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대출 거절, 관리비는 12만원

12. 오피스텔의 화려한 삶

by 정화온

파주로 이사오고 두달이 되어 가는 시점에 첫 관리비가 나왔다. 금액은 12만90원. 오피스텔의 관리비가 비싼건 알았지만 내 예상보다 많이 나온 금액에 정신이 아찔했다. 미리 대비는 해놨었지만 막상 관리비를 매달 12만원씩 낼 생각에 정신이 아찔했다.(심지어 전기세는 따로 낸다.) 가계부를 펼쳐 줄일 수 있는 돈은 없는지 살펴봐도 아낄 수 있는 돈은 먹는 음식을 줄이는 수 밖에 없다. 하우스 푸어가 따로 없다.


가계부를 살펴보고 줄일 수 있는 금액들을 살펴볼 수록 혼나는 기분이다. 차가 없었다면, 주차비 3만원에 기름값도 아꼈을테고(한달에 5만원 하고 조금 더 나간다) 이 곳에 오지 않았다면 관리비 12만원은 더 아꼈을 것 같다. 나는 잘 못된 선택을 한걸까? 나 진짜 돈도 많이 아껴서 그 좋아하던 커피도 일주일에 한번 먹을까 말까 하면서 정말 열심히 사는데 너무 욕심부린걸까?


만약 다시 돌아간다면 나는 분명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 힘들게 올라온 대도시에서 신입사원으로 일도 힘들고, 의정부-일산 왕복 70km를 매일 오가면서 3개월간 출근을 했던 나는 지칠때로 지쳐있었기에 나는 탈출과 변화를 동시에 만끽하고 싶었다.


'그래도 지방에서 올라왔는데 멋진 곳에서 살고 싶어.'

'돈도 없는데 집까지 반지하거나 낡은 집이면 난 강릉으로 돌아갈 것 같아.'


이게 나의 솔직한 심정이었기에 난 나의 마음을 그대로 따랐다. 그결과가 조금 아찔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에 후회를 하는것도 바보같은 일이다. 방법을 또 찾고 찾아야 한다. 나의 돌파구는 대출인데 이것도 전부 거절당하고 있는 요즘(아마 재직기간이 짧아서 그런 것 같다) 돈이야기만 하면 숨이 막혀오는 것 같다. 돈도 돈 걱정인데 가장 큰 걱정은 정신건강의 문제다. 가끔 숨이 막혀오는 듯하고 이유없이 눈물이 차오를 때가 있다. 의정부에서 정말 힘들었던 어느날 일어났던 공항발작 증상의 전조와 너무 비슷하다. 3년전 숨을 쉴 수 없을 것 같던 느낌에 사로잡혀 눈물을 흘리며 가슴을 부여잡고 응급실에 실려간 적이 있다. 이후 정신과를 찾았을 때 의사선생님은 나에게 공항발작이라며 이게 반복되면 공항장애로 이어진다고 하셨었다. 그리고 똑같은 일이 의정부에서 반복된 적이 있기에 더욱 두렵다. 적다보니 돈도 두렵고 나 스스로도 두렵고 어디 하나 기대할 것이 이 세상에 하나도 없는 느낌이다.


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오늘자로 통장의 잔고가 1,839원이다.

정말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날이 뜨거워지는 여름이 싫다.

지옥의 구덩이가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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