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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Jan 25. 2024

피곤한 부류의 사람

자신의 정치적, 종교적 신념이 삶이 되는 사람이 있다. 친구를 사귀어도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맞는 사람이랑만 교류하고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어도 정치적 프레임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다. SNS에는 온갖 정치 현안에 비평가처럼 한마디인지 욕인지 모를 글과 링크만 도배되어 있다. 이게 SNS 상으로만 그치면 되는 데 오프라인에서도 이어지면 당사자도 힘들지만 같이 있는 사람도 피곤해진다. 


난 무언가에 함몰된 삶은 그것이 아무리 좋은 것이라고 해도 마땅치 않다고 본다. 특히 실체가 없는 추상적인 것에 함몰되어 살아간다는 건 그저 신기루를 쫓는 사막 여우 같다. 자신의 삶이 가상의 매트릭스에서 허우적거리며 모래시계의 모래는 바닥에 질질 새는 꼴이 너무 안타깝지 않은가. 그들의 행복과 불행도 일개 정치인들의 말 한마디에 결정된다면 과연 그들의 삶에서 남는 것은 무엇일까? 죄 없는 사람을 죄인이라고 말하며 그것이 뻔뻔하게 정의라고 말하는 꼴을 보고 있자면 머리가 띵해진다.


연예인 이슈가 터지면 관련 연예인 채널에 피곤하게 찾아가서 정성스러운 욕을 쓰는 갸륵함을 봐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자기돈이라도 떼먹고 틘 거면 모를까 자신의 삶에 단 0.1%도 관여하지 않은 사람에게 그렇게 욕을 하는 사람들은 그저 미쳐 있을 뿐이다. 


광신도들은 미쳐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하다. 미쳐 있지 않으면 불행하다. 행복하려면 미쳐야 한다. 그런 삶 속에서 그저 평범한 행복을 추구하는 건 아마도 요원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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