할 수 있을까. 내가 언제 우리 아빠의 두 눈을 바라보고 노래를 하면서 무대를 즐길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 정말 감사한 마음이 훨씬 더 컸던 판타스틱 듀오 도전이었기 때문에, 떨어졌다고 해서 절대 스트레스를 받거나 슬퍼하지 않았다. 지금도 아빠와 함께 판타스틱 듀오에 나간 건 정말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멋쟁이 우리 아빠!)

.

.

3) 가족의 사랑

나의 근자감의 가장 큰 원천은 바로 가족의 사랑이다. 나의 가족은 실패를 했다고 해서 절대 서로에게 뭐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 감싸주고, 다음번에 더 잘하면 된다고 토닥토닥해준다. 나의 가족 구성원 (사촌의 팔촌까지) 모두가 자상하기 이루 말할 수가 없어서 가족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면 쓸 공간이 부족할 정도라, 요 근래에 나에게 힘이 되었던 말 몇 가지를 나눠보겠다.


a) My Sweet Daddy

어제 한 달 쓰기의 스타트를 끊었다는 것을 가족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가족 채팅방에 <Day 0> 글을 올렸더니 아빠가 내게 해 준 말.

"울 딸 최고"

"모든 게 완벽한 아빠 딸!!!"


내가 자신감을 얻지 않을 수가 없지 않은가.


b) My Sweet Grandpapa

우리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초콜릿을 한 상자 보내드렸다. 그랬더니 맛보시고는 맛이 끝이라며 엄지 척! 을 보내주신 우리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는 껌이 왔다고 톡을 보내드렸더니 "낮잠이 번쩍!!" (낮잠 주무시다가 잠에서 번쩍 깨셨다는 이야기) 이라며 고맙다고 하시는 우리 할아버지. 이번 설에 드렸더니 아껴 드신다며 일주일에 두세 개만 드실 거라 하셨다.


손녀가 드리는 선물이 그다지 큰 선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늘 이렇게 고마움을 표현해주시는 할아버지. 여든을 훌쩍 넘기셨지만, 손녀들과 소통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쓰시고, 카톡을 배우시고 페이스북을 하시는 나의 멋쟁이. 페이스북에 내가 사진을 올리면 늘 "우리 큰 공주 제일 예뻐!"라고 해주시는 나의 비타민. 생일이 되면 제일 먼저 파리바게뜨 케이크 기프티콘을 보내주시고, 내가 세상에서 제일이라며 늘 용기를 주시는 나의 스위트 그랜파파. 당신이 내 곁에 계셔서 늘 든든하다.


c) My Sweet Auntie

"태어나줘서 고마워"라는 말은 연인에게 듣는 말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저는 연인보다, 제 고모에게 그 말을 더 많이 들었습니다만 (?)



쓰다 보니, 역시 가족의 사랑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내가 갖고 태어난 것도 있겠고, 살면서 나름 얻은 노하우도 있겠고, 그것들이 나의 낙천적인 마인드에 한몫 한건 분명하다. 하지만, 나를 늘 사랑해주고 지지해주는 가족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자신감 넘치는 황예슬이 있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어릴 적부터 자라면서 정서적으로 나를 든든하게 바쳐주는 그들이 있었기에 밝게 웃으며 하루를 보낼 수 있음에, 오늘 하루 역시 가족 덕분에 행복하게 보낼 수 있어 정말 감사한 밤이다.


이제 이 기분 좋은 마음 안고, 어제 못 잔 잠까지 푹-자야겠다.

Sweet dreams.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은 누구인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